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달랐다, 우직한 크루즈 vs 부드러운 아반떼

  • 입력 2017.05.25 16:4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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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크루즈와 현대차 아반떼, 두 앙숙이 25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격돌했다. 시장 지배력에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지난 3월 본격 출고 이후 월평균 1800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크루즈와 준중형 대표 모델 아반떼가 ‘비교 테스트’를 했다.

이날, 사전 예고 없이 나타난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크루즈는 아반떼 이상의 벨류를 목표로 개발됐다”며 “비교 시승을 하면 크루즈의 퍼포먼스와 핸들링, 테크놀로지에서 분명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가 강조한 크루즈의 강점은 독일 기술력으로 완성된 라이드 앤 핸들링, 초고장 및 고장력 강판을 대거 적용해 차체 강성을 높이고도 가벼워진 공차 중량, 1.4 터보 엔진에서 발휘되는 강력한 성능이다.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비교 테스트를 하는 것도 크루즈의 강점인 단단한 하체의 동적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이날 비교 시승은 크루즈 1.4ℓ 터보와 아반떼 1.6ℓ GDI, 기본 스펙에 차이가 나는 모델로 이뤄졌다.

쉐보레는 아반떼 스포츠 얘기가 나오자 “배기량이 다른 터보의 성능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며 “출력이나 토크 등의 수치보다는 차체 무브먼트, 균형, 엔진과 변속기, 제동으로 이어지는 동적 성능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주문했다.

그런 주문이 없어도 서킷과 슬라럼에서 크루즈와 아반떼는 판이한 성격을 보여줬다. 크루즈는 쉐보레가 강조했던 것처럼 차체 균형이 뛰어났다. 헤어핀을 강하게 공략하기 위해 브레이크 타이밍을 조금 늦게 잡아도 제동이 강해 그만큼 빠르게 가속을 노릴 수 있게 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나타나는 휠 진동, 후미 롤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슬라럼에서도 높은 차체 강성의 특징이 나타난다. 거친 조향으로 한쪽을 뭉개려고 해도 쉽게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복원도 빨라서 타이어의 비명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쉐보레는 크루즈의 차체에 74.6%의 초고장력,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기본 강성뿐만 아니라 뒤틀림 등 어떤 속도와 상황에서도 최적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알루미늄보다 무게 대비 강성 비율이 뛰어난 소부경화강(PHS·Press Hardened Steel)을 사용해 강도뿐만 아니라 필요한 만큼의 연성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기존 모델 대비 공차 중량을 110kg 줄이고도 차체 강성은 27% 향상했다”고 말했다.

 

아반떼는 크루즈와 전혀 다른 부드러운 성격을 보여줬다. 라이드와 핸들링이 순했고 슬라럼에서는 한쪽으로 조금 깊게 자세를 낮춘 만큼, 튕겨 오른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의 페달 응답성은 크루즈보다 빨랐다. 속도가 상승하는 맛도 일관성이 있다.

크루즈는 아반떼(132마력/6300rpm)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출력(153마력/5600rpm)이 저속에서 강렬하지 않았다. 헤어핀을 빠져나오고 가속을 할 때, 크루즈의 반응은 아반떼보다 답답했다. 단, 기본 모드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게 같은 코스에서 번갈아가며 체험한 두 모델의 성격은 판이했다. 쉐보레 크루즈는 1.4 터보의 까칠한 성격과 차체 안정감, 아반떼 1.6은 부드럽고 가벼운 놀림이 인상적이다.

우직하든 부드럽든, 크루즈와 아반떼의 분명하게 다른 성격은 ‘고객님’ 입장에서 보면 반가운 일이다. [용인 스피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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