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문가 하나 없는 4차 산업혁명 위원회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7.11.13 09:07
  • 수정 2017.11.13 09:0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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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가 성황리에 발족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부처 장관만 위원회에 포함돼 본래의 취지와 달리 축소됐다고 폄하했지만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시대는 급변하고 있고 미래 먹거리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된 지금,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원회의 임무가 막중하고 따라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질 수 있다. 대통령 직속이면 부처별 이기주의와 중첩 투자 등 컨트롤 타워의 역할과 최소한 코디네이터 역할을 충실하게 이해하든지 아니면 해당 분야에서 대통령이 객관적으로 큰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수없이 등장했던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거창한 목표와 큰 뜻을 품고 시작했지만 국민의 뇌리에 남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남긴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은 그럴듯하게 포장만 하고 정권유지 및 거수기 역할만 하거나 흉내만 내다가 사라졌다.

이 위원회의 출범을 바라보면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똑같을 것이라고 결론 내는 사람도 많다. 아니기를 바라고 실제로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그동안에 없던 새로운 변화이다. 

모든 것이 새롭게 탄생하고 급변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와 먹거리가 탄생시킨다.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 데이터 등 다양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이 등장하고 생활에 미치는 변화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변화를 즐기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전의 자동차와 달리 미래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모든 기술과 과학의 총합이라고도 한다.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친환경차로 바뀌고, 유인 운전이 아닌 자율주행차로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인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은 기본이고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5G로 전송하는 대상 중의 하나가 바로 자동차다. 

그래서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자동차로 모여들고 있다. 그만큼 먹거리가 커진다는 뜻이다. 이렇게 자동차의 중요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 경제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시킨 자동차 산업은 대한민국이 자동차 분야에서 유일하게 선진국 대열로 진입한 자랑스러운 영역이기도 하다. 한 곳의 자동차 메이커에는 약 5000개의 협력사가 포진해 있고 여기에 종사하는 인원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은 최근 흔들리고 있다. 관행적인 부분이 사라지면서 먹거리 영역이 좁아졌고 노사분규, 통상임금 문제, 고비용 저생산 구조, 강대국의 자국주의 강화 등 우리에게는 상대적으로 치명적인 단점이 쌓여 가면서 피로도가 높아졌다. 

여기에 미래 자동차 화두인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기술은 선진국 대비 3~5년 정도 뒤지는 상황이다. 악재가 누적되면서 미래의 방향이 흔들리고 안개가 짙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정부의 컨트롤 타워 역할과 주도권이 주목받아야 하는 시점이다. 

투명성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국민과 기업에 심어주어야 한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에 기대하는 것도 이런 것이지만 아쉽게도 위원회 구성원 가운데 자동차와 관련된 인사는 보이지 않는다.

가장 핵심적인 분야를 다루면서 해당 산업에 관련된 전문가가 없는 경우는 그동안 무수히 보아왔다. 당연하게 모두가 실패한 위원회였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없으면서 정책을 논하고 결정한다면 앞뒤가 맞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노련한 분위기 메이커가 없는 것도 문제다. 풍부한 경륜과 방향을 지닌 인사가 있으면 균형을 잡을 수가 있고 실수의 염려가 사라진다. 사려가 깊어야 실패하지 않는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이제 제대로 자리매김하여야 한다. 

숲이나 산을 볼 수 있고 미래를 내다보는 인사가 더욱 보강되어야 하고 해당 영역의 전문가 영입은 필수 요소이다. 그동안 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국가 경제의 기본 틀을 자동차 산업이 크게 차지하면서 그동안 해당 분야는 소홀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필요하면 대통령 직속 자동차 위원회를 두든가 아니면 아예 영국 등과 같이 자동차 산업청 등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여기서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 미세먼지의 원인 중의 하나인 자동차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최소한 4차 산업혁명 위원회에 자동차 전문 인사는 꼭 필요하다. 나중에 잘못 시작한 정책이 아예 자동차 산업을 망칠 수도 있을까 우려된다. 자동차를 모르는 사람이 자동차를 다루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4차 산업 혁명 위원회가 또 하나의 보이기식 위원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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