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선정 2017 자동차 10대 뉴스

  • 입력 2017.12.21 08:47
  • 수정 2017.12.24 22:3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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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겨냥한 중국의 보복,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패소, 소형 SUV 격전, 1세대 수입차 CEO의 수난 등 다사다난했던 2017 정유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배출가스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현대차가 정부의 리콜 명령을 사상 처음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쌍용차는 내수 월 판매 3위라는 반짝 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현대차 N, 기아차 스팅어 등 국산 고성능 모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해이기도 하다. 시장 상황이 순탄치 않았지만 자동차 내수 판매는 예년 수준인 180만 대 규모를 지켜 낼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던 10대 뉴스를 추려봤다.

1) 현대ㆍ기아차, 사드 여파로 中 판매 반 토막

 

북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중국발 후폭풍은 엄청났다. 현대ㆍ기아차는 전체 글로벌 판매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공장이 판매 부진의 여파로 멈춰서기까지 한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56만대에 달했던 판매량은 같은 기간 40% 수준이 96만대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 부진으로 현대차의 전체 수출 실적은 11월 현재 8.4%, 해외 생산은 11.4% 줄었다. 기아차는 더 심각해 같은 기간 수출은 9.1%, 해외 생산은 16.8%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방중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예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2)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패소, 3분기 영업 적자

 

지난 8월 31일, 기아차 근로자 2만 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통상 임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로 기아차는 1조 원 가량의 충당금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지난 3분기 427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법원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청구금액 대비 부담액이 일부 감액되긴 했지만 현 경영상황은 판결 금액 자체를 감내하기 어려운 형편이며 특히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이라며 즉시 항소했다. 또 특근, 잔업을 줄이는 등 기존 직원의 통상임금 증가 요인을 없애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3) 스팅어와 N 브랜드, 국산 고성능차 시대 개막

 

5월, 기아차가 고성능 프리미엄 세단 스팅어를 출시하고 9월 열린 프랑크푸루트모터쇼에서 현대차 고성능 N 브랜드의 첫 모델인 ‘i30 N’이 공개되면서 국산 고성능차 시대가 막을 올렸다. 스팅어는 날렵한 디자인과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kg.m(3.3GT)의 강력한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고 2018 북미 올해의 차, 2018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해외쪽 관심이 크다. 현대차 i30N은 월드랠리챔피언십(WRC),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스스로 입증했다. 또 9월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성능 스포츠 세단 G70까지 가세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내년에는 벨로스터 N 등 또 다른 고성능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다. 

4) 벤츠와 BMW 배출가스 서류 조작...거액의 과징금

 

11월,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포르쉐가 배출가스 인증을 받지 않은 차를 팔고 관련 서류를 위ㆍ변조해 인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70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배출가스 인증을 편법으로 받은 차량은 5만 9963대로 시가 4조 원에 달했다. 서울본부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본사로부터 받은 배출가스 시험 성적서를 멋대로 고치거나 위조해 인증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례는 3만 9056회, 배출가스 관련 부품 변경 미인증은 1만 7782회, 배출가스 미인증은 3125회에 달했다. 그러나 벤츠와 BMW는 '위ㆍ변조가 아닌 인증서류의 오류 또는 시험 성적표를 위조한 사실이 없다'는 등의 변명으로 일관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5 ) 리콜 건수 270건, 사상 최대 기록 갈아치워

 

올해 리콜은 건수와 규모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자동차 리콜센터에 따르면 20일 현재, 올해 리콜 누계는 270건(이륜차 등 포함)으로 대상 차량은 국산차만 165만대나 됐다. 리콜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16년 213건보다 올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차종과 차급별 부품을 공유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한 개의 부품 결함이 확산하기 쉬워져서다. 또 현대·기아차 세타2 엔진 결함과 독일산 디젤차의 배출가스 결함 등에 따른 대규모 리콜이 많아진 탓이기도 하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91만여 대로 가장 많았고 기아차(32만대), 한국지엠(20만대), 르노삼성차(19만대) 순이다.

