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워치, 달리는 키즈 카페 혼다 오딧세이

  • 입력 2017.11.20 10:20
  • 수정 2017.11.20 14:00
  • 기자명 최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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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세대 오딧세이 전측면

혼다코리아 미니밴 ‘오딧세이’의 5세대 버전이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판매 가격이 공개되자 1달 동안 ‘오딧세이’의 사전계약이 400대를 넘어섰다. 월 평균 30대 판매되던 이전과 비교하면 400여 대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다. 

혼다코리아 영업사원들은 “오딧세이는 고객들께서 거의 구매를 결정하고 찾는 모델”이라고 말한다. 겨울비 소식이 있었던 지난 17일,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약 65km를 달리며, 신형 ‘오딧세이’의 기본 성능과 ‘패밀리용 미니밴’으로서의 면모를 탐색해봤다.

완전변경을 거친 ‘오딧세이’는 외관 곳곳의 변화로 세련미를 장착해 돌아왔다. 혼다의 패밀리 룩인 솔리드 윙 페이스가 적용돼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날렵한 인상을 완성했다. 대표 모델 ‘어코드’로 익숙한 얼굴이긴 하지만 범퍼 하단부의 에어덕트와 조화롭게 어우러지지는 않는다. 

▲ 오딧세이 센터페시아
▲ 2열 매직시트 와이드 모드(왼)와 버디 모드

‘오딧세이’의 덩치에 비해서도 작아 보인다. 측면부는 비대칭 캐릭터라인이 존재감을 드려내면서 ‘오딧세이’의 역동성을 강조한다. 신형에는 19인치 휠을 장착, 안정감을 부여했다. 특히, 기존에는 3열 창문 아래 돌출돼 있던 슬라이드 레일을 히든 슬라이드 레일로 새롭게 설계해 관리 용이성과 심미성을 높였다.

측면에 머물던 시선은 3열의 유리가 그대로 노출되는 플로팅 D-필러를 따라 자연스럽게 뒤편으로 옮겨간다. ‘오딧세이’의 뒤태는 믿음직스럽다. 좌우 대칭을 이루는 리어콤비네이션 램프와 둘을 연결하는 크롬장식, 후면 유리 아래 굵직한 가로선은 차가 더 넓고, 낮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2열과 3열, 후면 유리에는 공장에서 틴팅이 적용돼 출고된다. 대개 ‘오딧세이’ 정도 체급의 차량들은 지하주차장 같은 실내에서 저속 운행 시 파워 스티어링휠 등이 적용돼도 스티어링휠과 액셀, 브레이크에서 차체의 무게와 크기가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 트렁크에 내장된 진공청소기
▲ 캐빈와치 카메라와 야간용 적외선 카메라, 10.3인치 모니터

하지만 ‘오딧세이’는 남녀노소 어느 누가 운전을 하더라도 손목과 발목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첫 운행에도 차량에 적응하기 위한 별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정도다. 가속/제동 성능도 마찬가지다. 운전자가 주행에만 온 신경을 집중할 필요가 없다. 

스티어링 휠과 액셀 및 브레이크 감각이 민감해 운전자로부터 별도의 주행 기술을 요하는 모델이 아니다.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에 충실하다. 여기서 혼다가 고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초보부터 베테랑까지 넘치거나 모자람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1열 시트가 단단하지 않고, 소음과 진동이 가솔린 모델임에도 적은 편이어서 장거리 주행에도 몸의 부담감이 덜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속과 제동 모두 찰나의 울컥거림 없이 매끄러운 주행감을 제공한다. 가속의 경우 기어 변속 시 순간의 머뭇거림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없다. 

▲ 3열 폴딩 시 적재공간

물론, 미니밴에 쏘는 듯한 가속감을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다. 제동은 초반 반응이 빠르기 보다는 은근하게 속도를 줄여주는 타입이다. 10단 자동변속기는 무조건 1단씩 오르내리는 것이 아닌, 속도에 따라 2,3단씩 건너뛰어 단수를 바꿔준다.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와 3.5L 직분사 VCM 엔진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36.2kg.m, 최고속도 182km/h, 복합연비 9.2km/ℓ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날 모든 시승을 마친 뒤 기록한 연비는 7.7km/ℓ였다. 

