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의 9월 내수 판매가 1만 대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연간 목표 판매량인 19만 4000대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2일 한국지엠주식회사에 따르면 회사는 9월 한달 동안 내수 8991대, 수출 3만 1273대로, 총 4만 264대를 팔았다. 9000대도 기록하지 못한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6.1% 줄었다. 주요 모델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소형 SUV ‘트랙스’의 선전으로 전체 판매 감소세가 상쇄됐다. ‘트랙스’를 제외한 볼륨 모델들의 판매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승용차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해 43.3%나 판매가 빠졌다. 한국지엠의 판매를 주도하던 경차 ‘스파크’는 3396대가 판매돼 5656대에 비해 40% 하락했으며, 중형 세단 ‘말리부(2190대)’도 44.8% 판매가 쪼그라들었다.
신차 효과도 보지 못했다. 지난 3월 출시한 신형 ‘크루즈’가 지속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월 목표 판매량이 3000대인 ‘크루즈’는 9월 판매가 417대에 불과했다. 직전인 8월에는 429대, 7월에는 1050대에 그쳤다. 9년만에 선보인 신형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구형보다 판매가 45.3% 감소했다.
RV는 ‘트랙스’ 덕에 마이너스 성장세가 2.9%에 그쳤다. ‘캡티바’와 ‘올란도’가 132대, 601대를 기록하며 각각 46.1%, 32.4%씩 뒷걸음 칠 때, ‘트랙스’는 1213대 팔리며 39.4%의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의 내수 부진이 신차 부재와 미래 불확실성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RV 라인업의 노후화가 RV 호황인 시기에서 역행을 하고 있다는 것.
이에 한국지엠 측은 ‘캡티바’의 후속인 중형 SUV ‘에퀴녹스’의 직수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출시 시기가 일러야 내년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내수 부진, 수익성 악화, 철수설, 생산기지설, 공장 가동률 하락 등 불안 요소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 추후 A/S 등을 고려해 최종 구매를 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017년 한국지엠의 내수 시장 목표 판매량은 19만 4000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판매한 차량은 10만 2504대. 남은 3개월 동안 한 달에 최소 3만 500대는 팔아야 목표치까지 남은 9만 1496대를 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