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세먼지 공적 1호 '경유차가 떨고 있다'

  • 입력 2017.05.16 09:32
  • 수정 2017.05.16 09:5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을 지시하면서 수도권 미세먼지의 대표적인 유발원으로 지목된 경유차와 관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6월 한 달 8기의 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는 응급대책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는 3월에서 6월까지 4개월 동안 적용할 계획이다. 이전과 차원이 다른 적극적이고 강경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때 내건 ‘2030년 개인용 경유차 퇴출’ 공약과 에너지 가격 조정도 따라서 시행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경유를 사용하는 대형 화물차와 건설 장비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설치 의무화와 시내버스의 CNG 전면교체 방안도 내놨다.

현 정부가 개인용 경유차를 도로에서 완전 퇴출하려고 하는 것은 수도권 미세먼지의 약 30%가 경유차에서 나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05년 이전 등록된 노후 경유차의 대폐차 또는 저감장치 장착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에너지 가격 조정 얘기까지 나오면서 경유차의 입지가 크게 좁아 질 것으로 예상한다.경유차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가장 긴장하는 곳이 수입차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감소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판매된 22만5279대 가운데 경유차 비중이 58.7%에 달했고 올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도 절반을 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두 볼륨 메이커의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경유차 비중이 감소한 것일 뿐, 판매가 재개되면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라며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억제 정책으로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유차 라인업이 많고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 메이커의 고민이 더 크다. 휘발유 사용 모델이 거의 없는 한 수입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2030년 경유차 퇴출보다 에너지 가격 조정 얘기에 더 신경이 곤두서 있다”라며 “휘발유보다 저렴한 가격 장점이 사라지면 경유차를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경유차 억제 핵심정책으로 에너지 가격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휘발을 가격을 기준으로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최대 90% 이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오는 6월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270원대인 경유 가격이 1330원대로 오르게 된다. 기본적으로 연료 효율성이 휘발유보다 좋다고 해도 체감 부담이 늘고 내구성에서 열세인 경유차의 수요는 대폭 줄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예정대로 경유차 억제 정책을 도입하면 수입차 시장 판세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 220d, 520d 등 경유차를 앞세워 시장을 독식해왔던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재인증과 재판매를 추진하고 있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대신 하이브리드카와 휘발유차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는 반전을 기대한다.

B사 관계자는 “경유차 억제는 전 세계 공통 사항이며 따라서 우리도 내부적으로 다양한 대응책을 구상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휘발유뿐만 아니라 친환경 라인업 확장으로 시장 변화에 맞춰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유차가 대부분인 소형 상용차는 서민의 생계 수단이고 급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따른 국민의 비용 부담에 따른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