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늪에 빠진 현대차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김필수 칼럼(대림대학교 교수)

  • 입력 2017.09.24 10:51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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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이 점차 위기로 치 닿고 있다. 이마트는 철수했고 가장 큰 압박을 받던 롯데마트도 철수를 결정하고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사드 발 중국 정부의 압박은 이미 대만이나 일본 등의 사례를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례였다.

사드는 단순히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나 미국 등 주변 여러 나라와 연계된 사안인 만큼 쉽게 풀리지 않다는데 있다. 간단한 산수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고차 방정식이 얽혀있는 수학 문제여서 장기화할 것이 분명하다. 북핵이 포기된다면 사드 문제도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으나 가능성은 쉽지 않다.

다른 분야도 투자 대비 가성비가 큰 사업의 경우 철수에 따른 손실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으나 투자시설이 큰 자동차 분야는 얘기가 완전히 다르다. 최근의 자동차는 부품 수가 3만 개에 이를 만큼 복잡하고 융합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관련 산업도 큰 만큼 완성차 하나로 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따라서 각 국가에서 공장 하나 철수하는 문제도 다년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철저한 손익을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판매 네트워크와 부품 공급망 등 세계 시장에 대비한 다양한 요구가 만족하는 형태여서 그만큼 철수 결정은 규모나 연계 등 다른 분야와 완전히 다른 정도로 비대하다.

따라서 사드 발 중국 문제는 자동차의 경우는 신중하고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중국은 작년 생산된 전 세계 자동차 생산 9400만대 중 약 2800만대를 생산, 그 비중이 약 30%에 달한다. 매년 2000만대 이상을 소모하고 있어 최대 생산, 최대 소비국이다.

시장이 크다 보니 자동차를 한다는 국가치고 중국에 투자하지 않은 국가는 없다. 그러나 사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국제적인 관례나 불공정으로 판단해 감히 나서는 국가가 없다. 강대국의 논리에 따라 유탄을 맞지 않으려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냉엄한 국제 사회의 현실이다.

이 상황에서 중국에 9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현대차 그룹은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각종 문제로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방향 설정은 그룹에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몇 가지 측면에서 유심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정부가 사드 문제를 풀어주어야 하는데 가능성이 작다. 이제 반년이 지났는데 향후 반년 이상 지속한다는 전망만 나온다. 설사 조만간 잘 풀려서 해결돼도 민간까지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내년 후반기 해결이 돼도 상당 기간 여파가 지속할 것이고 이것도 국제 정세에 따라 누구도 장담 못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단발성 아이디어가 아닌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여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여기에는 철수에 대한 고민이나 일부 공장 정리에 대한 고민도 포함된다. 둘째로 중국 투자에는 물론 중국 기업과 50%씩 나누어 투자되었지만, 지금까지 투입된 시설비 등 5조~10조 원을 단기간에 회수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가장 큰 위협을 받는 부품 협력사 가장 중요하다. 동반진출한 120여 개의 국내 부품사는 물론이지만 더욱 위험한 사례가 바로 외국사 부품사다. 부품단절로 인한 공장 가동 정지가 앞으로 또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부품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악의 경우 일부 폐쇄 등도 고민해야 한다.

셋째 중국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이번 사례를 통하여 경험한 만큼 출구 전략 없는 투자는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 투자 대비 돈을 번 기업도 많지만 도리어 투자는 물론 야반도주로 몸뚱어리 하나라도 건진 투자자도 많은 것이 중국 시장이다.

예전과 달리 제조비나 인건비 등이 많이 올라 최고의 투자처로서의 이점이 많아 사라진 만큼 철저한 전략이 없으면 언제든지 같은 일이 번복될 가능성이 크다. 자본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지도부가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사적 재산이나 이윤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는 공산주의 개념이라는 것을 철저히 인지하여야 한다.

 

지금과 같이 정경 일체가 되어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사례는 언제든지 가능하고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방법은 의미가 없다. 넷째, 분명히 중국 시장은 세계 최고의 시장이고 기회도 많다고 할 수 있으나 위험도 가장 큰 국가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유 없이 단속을 당해도 제소의 의미가 없고 압수를 당해도 쳐다만 보아야 하는 곳이 중국이다. 그래서 중국은 세계 시장이 아니고 별도의 시장으로 관리하고 가성비를 따져서 철저한 출구전략과 함께 완벽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다섯째 현대차 그룹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선택요소가 한정되어 있고 방법도 거의 없다. 가성비를 따질 상황도 아니어서 완성차 공장의 최소한 관리와 부품사의 연계망 유지, 그리고 딜러 판매망의 이탈 관리 등 현시점에서 할 방법을 최대한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중국 시장용 공장이었으나 해외 제 3세계 수출 망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출을 통하여 영향을 덜 받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한중 FTA에서 자동차 분야는 빠져 있지만 향후 중국산 현대차 자동차가 국내로 역수입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여섯째 이미 중국발 민간 차원의 손실은 따지기 힘들 정도로 커지고 있다. 방정식이 복잡하나 우선 정부의 책임이 큰 만큼 남의 일이 아닌 내일이라는 생각으로 문제를 푸는 방법을 마련하여야 한다. 아예 문제가 커진 만큼 늘어지는 일이 없게 묶어서 일괄 타결하는 방법을 마련하여야 한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뭉칠 때 우리는 힘들었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이 뭉치고 있는 시기에 우리는 최고의 발전을 이루었다. 지금은 중국을 G2라 불릴 정도로 세계로 확장되는 시기인 만큼 우리는 위축되고 있다. 위기가 크게 다가오고 있는 만큼 고슴도치 전략으로 우리의 생존을 지켜야 하는 시기이다.    

약소국의 비애이다. 역시 국제 사회는 강대국의 논리로 움직이는 약육강식의 냉엄한 시장이다.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인질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비참한 현실에서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국방력의 확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지도자들의 냉철하고도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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