봄 나들이철, 급증하는 터널 교통사고 예방 및 대처법

  • 입력 2018.03.06 08:04
  • 수정 2018.03.06 08:0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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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인한 우리나라의 연간 사회적 비용은 약 26조 원에 달한다. 2018년 국가 전체 예산 447조 원의 약 17%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 교통사고로 발생한 인적, 물적 피해 그리고 교통경찰과 보험 행정 비용으로 낭비된 셈이다.

교통사고를 절반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지속해서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여전히 최하위다.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9.1명으로 영국(2.8명), 일본(3.8명)보다 3배나 많다.

3명 이상의 사망자, 또는 2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교통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대형 교통사고가 2012년 83건에서 2016년 64건으로 줄기는 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형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01명에서 91명으로 약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버스와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의 사고가 끓이지 않은 데다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터널 또는 교량 사고가 잦아진 것도 원인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터널 교통사고는 최근 3년간 1712건이 발생해 79명이 숨지고 3997명이 다쳤다. 일반 교통사고와 비교해 치사율은 2배 이상 높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이다.

터널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치사율이 높은 것은 사고 시 대피가 쉽지 않고 화재 등이 발생했을 때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일이 많아서다. 또, 터널 입구와 출구는 계절과 날씨,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여러 유형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자동차가 달리는 모든 도로 환경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터널이라는 얘기도 있다. 따라서 모든 운전자는 터널 진입부터 빠져나올 때까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리고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반도로와 다른 대처 요령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은 갑작스러운 시야 변화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 햇볕이 강한 여름과 눈이 쌓인 도로를 장시간 달렸을 경우 어두운 터널로 진입하면 전방 시야는 물론 앞차를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터널 진입 전에는 전방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미리 확보하고 전조등을 켜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전조등을 켜면 상대 운전자가 내 차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터널 내 차선 변경은 삼가야 한다.

흔히 얘기하는 터널저항(Tunnel Resistance)으로 공기밀도에 변화가 생겨 차량 제어가 쉽지 않아진다. 유튜브에서 터널 내 급차선 변경 차량이 쉽게 미끄러지면서 사고를 내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터널 내 차선은 모두 추월이 금지된 실선이다. 따라서 차선 변경이 적발되면 범칙금 3만 원과 벌점 10점이 된다. 터널을 빠져 나오는 순간에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진입할 때와 반대로 갑작스럽게 밝은 빛에 노출되면 시야가 막힐 수 있고 공기 밀도의 변화, 요즘 같을 때 노면의 결빙 등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전방 차량과의 안전거리 유지는 물론, 감속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고가 났을 때의 대처 요령이 일반 도로와 조금 다르다는 점도 숙지해야 한다. 일반 도로 사고는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일단 도록 밖으로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터널 중 상당수는 갓길이나 마땅히 피해 있을 곳이 없다. 2016년 국토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터널 236개소 중 86개소, 국도 터널 278개소 중 133개소에 필수 재난 안전설비인 피난 연결통로가 없었다. 비상 주차대와 긴급전화, 진입차단설비도 부족했다.

따라서 터널 내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시동을 끄고 비상등을 작동한 후 비상구 표시등이 있는 곳으로 피하거나 비상 주차대로 차량을 이동시킨 후 신고를 해야 한다.

자동차 키는 구조대원이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좋다. 만약 차량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빠르게 뒤 차량에 위험 상황을 알리고 사고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터널 내에 약 50m 간격으로 비치된 소화기 또는 소화전을 이용해 초기 진압을 하면 좋다. 이런 조처가 쉽지 않고 화재로 연기가 발생하면 연기가 불어오는 반대 방향으로 피해야 한다.

터널 내 사고는 당사자 못지않게 주변 운전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사고를 목격하면 바로 119 또는 경찰에게 사고 장소와 상황을 정확하게 신고하는 것만으로도 2차 사고 등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사고 장소를 벗어 날 수 있다면 안전하게 진행을 하고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화재로 인한 연기가 발생하거나 번질 우려가 있다면 차량을 갓길로 이동 시킨 후 키를 꽂아둔 상태로 시동을 끄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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