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테크] 엔진 진화의 시작 '제트로닉 시스템'

  • 입력 2017.10.12 08:31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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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로닉 시스템이 일반화되면서 연료와 공기가 섞인 혼합기를 공급하는 기화기가 사라진다.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는 전 세계 50여개 자동차 브랜드를 포함해 보쉬와 콘티넨탈 등 자동차부품업체 등 1천여 업체가 참가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물론 미래의 이동수단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과 다양한 관련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future now’라는 이번 전시회 슬로건은 다가올 미래의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를 제공했습니다. ‘과거가 곧 미래가 되고 미래는 곧 과거의 반영’이라는 말처럼 과거에는 미래였던 가솔린 전자제어 연료분사시스템이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된지 벌써 50년이 흘렀습니다. 

가솔린 전자제어 연료분사시스템은 지난 1968년 9월 프랑크모터쇼에서 ‘제트로닉(Jetronic)’이라는 시스템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제트로닉 시스템은 가솔린 엔진의 연료소모를 줄이고 출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BMW를 비롯해 시트로엥, 재규어, 란치아, 메르세데스-벤츠, 오펠, 르노, 사브, 볼보 등이 앞다퉈 적용하면서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된 1980년대 후반부터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일반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제트로닉 시스템이 일반화되기 전에는 기계식이었던 기화기를 이용해 연료와 공기가 섞인 혼합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습니다.

엔진의 흡입행정 때 발생되는 부압(진공)으로 흡입공기가 엔진내부러 빨려들어갈 때 벤추리관에서 분무기처럼 미세하게 미립화된 연료가 흡입공기와 함께 엔진연소실로 들어가는 원리였지요.

반면 제트로닉은 흡입공기의 체적유량(또는 공기질량)을 측정하고 엔진 ECU가 측정된 공기량과 엔진의 작동상태에 따라 연료분사량을 계산하고 연료분사장치(인젝터)가 계산된 만큼 연료를 분사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료가 더욱 미립화되고 균일한 혼합기로 완전연소를 실현함으로써 엔진출력 향상은 물론 유해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제트로닉 시스템은 연산속도가 빨라지면서 엔진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러한 제트로닉 시스템은 연료분사장치의 위치와 분사방식에 따라 L-제트로닉과 K-제트로닉 등으로 발전해 오면서 오늘날의 연료분사시스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전자제어 연료시스템은 기본적인 원리는 과거의 제트로닉 시스템과 같지만 ECU의 연산속도가 훨씬 빨라져 보다 정밀하게 연료-공기혼합비를 연산하고 연료분사량과 점화시기 등을 통해 엔진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4비트 정도였던 ECU의 연산장치(CPU)는 현재 16비트에서 32비트로 웬만한 데스크탑 PC 못지않은 연산속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과거에는  엔진 ECU가 자동차의 각종 전장시스템까지 제어했지만 지금은 적게는 10여개에서 많게는 60여개가 넘는 ECU가 각각의 엔진 및 섀시, 전장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제어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기량 센서 등 6~7개에 불과하던 입력센서들도 20여 개가 넘을 뿐 아니라 ECU가 제어하는 연료분사장치를 비롯한 출력 액츄에이터 또한 20여 가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훨씬 더 정밀하게 엔진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학습기능과 연료보정 등을 통해 연료분사장치 중 하나가 이상이 있더라도 어지간해서는 운전자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제어하는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기진단기능 등 인공지능(AI)까지 적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러한 전자제어 연료분사시스템의 성공이 없었더라면 ABS와 ESP(차체 자세제어시스템), 에어백시스템은 물론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의 이동수단에까지 적용되고 있는 최신 자동차 전자제어 시스템이 빠르게 자리잡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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