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차를 찾던 경향은 줄어들고 경제적이 실용적인 작은 차로 갈아타는 경향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크기의 차를 다시 구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무작정 덩치에 관심을 갖던 과시적 소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구매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전문 리서치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가 매년 7월 실시하는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간 새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어떤 차를 타다가 어떤 차로 옮겨 갔는지 그 이행 성향을 분석했다.
2011년 조사 결과는 ‘세단에서 세단으로’가 전체의 44.0%로 가장 많았고, ‘첫 차로 세단 구입’이 14.9%, ‘세단에서 SUV’가 8.2%, ‘SUV에서 세단’이 5.7%의 순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세단이 자동차 시장의 중심 축인 것은 여전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세단→세단’ 중에서 ‘더 큰 차’로 바꾼 경우가 19.5%로 가장 많았고 ‘같은 차급’ 15.1%, ‘더 작은 차로’ 9.1%의 순이다. 같은 세단으로 바꿔도 더 큰 차로 가는 경우가 더 작은 차로 가는 경우의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이런 성향은 지난 몇 년간 적지 않게 변한 것이다. 2007년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더 큰 차로’는 3.3%p 감소한 반면 ‘같은 차급’과 ‘더 작은 차로’는 각각 2.5%p, 2.9%p 증가했다. 무작정 더 큰 차만을 찾던 경향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세단→세단’ 다음으로 큰 경우는 생애 첫 차를 세단으로 구매하는 경우(14.9%)였다. 이들 중 대다수는 ‘준중형’(6.0%)이나 ‘경차’(4.7%)였다. 2009년에 ‘신규-세단’ 구매가 21.0%로 크게 높았던 것은 금융위기 탓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위축된 경기로 인해 자동차 판매 전체가 줄었고 특히 신차 구매보다는 차를 바꾸려는 대체구매가 크게 감소했었다. ‘신규-경차’가 크게 증가한 것은 모닝이 경차로 재분류 되면서 그 비율이 커진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큰 경향은 세단을 타다가 SUV로 옮겨 가는 경우로 8.2%를 차지했다. 이는 2007년의 13.3%에 비하면 크게 감소(-5.1%p)한 것이다. 세단을 타던 사람이 더 큰 차를 갖는 방법의 하나가 SUV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봤을 때 이 역시 큰 차를 찾는 경향의 감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UV→세단’(5.7%), ‘SUV→SUV’(3.8%)는 큰 변화가 없었다.
국산에서 수입차로의 이행은 전체의 4.0%. 이는 2007년의 2.6%에서 1.4%p 증가했다. 아직 구성비는 작지만, 전체 새 차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그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결과는 자동차 소비자들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차는 더 큰 차여야 하고 보다 작은 차로는 옮겨갈 수 없다’는 운전자들의 생각들이 많이 옅어진 것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자동차 소비패턴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