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한달 유류비가 15만원! 무슨 車

하루 80km 출퇴근 기준, 놀라운 경제성 입증

  • 입력 2012.03.30 11:0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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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출시돼 지난 40년 동안 전세계 시장에서 2000만대 이상 판매된 혼다 시빅을 베이스로 개발된 하이브리드 버전이 최근 유가 상승과 맞물려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도요타 프리우스 등 경쟁사 모델들이 연료 효율성에 집중하면서 일정분의 가속성능을 포기한 것과 달리 시빅 하이브리드는 혼다의 독자 기술인 IMA(Integrated Motor Assist)를 적용해 일반 가솔린 모델과 차이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시승에서 디자인, 인테리어, 사양에 대한 부분은 빼기로 했다. 앞서 여러차례 소개가 됐기 때문에 성능과 연비부문에만 초첨을 맞췄다.

-진지한 주행능력, 반듯한 핸들링

하이브리드 모델로 주행 능력을 시험해보는 것은 차량의 특성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높은 연료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시스템과 차량 개발의 목적상 달리는 성능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고 이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다.

시빅하이브리드는 그러나 지금까지 경험했던 다른 모델보다 뛰어난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엑셀레이터의 반응감도 빠르고 분명하지만 무엇보다 순간 가속 능력은 일반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순발력이 좋다. 자유로에서 속도 경쟁이 붙었던 국산 준중형 모델이 2km 남짓한 거리를 달리다가 포기를 했을 만큼 항속 능력도 뛰어나다.

 

이러한 능력은 혼다만의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A(Integrated Motor Assist) 덕분이다. IMA 시스템은 간단한 구조로 중량의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가며 구동력을 발휘하는 직병렬 방식과 달리 엔진을 주동력원으로 이용한다. 배터리는 발진가속, 급가속 순간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어서 파워의 손실없이 뛰어난 가속성능을 발휘한다.

경쟁모델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공차중량(1395kg)보다 가벼운 1182kg~1267kg의 차체도 연비 효율성은 물론 핸들링의 능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서울 외곽의 지방도로에서 꽤 빠른 속도로 굽은 도로를 주행해도 조금의 흔들림이나 빗나가는 일 없이 핸들링은 반듯하고 분명하게 발휘됐다. 굽은 도로를 빠져나와 스티어링 휠이 정상각도로 복원되는 타이밍도 빠르게 이뤄지는 조종능력도 만족스럽다. 이는 뛰어난 가속성능과 더불어 시빅하이브리드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시빅하이브리드는 배기량 1.5 SOHC I-VTEC 엔진을 탑재, 91마력(모터출력 17kW)의 출력과 13.5kg.m의 최대토크를 기본 스펙으로 갖고 있다.

 

-ECON, 한 달 출퇴근 15만원이면 OK

시빅 하이브리드 시승의 또 다른 목적은 연비다. 총 시승거리 325.2km에서 시빅 하이브리드가 최종적으로 기록한 연비는 21.7km/ℓ, 서울 도심과 외곽도로를 주행한 결과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인 24.7km/ℓ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거칠고 빠른 속도의 주행이 있었고 한적한 지방도로보다는 서울 도심 주행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족하지 않은 기록이다.

앞서 시승을 했던 도요타 프리우스는 680km 주행에서 22.7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따라서 연료효율성에서도 경쟁모델에 절대 뒤지지 않는 수준이며 한적한 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할 때는 25km/ℓ의 연비를 기록하는 순간도 있었다.

재미있는 계산을 해봤다. 이번 시승에서 기록한 21.7km/ℓ의 연비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왕복 80km의 거리를 출퇴근 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월 유류비를 산출해봤다. 그 결과 ℓ당 가솔린 가격을 2000원, 그리고 20일을 출퇴근했을 때 시빅 하이브리드의 월 평균 유류비는 14만7000원(가솔린 2000원)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준중형 가솔린 모델의 평균 실연비 10km/ℓ를 기준으로 했을 때 나오는 연료비 32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장착된 ECON 버튼을 사용하지 않아도 연비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ECON 모드로 200km, 사용하지 않고 123km를 추가로 주행했지만 0.4ℓ 가량의 차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 ECON 모드(오른쪽 사진)과 일반 모드(왼쪽 사진)로 주행했을 때의 연비 편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스포티 한 주행에서의 연비 성능도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공회전을 제어하는 시스템과 함께 시빅 하이브리에 반영된 연료절감 시스템이 상시적으로 가동되면서 연비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본기도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다. 또한, 일반 차량과 대등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기도 하다.

300km가 넘는 시승을 마친 후 시빅 하이브리드의 트립 모니터에는 평균 연비가 21.7km/ℓ 나타났고 앞으로 더 달리수 있는 거리는 577km로 표시됐다.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 놀라운 경제성이다.

최근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의 고유가 상황에도 운전행동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된 운전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며 따라서 자동차의 기본적인 연비 성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시빅 하이브리드를 자동차가 갖춰야 할 기본 성능과 경제적 가치가 우수한 모델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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