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스포츠, 온로드 70점 오프로드 90점 활용성은

  • 입력 2018.01.19 09:31
  • 수정 2018.01.19 16:0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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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 스포츠의 출발이 상쾌하다. 영업을 시작한 지 11일 만에 누적된 계약 대수가 5500대를 넘어섰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월 8000대도 가능하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한달만에 4000대를 계약한 티볼리의 계약을 넘어서면서 쌍용차는 "생산때문에 비상이 걸렸고 매일 대책을 논의한다"라며 반색하고 있다. 고객들이 "너무 기다리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픽업트럭의 불모지에서 렉스턴 스포츠가 '초대박'을 치고 있는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아주 드물게 소형 SUV와도 비교될 만한 '착한 가격, 미친 가격'에 나왔고 꽤 쓸만한 용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를 픽업트럭이 아닌 오픈형 렉스턴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후미의 데크 부분 말고는 G4 렉스턴과 외관, 실내, 사양, 파워트레인 대부분을 공유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렉스턴 스포츠는 엄연한 픽업트럭이고 따라서 후면부의 구성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압도적인 용량(1011ℓ, VDA 기준)의 데크는 바닥을 내구성이 좋은 플라스틱 재질로 마감해놨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중 방수 처리된 파워아웃렛(12V, 120W)이 있고 회전식 후크가 데크의 2개 모서리에 설치됐다. 레저 활동에 매우 유용하고 화물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데크는 45만 원 짜리 패션 테크랙을 달아야 모양새가 난다. 달지 않았을 때와 시각적 만족도가 확 달라진다. 시승차는 140만 원을 보태 HID 헤드램프와 20인치 타이어와 스퍼터링 휠로 구성된 스타일 패키지를 적용하고 있어 외관 풍모가 기본 모델보다 고급스러웠다. 

자동변속기가 기본 적용되는 어드벤처(2586만 원)를 기준으로 여기에 사륜구동(180만 원)과 LD(차동기어잠금장치, 30만 원)를 추가해도 2796만 원이면 된다. 

비교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싼타페 최저 트림과 가격대가 비슷해지고 모하비보다 1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미친 가격이다. 픽업트럭의 가치를 판단하는 견인력도 뛰어나다. 사륜구동과 LD는 와일드 트림(2320만 원, 수동변속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렉스턴 스포츠가 가진 3t 견인력은 포드 F 시리즈, 쉐보레 실버라도 등 미국에서 잘 나가는 6ℓ 이상 대배기량의 픽업트럭과 맞먹는 수준이다. 픽업트럭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려면 이 견인력에 주목해야 한다. 

접지성이 좋은 만큼 온로드보다는 오프로드에서의 만족감이 더 높았다. 1400rpm부터 시작되는 최대 토크(40.8kg.m) 수치를 가진 e-XDi220 엔진은 발진을 경쾌하게 돕지만 2800rpm까지 이어지는 넓은 밴드에도 바로 맥이 끓기는 단점을 갖고 있다.

풀 스로틀을 하면 엔진회전수가 바로 3000rpm을 찍기 때문이다. 편도 40km 남짓한 시승만으로도 쌍용차 특유의 묵직한 가속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저속에서 중속 연결감도 인상적이지가 않다. 무난한 수준 정도로 보면 된다.

승차감, 정숙성,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코너에서 나타나는 차체 반응은 의외로 능숙하다. 프레임 보디,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 잘 세팅된 디퍼런셜로 거친 운전을 잘 받아들인다.

사륜구동, LD, 그리고 20인치 타이어로 공략한 소남이섬 강변의 자갈 길, 진흙 길, 웅덩이, 언덕 등 오프로드에서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속도와 노면 상태에 따라 사륜구동을 하이 그리고 로우 영역대로 적절하게 설정하면 어려움 없이 험로를 공략한다.

더 인상적인 것은 하체의 반응이다. 자갈길을 빠르게 달려도 차체를 부드럽게 튕겨내며 자잘한 충격과 타협한다. 시승행사가 열린 3일 내내 이런 자갈길과 웅덩이를 달렸으면 어디선가 삐걱거리는 작은 소리 정도는 들릴법한데 잡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던 것도 인상적이다. 

온로드보다 오프로드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도 제법 길게 만들어진 코스를 돌면서 아무런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아서다. 

<총평> 렉스턴 스포츠를 어디에 쓸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후륜인데도 센터 터널을 낮춰 바닥이 평평한 2열(레그룸 933mm) 공간도 만족스럽다. 어떤 용도로도 무리가 없다. 400kg의 적재중량과 1011ℓ의 적재용량의 데크는 덤으로 보면 된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차종을 원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렉스턴 스포츠가 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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