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와 BMW의 승패가 갈린 결정적 이유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8.01.14 10:34
  • 수정 2018.01.14 13:38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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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상황이 좋지 않았고 이런저런 이슈가 불거진 데다 폭스바겐까지 빠졌지만 작년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은 15%에 달했다. 이런 성장의 저변은 벤츠와 BMW의 치열한 선두 다툼 그리고 친환경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일본산 자동차의 선전으로 가능했다. 

7만 대 가깝게 판매한 벤츠, 6만 대 가까운 BMW는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50% 차지했고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20%에 이르고 있다. 전통을 앞세운 독일 브랜드와 친환경을 내세운 일본 브랜드가 우위인 시대다.

올해는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고 점유율은 15%를 넘을 것으로 보여 위상이 더욱 커질 것이 확실하다. 이 중에서도 과연 벤츠가 올해에도 수위를 차지할 것인지, 어느 정도를 팔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은 벤츠의 일부 모델 판매가 세계 수위권을 차지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어 독일 본사는 우리나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벤츠가 최근 급상승한 이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차종이 많아진 것이 큰 이유다. 최근 소비자가 신차를 고르는 기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까다로워졌다. 디자인이나 연비 또는 가격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융합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다. 

전체적인 감각으로 신차를 선택하고 매니아로 변신한다. 수입차가 가격이 높고 부품비와 공임이 높지만 파이낸스 시스템을 구축, 비싼 가격 부담을 줄여 문턱을 낮춰 준 것도 판매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 

벤츠는 이러한 기본 특성에 다른 차종에서 볼 수 없는 특화 요소가 있다. ‘나이 들어 벤츠로 간다’는 전통적인 의미는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지만 이런 것이 무색하게 명차의 이미지에 점잖은 이미지를 녹여내고 있다. 

이를 통해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다이내믹 특성과 진취적이면서 세련된 명차의 디자인이 가미되면서 젊은층의 소유 욕구를 키우고 운전의 재미가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예전과 다른 다양성 그리고 운전 감각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BMW의 다이내믹한 운전 재미를 벤츠도 품고 있고 실제로 표현했다. 미려한 외부 디자인과 지겹지 않은 세련된 감각과 적절한 고급 옵션도 벤츠 선호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최근 1~2년 사이에 BMW와의 점유율 차이를 가른 결정적 요소다.

상대적으로 BMW는 풀 체인지 모델도 이전 모델과의 변화을 보여주지 못했고 신차 구매에 따른 상대방의 인센티브 정책에서도 뒤졌다. 아무리 뛰어난 차도 신차를 고르는 소비자의 눈에는  겉보기로 승부가 나버린다.

이 때문에 외부 디자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급 프리미엄급 브랜드를 젊은 층도 즐길 수 있도록 파이낸스 전략으로 기회를 제공하고 소형차급으로 전이된 가격 하락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각 세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파생 모델과  SUV 차종을 늘려 벤츠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게 했다.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킨 것도 판매 증가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벤츠를 운영하면서 성공한 계층이라는 자부심과 나도 한 가족이라는 보이지 않는 특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고객에게 다가가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한몫을 했고 종합적인 시너지 효과가 벤츠를 독주할 수 있게 한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BMW 신차는 디자인의 변화폭이 부족하고 특화된 부분 역시 만족스럽지 않지만 차종의 다양성과 가장 활발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역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승패를 가른 핵심은 디자인이 가장 컸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소비자의 복합적인 경향 중 우선해 보고 우선 택일하는 요소가 바로 외부 디자인의 변화다. 따라서 글로벌 메이커들이 우선 신차에 적용하는 디자인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

벤츠가 올해에도 최고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희소성이 떨어지고 차별화에 실패하면 시장 전망은 빗나갈 수 있다.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고 다시 고객을  이끄는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지속적인 사회 공헌 활동이나 소비자 배려 등 아직 남아있는 불만의 요소를 줄이는 데도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함께 한다면 올해 수입사 1위 고수는 물론 상황에 따라 8만 대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더불어 국내 메이커에 공정한 경쟁 심리를 심어주는 역할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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