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하나만도 못해, 美 빅3의 수모

FTA 효과도 무색, 부진 벗어날 방법 없다

  • 입력 2012.05.07 12:3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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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3대와 9391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BMW가 지난 1월에서 4월, 그리고 같은 기간 GM코리아와 크라이슬러, 포드가 판매한 대수를 모두 합친 것이다.

물론 9391대는 BMW의 실적이다. 그리고 2813대는 한ㆍ미 FTA 발효와 함께 도약을 꿈꾸던 美 빅(Big-3)의 초라한 실적이다.

지난 1월에서 4월까지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 실적에 따르면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빅3의 총 판매대수는 BMW 한 곳의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 도요타(3715대)보다도 한참 뒤쳐졌고 빅3가 판매한 전 모델을 다 합쳐도 같은 기간 판매된 BMW 520d 한 개 모델이 세운 2915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FTA 발효 효과로 지난 3월 한 때 반짝했던 실적은 4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런데도 업계는 미국 브랜드의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미국 브랜드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면서 "FTA 발효로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이 크게 인하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체감이 쉽지 않은 수준에서 이뤄졌고 독일과 일본산 메이커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수입차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고하게 다져나가고 있는 경쟁국 모델과 달리 미국산 자동차를 뚜렷하게 부각시켜 줄 메리트가 없는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성능, 프리미엄 또는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독일, 일본 메이커와 달리 미 빅3 제품은 이렇다 할 장점을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빈약한 라인업과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급의 모델이 없는 것도 외면을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B브랜드의 임원은 또 다른 분석을 내놨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킨십, 소비자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이 필요한데 그 동안 소비자와 언론 등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BMW와 벤츠, 도요타가 단지 네임벨류, 가격만으로 한국 시장에 안착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위해 끓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치밀하게 진행한 성과"라고 말했다.

자동차 전문학과 K교수는 "한ㆍ미 FTA에도 불구하고 미국 업체들의 실적이 현재와 같은 수준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다면 또 다른 분야에서 통상압력을 위한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K교수는 또 "미국 업체들의 부진은 근본적으로 제품 라인업의 한계에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델 대부분은 성능과 연비, 가격, 디자인 등 어느 요소에서도 경쟁력을 찾기 힘든만큼, 뚜렷한 개선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美 빅3 업체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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