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을 잡아라, 럭셔리 브랜드의 '안티에이징'

  • 입력 2017.11.22 14:10
  • 기자명 최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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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레이스

종목과 지역 불문, 럭셔리 브랜드의 ‘안티에이징’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럭셔리카 판매가 매년 급증하는 한국에서는 특히 심하다. 럭셔리카의 대명사, 롤스로이스는 고객 평균 연령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롤스로이스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지난 7년간 56세에서 45세로 낮아졌다. ‘고스트’를 선보인 이후, 오너 드리븐(차주가 직접 운전)을 겨냥한 전략모델 ‘레이스’와 ‘던’을 연이어 출시해 구매 연령을 끌어 내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보다 더 젊다. 서브 브랜드 ‘블랙뱃지(Black Badge)’ 론칭 이후, 이 지역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45세에서 39세로 낮아졌다. 전 세계에서 롤스로이스 브랜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은 한국이다. 

2014년 45대였던 연간 판매량이 올해는 10월 현재 72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고스트’가 35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레이스와 던이 각각 24대, 13대로 뒤를 이었다. 롤스로이스는 이에 보답하듯, 영국 런던 다음의 전세계 2번째 브랜드 스튜디오를 인천 영종도에 마련했다.

▲ 페라리 포르토피노

페라리도 젊은층의 니즈에 맞춰 개발한 입문용 모델 ‘캘리포니아 T’의 후속, ‘포르토피노’를 내년 2분기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페라리에서는 ‘포르토피노’가 ‘캘리포니아T’를 대체하는 모델이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대부분은 명맥을 잇는 모델로 받아 들이고 있다.

페라리의 지난 해 국내 판매는 약 120대. 디터 넥텔 페라리 극동·중동 총괄은 지난 달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캘리포니아 T는 한국에서 특히 성공한 모델이며 따라서 ‘포르토피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페라리 공식 수입사인 FMK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캘리포니아 T’ 구매 연령대는 10명 중 7명이 30대 또는 40대다. 30대가 33.3%, 40대가 38.5%를 각각 차지하고 있어 3040세대가 70%를 넘는다. 역시 FMK가 들여와 팔고 있는 마세라티도 입문용 ‘기블리’가 브랜드 전체 판매를 이끌어 가고 있다. 

FMK 관계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판매량 중 ‘기블리’가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블리’는 판매 시작 가격을 1억 1000만 원 대로 책정해 접근성과 관심 연령대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마세라티는 2014년 ‘기블리’에 디젤 엔진을 얹어 디젤 열풍에 가세했으며, 지난해에는 브랜드 첫 SUV ‘르반떼’를 출시하면서 요즘 대세인 SUV 경쟁에도 뛰어 들었다. 르반떼는 기블리와 함께 전체 판매 비중의 40%를 담당한다.

▲ 마세라티 르반떼

공통점은 두 모델의 구매층이 3040대라는 것. 기블리와 르반떼 구매자의 평균 연령대는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이다. 가격을 낮추고, 트렌드를 반영한 모델이 신규 구매자를 끌어 들이고 연령대를 낮추는 효과를 봤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4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에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MK는 기블리와 르반떼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올해 목표 2000대 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업계는 럭셔리 브랜드의 ‘안티에이징’ 전략이 시대적 변화에 맞춰가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미래 판매와 수익성, 차세대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낮은 연령대의 신흥 부자를 공략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젊은 부자들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입소문을 낸다는 것도 럭셔리 브랜드가 안티 에이징에 주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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