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도 많은 디젤차, 꼭 죽여야만 하나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 입력 2017.06.11 07:53
  • 수정 2017.06.12 10:02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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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젤차 비중이 70% 이상인 유럽에서는 디젤차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는 LEZ(Low Emission Zone) 제도 시행 국가가 늘고 있다.

2030년 디젤차 운행중지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다.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으면서 친환경차를 활성화하고 임기 내 260만대의 전기 이륜차 보급도 친환경 정책 공약으로 내 걸었다. .

디젤차는 2년 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 클린 디젤이라는 거품이 빠졌지만 지난 120여 년간 가솔린 엔진과 더불어 인류 발전에 괘를 같이한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DPF 같은 다양한 배기 후 처리장치가 사용되면서 친환경차의 면모를 갖추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 노후화된 디젤차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퇴로에 대한 언급이 나올 정도로 위축됐다.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고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디젤차를 터부시하는 인식과 정책이 봇물처럼 나오기 시작했다.

요즘 디젤차는 배기 후 처리장치 장착으로 엄격한 환경기준인 유로6를 만족시킬 수 있으나 장치가 노후화되면 기능이 떨어지거나 고장이 나게 되면서 그대로 유해 가스는 물론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된다.

디젤차 최강 기술국이자 공급처인 유럽도 이제는 노후화된 디젤차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도심 진입을 제한하는 수도권 운행 제한 제도인 LEZ(Low Emission Zone)를 시행하는 도시가 3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1.5톤 또는 2.5톤 이상 노후 디젤 트럭이 주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승용차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수년 사이에 디젤 판매 비중이 70%까지 증가한 국내에서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되면서 50% 수준으로 줄었다.

친환경차 인센티브 정책이 강화되고 상대적으로 디젤차에 대한 규제가 점차 많아지고 있어 시장 규모는 점치 축소될 전망이다. 국내 미세먼지 문제의 약 20~25%를 차지하는 자동차는 이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는 분명하다.

이 중 노후화된 디젤차는 정책의 핵심이며 여기에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보급이 확산되고 있고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입장에서는 친환경차가 더욱 확산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 최근의 디젤 엔진은 엄격한 환경 기준인 유로6에 대응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 엔진보다 적게 배출된다.

전기차의 보급 활성화도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사례다. 그럼에도 2030년 디젤차 퇴출은 불가능한 공약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 디젤차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선택이다. 가솔린 대비 유류가격이 약 15% 저렴하고 연비도 20% 이상 높아서 경제적 가치의 우월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 및 규제가 불안하게 다가오면서 새롭게 디젤 신차를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아직은 가장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 분명한 것은 디젤차가 이번 정부도 그렇고 후대에도 장미빛 전망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 개선 부담금 제도도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고 경유값 인상 등도 부담스러우며, 도심지의 진입 규제 등 승용 디젤차 소유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정책은 확실히 많아질 것이다. 건설 기계 등 특수 영역도 점차 전기 건설기계 등이 개발되고 선을 보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규모 출력과 경제성 등 여러 면에서 아직 디젤엔진은 독보적인 영역을 갖고 있다. 따라서 2030년 디젤차 운행 중지는 어려워도 판매에 제한을 두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 지금의 속도로 보면 친환경차의 개발속도는 더욱 빠르고 거세질 것이다.

이 속도를 고려하고 국제 환경 기준이 강화되면 지금부터 13년 후 승용 디젤차 판매중지는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이미 2025년 모든 내연기관차 판매 중지를 선언한 노르웨이에 이어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석유자원이 존재하는 한 디젤차는 운행될 것이다. 친환경차의 경쟁력이 더욱 커지면서 대체보다는 점유율을 늘리면서 영역을 넓히겠지만 수십 년간은 내연기관차와 각종 친환경차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다양한 차종이 중첩되는 시기가 된다.

파리기후협약이나 트럼프 등과 같은 지도자의 석유로의 회황, 한미 FTA 개정 등 각종 요소가 버무려지면서 다양한 복합 요소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의 현재와 앞으로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미래 먹거리와 환경이라는 주제는 우리의 경제와 건강이라는 요소를 좌우하는 요소인 만큼 현명하고 치밀한 전략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디젤차도 그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전체를 보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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