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팔아 봤자, 느긋했던 현대차 요즘에는...

  • 입력 2012.04.03 12:1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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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가 과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수입차에 대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들에게 수입 경쟁차를 직접 체험하게 하고 신차가 나오면 매우 치밀한 대응자료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현대ㆍ기아차는 국내 경쟁사의 신차가 출시되면 상품 특성과 시장 반응, 가격 등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왔으나 수입 신차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입차의 국내 판매가 급증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10%에 육박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닛산 큐브 출시를 계기로 수입차에 대한 대응자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면서 "도요타 캠리는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차가 나오면 국산 경쟁차 출시 때와 비슷한 수준의 대응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응자료에는 차량의 기본 제원은 물론, 해외에서의 판매 동향과 시장 반응에서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사전 평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경쟁 모델의 단점과 약점을 공유하는 MTM(mouse to mouse)까지 만들어 영업현장에 배포하고 있다.

기아차도 최근 주력모델과 수입 경쟁모델간 분석자료를 포함한 세일즈종합 가이드를 전 영업사원에게 배포했다. 과거와 달리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U에 이어 美와의 FTA가 발효되면서 수입차 업계의 가격 인하 공세, 그리고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로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하면서 이와 같은 대응은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현대ㆍ기아차의 입장에서 아직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수입차의 국내 성장세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일부 수입 브랜드는 국산 경쟁 모델과의 가격 차이를 크게 줄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이미 현대차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와 경쟁하고 있는 도요타가 현대차의 안방에서 적어도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것 처럼 수입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공세는 더 거세질 것"이라며 "수입 경쟁모델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쏟아야 된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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