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철수설 나온 한국GM, 자구책으로 회생해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8.02.13 08:30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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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GM의 구조조정 1순위로 한국GM이 지목됐고 그 동안 여러 분야에서 철수를 염두에 둔 여러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GM은 수년간 2조 50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누적됐다.

위기속에도 강성 노조의 임금은 해마다 인상됐고 이에 따른 고비용 저생산, 국내 판매율의 하락 등 다양한 문제가 쌓여왔다. 통상임금 문제도 남아있고 이번 정부의 기업 회피형 움직임도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GM 내부뿐만 아니라 GM의 글로벌 구조 조정도 철수설에 힘을 더한다. GM은 그 동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자회사를 가차없이 정리해왔다. 유럽의 쉐보레 브랜드 철수, 호주 홀덴사는 물론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금 한국GM의 수장도 구조조정 전문가다. 따라서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그러나 전체 철수보다는 최소한의 선에서 한 두개의 공장 정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역 경제, 대량 해고 등 후폭풍도 거셀질 전망이다. 

한국GM은 전체 직간접 고용자가 약 27만 여명에 이르는 매머드 기업이다. 그 후유증은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고 이러한 아킬레스건을 알고 있는 GM은 바라 CEO가 직접 우리 정부를 압박하며 한국GM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GM의 요청대로 약 3조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약 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산업은행은 5000억 원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형평성 등 여러 면에서 쉽지 않은 요청이고 따라서  정부 차원의 지원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 상황에서 여러 문제가 누적된 상황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측면에서 최소한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하여 최선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정부의 유상증자 지원 여부이다. 이러한 전제 조건은 한국GM의 내부적인 거래 내역과 투명한 장부의 공개가 전제돼야 한다. 한국GM은 예전부터 미국 본사에 과도한 이자 지불은 물론 이득을 가져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럽 쉐보레 철수 시에도 한국GM이 철수 비용 일부를 부담한 전례도 있어 경영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누적 적자도 원인을 살펴봐야 하고 이러한 전제조건이 만족된 후 정부의 지원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둘째로 한국GM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7~9% 정도로 한자리 숫자에 머물러 있지만 GM은 노력 여하에 따라 13~15%도 가능하다. 품질을 높이고 GM에서  경쟁력이 있는 OEM 모델을 수입하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최근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부품이 모두 한국산인 것을 생각하면 아예 군산공장 등에서 이를 대량 생산하여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체적인 노력 없이, 항상 하던 글로벌 철수로 상대를 겁박하고 이를 통해 지원을 끌어내는 전략의 습관에 앞서 자구 노력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셋째  GM은 지난 7~8년 전 파산보호 신청 때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공적 자금 투여로 되살아난 기업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GM을 General Motors가 아닌 Government Motors라는 비난을 하기도 한다.

GM의 이번 지원 요청이 시기적으로도 우리에게 매우 불리해 보이는 것은 한미FTA 재협상 중이고 특히 자동차 분야는 비무역 장벽 등 각종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일자리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도 GM의 요청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넷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일 것이다. 노사정 위원회의 정부 역할을 더욱 활성화하여 노사간의 원만한 타결이 중요하고 노조 측에서 자제하면서 강성 노조 이미지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강성 이미지를 고수하고 계속적으로 임단협의 고민을 누적시킨다면 악조건을 늘어날 것이고 결과는 참담할 수도 있다. 국내 시장에서 한국GM의 차량이 잘 판매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최종 접점 측면에서 결국 차량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고 그 만큼 품질과 상품성 제고는 메이커의 몫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한다. 한미FTA의 자동차 협상도 결국 상품성이 높지 않으면 판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더욱 직시했으면 한다.

한국GM의 미래는 올해 안에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완전 철수냐 또는 부분 정리냐의 결정, 또는 유상 증자로 당분간은 현 상태가 유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체적인 자정능력과 노력이 없으면 뇌사상태의 단순 연명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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