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30i의 달달한 휘발유 맛도 좋았다

  • 입력 2017.06.05 08:57
  • 수정 2017.06.08 06:2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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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실적을 보면 BMW는 12년만에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를 벤츠에 내줬다. 벤츠 S 클래스, E 클래스가 연타석 홈런을 쳤고 BMW가 신차 투입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BMW는 7세대 5시리즈가 이런 수모를 안긴 벤츠 E클래스를 겨냥해 작심하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대한 만큼, 7세대 5시리즈는 이런 걱정을 말끔하게 씻고도 남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3월 본격 판매가 시작되면서 BMW 월간 판매대수를 6000대 이상으로 끌어 올렸고 4월에는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아직은 3시리즈 볼륨이 가장 큰 상황이지만 5시리즈가 힘을 보태면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 질 전망이다. 

판매 비중이 큰 디젤 모델이 최근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수입차 시장 성장을 주도한 디젤 모델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또 환경 문제와 규제 때문에 많이 위축된 탓이다. BMW 뿐만 아니라 벤츠 등 유럽 그리고 독일 브랜드는 따라서 가솔린 모델 라인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내ㆍ외관에 눈에 띄는 것은 없지만 디테일한 변화가 많고 첨단 사양의 종류와 적용 범위는 이전 세대와 확연한 차이가 난다. 배기량 1998CC 4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530i다. 외관은 키드니 그릴, 그리고 낮고 긴 후드와 루프라인 같은 BMW 세단의 특징적인 것들은 여전하다. 

자세히 보면 몇 가지 변화가 있다. 우선 키드니 그릴의 양 끝단이 날카로워졌고 두툼한 크롬으로 테두리를 마감했다. 헤드라이트 디자인도 변화를 줘 보일듯 말듯한 고급스러운 맛이 보태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장·전폭·전고(4936mmㆍ1868mmㆍ1479mm)가 각각 29mm, 8mm, 15mm 늘어났다. 

그러면서도 115kg 감량에 성공했고 축간거리도 7mm 늘어났다. 실내는 7시리즈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화려해졌다. 10.5인치나 되는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들어온다. 해상도나 시인성이 좋은데다 제스처 컨트롤 또 음성 인식, 콘솔 다이얼 패드까지 있어 상당히 유용하고 안전하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설정이 가능하다. 

 
 

디지털 방식의 센터페시아는 주행 모드에 따라서 컬러와 표시 정보가 바뀐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속도 표시가 강조되고 배경은 강렬한 레드가 강조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최고다. 표시되는 그래픽이 크고 선명해졌고 속도, 길안내, 제한속도, 단속 카메라 같은 정보들이 또렷하게 표시된다. 

공간은 부족한 것이 없다. 시트 포지션이 낮고 감촉도 좋아서 앞열이나 뒷열 모두 최적의 공간 그리고 거주 편의성을 제공한다. 5시리즈를 작심하고 만들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한국 사양의 모든 트림에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 적용되서다.

실내ㆍ외에서 뭔가 당당하고 단단하고 또 역동적으로 보이는 차별화된 느낌들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530i는 252마력과 3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제원상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6.2초(xDrive), 시승에서도 비슷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발진 성능보다 가속 중반대부터 꾸준하게 속력을 높여주는 특성이 있다. 530i도 이런 특징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핸들링 그리고 라이드 성능은 이전의 5시리즈보다 안정성면에서 진일보했다고 봐도 좋다. 

조금 과격한 조향에도 차체고 뭐고 흔들리는 것이 전혀 없다.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피드백도 분명해 운전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부드럽고 정직한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여기에 가솔린 차답게 조용한 것도 530i의 장점이다.

5시리즈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반자율주행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 차선을 유지하고 전방 장애물을 감지하거나 후측방 사각지대 정보를 알려 주는 기능에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추가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시스템이다.

 
 

스티어링 휠 리모콘으로 작동을 하면 운전대나 페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앞차하고의 안전거리, 주행차로를 지키면서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가며 주행한다. 낮은 속도에서는 자율주행 모드가 길게 유지되지만 속도가 높으면 20초 정도 됐을 때 운전대를 잡으라는 표시가 들어오고 그래도 잡지 않으면 경고음이 들인다. 

100% 믿을 만 성능은 아니다. 복잡한 시내에서는 간혹 엇나가는 거동이 나타나고 횡단보도나 차선이 복잡하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따라서 복합한 시내에서는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지정체가 심한 고속도로나 전용차로에서 아주 유용하다.

530i는 의외로 디젤 못지 않은 감각적인 주행 질감을 보여준다. 연비도 나쁘지 않다. 복합 기준 14km/ℓ면 동급의 다른 가솔린 세단보다 나은 편, 따라서 부드럽고 정숙한 가솔린의 맛까지 더해진 5시리즈의 가솔린 모델도 디젤 못지 않은 만족감을 충분히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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