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와 세단의 영역 다툼, 최후의 승자는

김필수 대림대 교수

  • 입력 2017.12.31 10:3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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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차급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소형 SUV, 위로부터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최근 몇 년 사이에 SUV의 인기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 이제 웬만한 메이커치고 세단 중심에서 SUV 차종이 없는 메이커는 없다.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도 모두가 SUV가 탄생되면서 불패의 신화로 가고 있다.

포르쉐 카이엔은 첫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시작한 SUV로 대성공을 거뒀고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가 SUV를 만들게 한 불씨가 됐다. 마세라티 SUV 르반테도 도깨비차로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제 SUV는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 또 하나의 대세는 소형 SUV의 인기이다. 이미 4년 전 등장한 쌍용의 소형 SUV인 티볼리의 경우는 신의 한수였다. 자동차 트랜드의 흐름을 미리 인지하고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추어 등장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품질과 가격 등 여러 면에서 가성비도 한 몫을 했다. 이 차종의 인기는 수년 간 최고 수준으로 지속되었고 디젤 등 다양성을 더하면서 인기를 유지했다. 왜 이렇게 SUV의 인기가 계속되는 것일까.

우선 오프로드라는 기존의 인식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투박하고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승차감이나 안락감 등이 터프해도 원래 그렇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세단 못지않은 승차감이나 운전감각을 주고 있고 고급 옵션 등이 다양하게 탑재되면서 세단층을 흡수할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동시에 디자인은 물론 연비와 가격 등 부담스런 부분도 많이 개선되면서 가성비 측면에서도 아주 괜찮은 상품이 됐다. 최근 등장한 소형 SUV인 현대차의 코나나 기아차의 스토닉의 경우도 수년 전 등장했으면 지금의 인기보다도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SUV의 인기는 어느 정도 갈 것인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나 국내외의 트랜드를 보면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고 아예 하나의 고정된 트랜드로 안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몇 가지 측면에서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최근 소비자가 택일하는 자가용의 형태를 SUV로 선택하는 정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 점유율도 전체 승용차 중 SUV가 차지하는 영역이 약 40%에 육박할 정도로 중요한 영역이 됐다.

SUV는 선택 요소가 아니라 필수 요소로 이미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완전한 SUV의 형태도 있지만 세단의 장점을 취득한 CUV의 형태도 많아졌다. 실제로 최근의 SUV는 세단과 버금가는 장점을 가지면서 세단의 고객까지 흡수하고 있다.

차종을 옮겨탄다는 것은 실제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만큼 SUV의 장점은 헤아리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둘째로 해외에서의 흐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미 글로벌 메이커들은 SUV가 들러리가 아니라 주도권을 쥔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세단 중심에서 다양성을 위한 SUV 차종이 아닌, SUV 차종을 중심으로 주변에 세단 차종을 전시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들도 까다로운 입맛에 이미 SUV는 정식 메뉴로 간주하고 특화된 SUV를 찾는 과정도 커지고 있다.

셋째로 SUV의 장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단을 뛰어넘는 특성에 안정성도 더욱 커지면서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차고가 높아서 안정성 측면에서 세단보다  크다. 시야 확보측면에서 신장이 작은 여성의 경우는 물론이고 세단 대비 높은 범퍼로 인한 안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각종 능동식 안전장치의 탑재도 더욱 차별화 측면에서 더욱 가미될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로 전통적인 세단의 유지 흐름이다. 아직 세단을 고수하는 영역은 단단하다. 고성능화와 정통성을 고수하는 소비자층은 존재하고 앞으로도 새로운 SUV층과 큰 세력다툼으로 나타날 것이다.

최근의 성향 중의 하나인 소유와 공유에 대한 대결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층의 대결은 전통적인 세단층과 SUV층의 대결 양상으로 크게 나누면서 소비자를 즐겁게 할 것이다. 글로벌 메이커도 이러한 흐름을 인지하고 다양한 양산모델을 출시하면서 같은 브랜드를 택일하는 충성고객을 늘릴 것이다.

다섯 째 SUV를 소유하던 소비자가 세단으로 옮겨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1가구 2차량 시대에 한 가지씩 소유하면서 즐기는 경우도 많지만 선택도 측면에서 SUV의 발전 속도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세단층을 아우르는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여섯 째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SUV의 차종 투입은 더욱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현재 3가지 차종 모두 세단이지만 빠르면 내년 말로 예정된 SUV의 출시가 독립 브랜드의 시작이 될 전망이다.

모든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율은 바로 SUV의 선택여부가 좌우할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SUV는 이제 다양성 측면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남들보다 반걸음 앞선 전략으로 SUV 차종의 시대에 대비한 확실한 자리매김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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