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LS 500h, 두말이 필요없는 럭셔리 공간

  • 입력 2017.12.22 12:16
  • 수정 2017.12.22 12: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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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기함 LS의 풀체인지 모델을 11년 만에 내놨다. 5세대 LS는 지난해 1월 열린 북미오토쇼에서 처음 소개됐고 1년을 채우지 않은 12월 국내에 출시됐다. 

가솔린 버전이 있지만 렉서스 코리아는 LS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먼저 내놨다. 수입 디젤차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BMW7 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가 물릴 때를 기다린 듯하다.

렉서스 코리아 관계자는 감히 "LS의 경쟁차는 S클래스"라고 말했다. 벤츠가 콧방귀를 낄 일이지만 이 관계자는 "사전 고객 품평에서 S 클래스가 너무 흔하고 이제 질린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에 고무돼 있었다. 

그래서인지 가솔린 모델이 추가되는 내년 판매 목표를 1200대로 잡았다.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리고 영종도의 반쪽을 싱겁게 돌아본 잠깐의 시승으로는 판단이 어렵지만 렉서스의 섬세함 하나는 BMW나 벤츠가 따라오지 못할 만족감을 줬다.

5000개의 단면으로 완성된 스핀들 그릴

 

5235mm의 전장이 주는 위압감은 거대한 스핀들 그릴로 절정에 이른다. 전고가 낮아지고 전폭을 키워 바닥과의 밀착도가 높아진 것도 일조하지만 3D 캐드 장인이 완성한 스핀들 그릴이 5000개 이상의 단면으로 완성됐다는 설명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유난스럽게 많은 공을 들이는 렉서스답게 그릴의 뒷면까지 부드럽게 다듬어놨다. 앞과 뒤범퍼의 아래쪽, 휠 하우스의 보이지 않은 안쪽 끝단도 마찬가지다. 16개의 LED와 가늘고 날카로운 라인의 주간전조등까지 품고 있는 헤드램프는 극도로 얇아졌다.

헤드램프와 범퍼의 캐릭터 라인, 에어 인테이크 홀의 라인은 스핀들 그릴의 중앙 쪽으로 향하고 있어 모든 에너지가 응집된듯하다. 그래서인지 촌스러운 번호판이 너무 어색하다. 떼어내 박살을 내고 싶을 정도다.

스핀들 그릴 테마는 후면에서 사용됐다. 범퍼의 아래쪽에 크롬 라인을 덧대고 리어 램프와 트렁크 리드를 수평으로 설계했다. 트렁크 리드와 번호판 패널, 범퍼 하단의 크롬 라인을 따라가면 스핀들 그릴의 호리병 실루엣이 나타난다. 

다리를 쭉 펴도 넉넉한 뒷열 공간

 

LS의 진가는 공간, 그리고 여기에 배치된 평범하지 않은 것들의 편의 사양에서 나온다. 돌출이 심한 메탈 계열로 대시보드를 장식하고 화려한 조명, 이만한 차급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사이즈의 TFT LCD 미터가 주는 독특함보다 공간 만족도가 더 높다.

철저하게 독립된 공간으로 나뉜 2열에서는 조수석 뒷열 탑승 시 4방향의 럼버 서포트가 추가돼 최대 48도나 되는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드로 레그룸이 1022mm까지 확보된다. 성인 남성이 다리를 쭉 뻗어도 앞 시트에 닿지 않는다. 

워밍 릴랙세이션 시트는 압력을 높이고 열자극까지 제공한다. 기존 4개였던 코스가 7개로 늘어났고 15분간 지속하기 때문에 수 백만 원짜리 안마기 비슷하게 긴장 그리고 근육을 풀어준다. 정강이 부분을 받쳐주는 부스트 기능이 있지만 발판이 없어 허공에 뜬 채로 있어야 하는 것은 옥에 티다. 오디오, 공조, 시트의 조절 등은 뒷좌석 멀티 터치패널에서 가능하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클러스터 하우징 사이드에 배치한 것, 시프트 바이 와이어 타입 시프트 레버, 크기를 늘린 센터페시아 모니터도 이채롭다. 그러나 국내 기준 미비로 적용되지 못한 헤드업 디스플레이(크기가 워낙 크기 때문이란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그리고 커넥티비티는 경쟁차에 미치지 못한다.

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은 자랑할 만하다. 이런 분야에 문외한인데도 총 2400 와트의 출력, 23개 스피커의 마크레빈슨 레퍼런스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주는 생생함은 운전을 즐겁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거칠고 단단하게 조여진 하체, 연비 경제성까지

 

선도차를 따라 영종도의 반쪽을 도는 시승만으로 LS의 주행 성능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런 정도만으로 느낄 수 있었던 승차감은 이전보다 거칠어졌고 또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우선 소리가 달라졌다. 하부의 90% 이상에 커버를 덧대는 한편,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 소음을 줄이고 듣는 소리를 줄였지만 엔진 사운드는 이전보다 경쾌해졌다. 급가속하면 의외의 가속음이 들릴 정도다. 뒷열에 VIP를 태웠다면 잔소리를 듣겠지만 오너라면 기분 좋게 주행 질감을 상승시켜 줄 수준이다.

3.5L V6(359마력)의 고효율 엔진과 2개의 모터 그리고 유단 기어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특히 4단 기어를 기본으로 모의 10단 제어의 변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은 난해했다. 속도를 높일 때, 4단 기어로는 불가능한 부드러운 상승감으로 이해해야 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해졌다. 알루미늄 사용이 많아지면서 차체 강성이 높아지고 전, 후륜 서스펜션 타워에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기술을 사용해 거구의 차체가 쉽게 요리된다. 

감쇠력을 650단계까지 제어할 수 있는 전자 제어 에어 서스펜션, 풀 타임 AWD, 새로운 플랫폼 GA-L 등 진가는 느낄 수 없었다. 정밀한 시승이 가능한 때 첨부하도록 하겠다. 이 밖에도 12개의 에어백, 4점식 팝업 후드,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등의 안전 시스템도 제공된다. 

경쟁차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는 11.5km/ℓ(2WD), 10.6km/ℓ(AWD)연비가 압권이다. 그러나 1억 51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은 복잡한 계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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