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G4 렉스턴, 우린 죽기 살기로 만들어요

  • 입력 2017.07.11 07:43
  • 수정 2017.07.11 08: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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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올해 G4 렉스턴, 오른쪽은 지난 해 4월 티볼리 조립 라인에  붙어 있던 게시판이다.

[평택] 장맛비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한 지난10일, G4 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의 마지막 공정이 이뤄지는 조립 3라인 입구에 들어서자 오래전 낯이 익은 게시판이 보였다. 지난해 4월, 티볼리를 생산하는 조립 2라인 입구에서 봤던 것과 비슷했다.

티볼리 성공을 위한 우리의 결의, 고객 감동, 명차, 신화창조 등 쌍용차가 티볼리에 어떤 기대와 염원을 가졌는지 담은 글들이 빼곡했던 게시판이다.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조립 3라인 게시판에는 티볼리의 성공을 경험한 탓인지 여유가 있고 자신 있는 글이 많이 보인다.

최상의 명차, 최고의 자부심, 무결점, 세계로 힘차게 달려라. 그중에서도 ‘와 이제 왔노! 사즉생의 각오로 영욕의 세월을 넘어 영원히 기억될 명차로(G4 렉스턴)을 함께 만듭시다(여동초)’는 2009년 노조의 공장 점거로 시작됐던 쌍용차의 지난 부침이 그대로 담겨있는 것 같아 눈에 박혔다.

1979년 준공된 시설, 비까지 내리면서 공장 전체 그리고 시설은 낡고 음산해 보였다. 그러나 G4 렉스턴을 만들어 내는 쌍용차 평택공장은 티볼리를 막 만들어 내기 시작했을 때 이상의 활기로 가득했다. 완벽한 품질의 G4 렉스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조립 3라인은 지난 해 공정 전체를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생산 효율성 공정에는 메인 벅 시스템(Main Buck System)을 적용해 4면 회전 방식으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프레임 보디와 모노코크, 전륜과 후륜 그리고 사륜구동 방식 등 다양한 차종과 구동 방식의 혼류 생산이 차질없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차체 공정에도 스팟 용접 자동화를 기존 66.4%에서 100%로 전환하고 차체 외관의 주요 부품 장착 공정도 기존 컨베이어 라인에서 작업자가 투입되던 방식을 역시 자동 장착 공법으로 바꿨다. 쌍용차가 조립 3라인의 공정 개선에 공을 들인 것은 자동차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외관의 품질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조립 3라인은 앞으로 더 바빠질 전망이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은 “조립 3라인은 1교대로 G4 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를 연간 4만5000여 대를 생산하고 있지만, Q200(픽업) 생산이 시작되면 2교대로 전환해 5만 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62.1%인 가동률도 66%로 높여 필요하다면 아직 완료되지 않은 복직 문제도 추가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메시지도 내놨다. 향후 7인승 G4 렉스턴,  그리고 코란도 스포츠의 후속인 Q200 등 신차 양산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

송 상무는 “7인승 G4 렉스턴은 하반기, Q200은 2018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추가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대주주인 지난해 이사회에서 승인된 전기차 개발도 2020년 시판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 직원은 늘어난 작업 강도와 근무시간을 오히려 반기고 있다. 조준구 직장(조립 3팀)은 “직원들이 회사가 직면한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고, 처우 개선을 위해 회사가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잔업, 특근을 하면 급여도 많아져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티볼리 출시에 맞춰 방문했을 때의 쌍용차 평택 공장 분위기가 ‘뭔가 해보자’는 분위기였다면 이날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뀌어있었다. 게시판의 '사즉생의 각오'에 대해 또 다른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한이 있어야 판소리 잘한다면서요. 우리 현장 직원은 진짜 죽기 살기로 차를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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