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디젤차 퇴출 분위기 '푸조'는 어쩌나

  • 입력 2017.08.10 08:0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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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은 경유 사용차(디젤)로 성장했다. 2003년 푸조가 포문을 연데 이어 폭스바겐이 시장을 키웠고 우리나라에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전세계적으로 드문 고성장을 달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7년 상반기 기준 독일 브랜드의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95만655대(상용차 제외)로 50여 개의 전체 브랜드 등록 대수 174만6340대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 디젤차의 높은 연료 효율성을 앞세워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2015년 9월 불거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2016년 디젤차 신규등록 비중이 전년 대비 21.2% 감소한 13만2279대에 그쳤고 올해 7월까지의 누적 통계에서도 20.2%가 감소한 6만6982대를 기록했다. 지금의 추세로 보면 디젤차의 연간 판매 대수는 10만대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2016년 기준 가솔린 모델은 전년 대비 16.1%, 하이브리드 모델은 66.1% 증가했다. 7월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도 가솔린 38.7%, 하이브리드는 59.4%로 급증했다. 연료별 점유율에서도 디젤차는 2015년 68.8%에서 지난해 58.8%, 올해 7월 기준 49.3%로 50% 벽이 깨졌다.

규제 강화에 이어 아예 퇴출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디젤차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2030년부터 디젤은 물론 가솔린까지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는 이미 비슷한 정책이 결정됐거나 추진되고 있다. 디젤차가 퇴출 위기에 내몰리면서 특히 수입차 시장의 구도와 판세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디젤차를 주력으로 하는 몇 개의 브랜드는 영업현장을 중심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푸조 딜러 관계자는 “전시된 모델, 팔고 있는 모델이 전부 디젤차”라며 “당장은 아니겠지만, 판매금지니 규제니 하는 얘기들이 자꾸 나오면서 영업 쪽이나 우리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디젤 승용의 시장을 개척한 푸조는 현재 팔고 있는 5개 차종 15개 모델에 블루 Hid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그리고 일본 브랜드와 비교하면 가솔린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자동차 등도 사정이 비슷하다. 푸조 딜러 관계자는 “가솔린 모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수입사 얘기만 믿고 있기에는 디젤차 퇴출 분위기가 너무 거세고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며 "업종 전환까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디젤차가 퇴출 위기에 몰리면서 브랜드의 생존을 걱정해야 골칫거리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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