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빽투더퓨처] 시대를 앞서간 '닷지 데오라 1967'

  • 입력 2018.03.05 19:00
  • 수정 2018.03.05 19:0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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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자동차 산업은 대량 생산 체제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며 극호황기를 맞이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매년 출시되는 신차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소비자들은 ‘빅 3’가 내놓는 신차에 가장 큰 관심을 가졌다. 당시 GM과 포드 등 자동차 브랜드가 마련한 신차 발표회는 중요 사회적 이벤트로 자리할 정도였다.

여기에 자동차 회사들은 신차 뿐 아니라 다양한 콘셉트 차량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미래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당시 선보인 콘셉트 차량들은 지금 봐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무장했을 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시대를 앞서간 모습이다.

이즈음 미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을 이루던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 기술자로 유명세를 떨치던 래리(Larry)와 마이크 알렉산더(Mike Alexander)형제는 GM 디자이너 해리 벤틀리 브래들리(Harry Bentley Bradley)를 만나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닷지 데오라(Dodge Deora)'를 만들어 낸다. 해당 콘셉트카는 향후 개인용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를 예상하고 제작된 야심찬 모델이다.

지금 보면 조금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은 당시로써는 픽업과 세단의 경계에서 나름 혁신적 디자인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앞뒤좌우 아무리 찾아도 발견할 수 없는 출입문 등 시대를 앞서간 혁신적 아이템으로 무장했다.

1960년대 말 크라이슬러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그리고 제품 기획자들은 픽업 스타일의 차량 판매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들은 멀지않은 미래 픽업 트럭의 성능을 기반으로 유러피안 그랜드투어링카(GT)의 날렵한 디자인,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두루 갖춘 차량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닷지 데오라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탄생한 모델로 닷지 A-100 픽업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차체의 매끈한 디자인은 좌우측 문이 있어야 할 곳 어디에도 출입구를 만들지 않아 더욱 강조된다. 콘셉트카 디자인을 담당한 브래들리는 애초부터 출입문을 챠량 전면부에 설치하는 기발한 스케치를 구상했다. 하지만 당초 디자인은 차량 전면부 지붕에 힌지를 이용해 출입문이 위아래로 열리는 모습이였으나 차체 A필러가 이를 견디지 못할 것을 감안해 변경이 이뤄진다.

결국 브래들리의 아이디어는 알렉산더 형제를 만나 1960년대 포드 스테이션 왜건을 자른 뒤 후방 세션을 사용하고 전면 회전식 개방 해치 형태로 변형된다. 알렉산더 형제는 이 밖에도 운전자가 앞바퀴 사이 편안한 버킷 시트에 앉아 달리는 것을 감안해 6기통 엔진은 최대한 차량 뒤쪽으로 탑재하고 연료탱크 역시 후방 액슬 쪽으로 자리했다.

닷지 데오라 콘셉트카의 실내는 외관 만큼이나 혁신적인 모습과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운전대는 항공기의 것을 닮은 나비모양 손잡이로 변경되고 모든 계기판은 사이드 트림 패널 위쪽에 자리한다. 이 밖에도 실내는 고급스러운 검은색 가죽과 크롬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1967년 디트로이트 오토라마에서 발표된 닷지 데오라는 당시 9개의 상을 휩쓸며 혁신적 디자인을 인정 받았으며 향후 크라이슬러가 내놓는 신차에 콘셉트카의 다양한 기능들이 두루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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