6) 녹에서 경질설까지, 수입차 1세대 CEO의 수난 

 

수입차 업계의 토종 CEO 가운데 1세대로 분류되는 혼다코리아 정우영 사장, B MW 코리아 김효준 사장,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등이 수난을 당했다. 정우영 사장은 올해 많은 기대를 걸었던 신형 CR-V의 행거 빔에서 녹이 발생,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상조사를 벌인 데 이어 국회 국정감사에도 출석했다. 정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녹슨 차 판매를 중단했고 사후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명확한 원인 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김효준 사장은 배출가스 서류 조작과 거액의 과징금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는 설에 시달렸다. BMW 코리아는 한국인 후계자를 내세우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이라고 밝혔지만 수입차 업계의 성공 신화로 불렸던 김 사장은 큰 상처를 입었다. 폭스바겐에서 르노삼성차로 자리를 옮겨서도 주목할 성과를 냈던 박동훈 사장도 상반기 부진한 실적에 발목을 잡혀 자리에서 물러났다. 

7) 현대차, 사상 초유의 리콜 명령 거부 

 

지난 4월 현대차가 국토교통부의 리콜 권고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완성차 업체가 정부의 리콜 권고를 거부하고 청문회를 통해 적정성 여부를 따져보자고 항변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국토부는 내부제보자의 신고 내용에 대해 기술조사와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를 열어 차량결함 시정을 권고했지만 현대차는 '안전에 영향을 주는 결함인지의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차 요구로 열린 청문회는 문제가 된 사안 모두 리콜 사유로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사상 처음 강제리콜 처분이 내려진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리콜 사유가 된 결함을 고의로 은폐했는지도 조사하겠다고 밝혀 앞으로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 사상 처음, 내수 3위에 깜짝 등극한 쌍용차

 

만년 하위권을 맴돌던 쌍용차는 지난 9월, 한국지엠을 제치고 사상 처음 내수 판매 3위 자리를 꿰찬다. 쌍용차의 9월 국내 판매는 9465대로 8991대에 그친 한국지엠을 큰 차이로 제치고 현대차와 기아차 다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쌍용차를 내수 3위 자리로 끌어 올린 일등공신은 티볼리였다. 티볼리는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 등이 소형 SUV 경쟁에 뛰어들면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월 4000대에서 5000대 수준의 판매 실적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 G4 렉스턴도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하면서 호성적을 냈다. 아쉽게 쌍용차의 내수 3위 자리가 오래가지 못했지만 내년 픽업트럭 Q200이 가세하면 또다시 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쉐보레는 긴장하고 있다. 

9) SUV와 하이브리드 '별종의 시대'

 

올해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카와 SUV 등 별종이 이끌었다. 11월까지의 신차 등록 누계를 보면 하이브리드카는 11월까지의 신차 등록 대수가 2016년 한 해 동안 팔린 6만 2683대를 이미 넘어선 7만 6369대를 기록 중이다. 국산 하이브리드카는 5만 4286대, 수입 모델은 2만 644대가 팔렸다. SUV의 강세도 이어져 올해 11월까지 SUV 차종의 등록 누계는 46만 9708대로 세단과 해치백 등 전체 차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RV(10만 1114대), 해치백(15만4940대) 등 별종 모델의 등록 대수도 크게 늘었다. 반면 정통 세단 비중은 절반 이하인 47%로 떨어졌다.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니로의 전기차 버전, 해치백인 벨로스터와 프라이드, 클리오, Q200과 에퀴녹스 등 픽업과 대형 SUV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는 내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0) LPG 차종 범위 확대, 수요 증가 효과는 미미해

 

7월, 액화천연가스(LPG) 연료 규제 완화로 5인승 이하 레저용(RV) 차량에도 LPG 엔진을 탑재한 모델의 일반인 구매가 가능해졌다. 이전까지 일반인의 LPG 연료 사용은 7인승 이상 RV만 허용됐다. 정부는 완성차 업체가 5인승 LPG RV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또 새로운 시장 창출로 부진한 자동차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아직 신차 출시는 물론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도 RV 차종의 특성상 LPG 엔진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그러나 시장 상황에 맞춰 LPG 사용 차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비중이 큰 중소형 승용차 출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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