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브랜드의 베스트 모델

  • 입력 2017.10.25 11:31
  • 수정 2017.10.25 12:07
  • 기자명 최은주 객원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 산업은 한 세기 넘는 역사를 지닌만큼 전통이 깊은 분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당대의 최신, 최고 기술이 집약되는 변화무쌍한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도태되는 브랜드도 생긴다.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나거나 더 나아가 한 획을 그은 모델들을 알아봤다.

AMC(America Motors Corporation), 이글(Eagle) – 1980

 

AMC는 산하 브랜드 지프의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의 풀타임 4륜구동 승용차, 이글을 만들었다. 패밀리카인 이글은 최저지상고를 3인치 높여 험로 주행과 무릎 높이의 눈길 주행이 가능했다. 지프의 4륜구동과 달리 전방 독립식 현가장치(서스펜션)를 적용한 승용차용 4륜구동 시스템을 비롯해 유압식 단속도 부변속기(트랜스퍼 케이스) 등의 기술이 핵심이었다. 이글은 크로스오버 모델의 선조격으로 후에 쿠페와 SUV를 결합한 형태의 2도어 ‘이글SX/4’를 파생시켰다. AMC는 1979년 르노자동차에 인수된 이후에도 재정 상화이 악화돼 8년 뒤, 1987년 크라이슬러로 매각됐고, 이는 AMC가 자동차 산업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플리머스(Plymouth), 프라우러(Prowler) – 1997

 

프라우러는 1950년대 미국 도로를 누비던 클래식 핫 로드 자동차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플리머스 최후의 모델이다. 출시 당시 시장에는 프라우러와 비슷한 모습의 모델이 존재하지 않았다.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아 결국, 플리머스 소생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복고풍의 미국 자동차 시리즈 탄생에 영향을 줬다. 크라이슬러 소유의 플리머스는 2001년 사장됐으며, 플리머스 브랜드로 판매되던 모델은 크라이슬러 모델로써 출시됐다.

드 토마소(De Tomaso), 판테라(Pantera) – 1971

 

알레한드로 드 토마소(Alejandro De Tomaso)가 설립한 드 토마소의 간판 모델로, 70년대 페라리, 람보르기니의 슈퍼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유의 강인하고, 역동적인 외관에 포드의 V8 엔진을 얹었다. 차량 단차, 누수 등 여러 결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다가 1975년 포드가 수입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최대 시장인 미국 판로가 막히게 됐다. 같은 해 마세라티에 편입돼 브랜드 명맥을 이어오다 2004년 단종됐다. 201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콘셉트카가 등장했던 적이 있으나, 그 뒤로 다시 자취를 감췄다.

파셀 베가(Facel Vega), 엑셀런트(Execellence) - 1958

 

항공기 회사로 출범해 완성차 제작 업체로 탈바꿈한 파셀 베가는 미려한 디자인의 모델들을 선보이며, 당시 가장 이미지 관리에 열중이거나 자기애가 넘치는 스타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프랑스 특유의 감성과 럭셔리함으로 고급 모델들을 선보인 파셀 베가는 롤스로이스와의 전면전을 위해 엑셀런트를 출시했다. 롤스로이스와 마찬가지로 수어사이드 도어 형태이며, 차량의 실내는 수작업으로 제작됐다. 파셀 베가의 엑셀런트는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자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최고 정점에 위치한 모델이었다. 하지만 롤스로이스,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경쟁에서 밀려 1964년 문을 닫았다.

사브(Saab), 900 에어로(Aero) - 1984

 

사브는 독일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모델이 900 에어로였다. 북미에서는 SPG로 불린 이 모델은 160마력의 2.0리터 터보엔진, 3스포크 알로이 휠 스펙을 갖췄다. 차량 하단부를 플라스틱으로 마무리해 차별화를 꾀했는데, 경쟁자로 여기던 벤츠의 W201, W124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졌다. 2000년에 GM에 인수됐던 사브는 2010년 네덜란드의 스피케르(Spyker)에 다시 팔렸다. 2012년에 중국의 NEVS로 넘어가면서 자동차 브랜드로써의 사브는 사라졌다.

폰티악(Pontiac), 파이어버드(Firebird) – 1967

 

GM은 산하 브랜드 폰티악의 2시트 스포츠카 모델 생산을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쉐보레 ‘콜벳’과의 경쟁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대신 폰티악은 카마로와 F플랫폼을 공유한 스포츠카 출시 승인을 받아낸다. 파이어버드는 1967년 생산을 시작해 2002년까지 총 4세대에 걸쳐 출시되는 동안 폰티악 브랜드 자체가 됐다. Screaming Chicken 데칼이 새겨진 고성능 버전 트랜스 암(Trans Am)이 유명하다.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를 겪은 GM은 2010년 최종적으로 폰티악 브랜드 폐지를 결정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