속도를 한계점까지 밀어 붙이고 반환점인 임진각을 돌아 서울로 들어오는 길이 금요일 퇴근 시간과 맞물려 도심 정체가 상당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만족한 연비다.

▲ 5세대 오딧세이 측면

아이들은 언제나 예측불가의 행동을 하는 존재다. 옆자리에 탑승할 경우 주행 중에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높은데, ‘오딧세이’의 경우 기어가 노브가 아닌 버튼으로 이곳에 위치해 있다. 주행 중 기어 버튼을 누르면 후진과 주차 기어는 작동되지 않으나 중립(N)으로는 바뀐다.

이날 시승을 함께 한 자녀들이 있는 기자들은 편의사양에 감탄을 금치 않았다. 예전에 선글라스 박스였던 곳이 볼록 거울로 바뀐 것부터 ‘오딧세이’의 세세한 기능들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적용된 캐빈와치는 ‘오딧세이’만의 큰 강점이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로 2, 3열을 확인할 수 있으며 캐빈토크로 대화 전달도 가능하다. 비록, 음질이 동굴의 메아리 수준이지만 소통에 방해가 되는 정도는 아니다. 2열 앞부분에 캐빈와치 카메라와 함께 10.3인치 모니터도 설치돼 있어 이동 중에 아이들이 뒷좌석에서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블루레이 화질을 지원하며, 새롭게 탑재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으로 음질 또한 고출력으로 느낄 수 있다. 우퍼가 들어가 단단한 저음도 잡아내지만 음질이 매끄럽지 못하고 울려 깔끔하고, 풍성한 느낌은 아니다. 

▲ 5세대 오딧세이 후측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헤드폰으로 보다 생생한 감상이 가능하며, 캐빈토크를 실행하면 마치 비행기에서 기장 안내 방송을 하는 것처럼 1열의 목소리를 전한다. 더불어 한국에서는 5세대 모델을 통해 2,3열을 청소할 수 있는 차량 내 진공청소기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트렁크 왼쪽에 내장돼 있는 청소기로 바닥을 깨끗하게 보다 손 쉽게 관리할 수 있으며, 먼지통과 필터는 교체 가능하다. 

전후좌우로 이동이 가능한 2열 매직시트는 공간활용성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아이가 탑승했을 때 1열과의 거리감을 줄여준다. 단점은 역시 가격이다. 혼다는 이전 ‘오딧세이’가 경쟁모델과 비교해 고급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던 터라 이번에는 내외관의 고급화에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특히, 차내에서는 내장재의 소재를 고급화했지만 여전히 곳곳에 쓰인 플라스틱과 직물이 차량의 가격을 되뇌게 만든다. 혼다코리아 측은 경쟁모델과 20여 가지 차이나는 편의사양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 폭이 큰 편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 기본적용 19인치 휠

신형 ‘오딧세이’의 국내 판매가는 4세대 부분변경 모델과 비교해 700여 만원 상승했다. 알찬 수납공간 또한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이는 먼지와 이물질들이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미국식 그대로 수입돼 브레이크등과 같은 빨간색의 방향지시등이 익숙한 노란색에 비해 가시성이 떨어진다.

주력 모델인 ‘어코드’와 ‘CR-V’가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혼다코리아에게 ‘오딧세이’는 한줄기 빛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는 5세대 신형 ‘오딧세이’의 콘셉트를 아주 분명하게 '가족을 위한 미니밴'으로 설정, 경제력 있는 중산층을 공략하고 나섰다. 

풀옵션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투어링' 트림이지만 미국서 판매되는 최고급 트림인 '엘리트'에 버금가는 옵션들을 대거 적용했다. 혼다코리아의 ‘오딧세이’ 목표 판매량은 월 10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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