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하나로 안 터지고 속 터지는 에어백

  • 입력 2017.04.12 08:33
  • 수정 2017.04.12 09:5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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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자동차부품업체인 다카타가 에어백 결함을 숨겨왔던 협의로 미국 디트로이트 연방법원에서 2500만달러의 벌금을 포함해 소비자 피해보상금과 다카타 제품을 사용한 자동차회사의 리콜비용 등 총 10억달러를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다카타는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인 인플레이터를 30여개가 넘는 자동차회사에 공급해 왔는데 공기 중의 수분과 결합해 비정상적인 폭발로 인해 금속파편이 탑승자에게 상해를 입혀 전 세계적으로 17명이 사망하고 180여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만 4200만대 이상의 차가 리콜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약 11만여대의 차가 리콜대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3만3587대가 리콜명령을 받았습니다. 사실 다카타 뿐만 아니라 오토리브, 키 세이프티 시스템, ZF-TRW 등 관련부품 회사의 에어백 시스템과 관련한 리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에어백과 관련한 국내 리콜건수는 총 31건으로 대상차량만 17만9천741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인플레이터의 제조불량 뿐만 아니라 에어백 ECU나 충돌감지센서 불량이나 탑승자 감지센서 불량, 에어백 고정볼트 불량, 프로그래밍 오류 등 리콜 원인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에어백 관련 리콜은 대부분 다카타와 같이 운전자가 부상을 입는 경우와 달리 사전에 결함을 발견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인터넷 게시판이나 뉴스 등에서 직접적인 사고와 관련해 에어백 작동 여부를 놓고 시시비비를 논하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큰 사고였지만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리지만 제조사의 경우 에어백이 터질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운전자 당사자 외에는 사고 전후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운전자나 제조사 한쪽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사고 이후의 찌그러진 차체만 봤을 때는 충분히 에어백이 터졌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지만 사고영상을 보면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 것이 정상인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정상적인 에어백 전개 상황에서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 이것을 소비자가 직접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에어백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충돌당시의 속도나 충력량, 브레이크 작동여부, 충돌감지센서의 위치 및 종류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작동조건은 에어백 컨트롤러에 미리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도 하지요.

때문에 에어백 작동여부와 관련해 흔히 기계 및 전자적인 오류에 의한 작동불량이나 시스템 결함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눈에 띄지 않은 제조상의 결함 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드 에어백을 내장한 운전석 및 조수석 시트의 바느질 상태나 에어백 자체의 바느질 상태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어백과 에어백을 내장한 시트는 에어백이 팽창할 때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함은 물론 시트 안에서 밖으로 잘 튀어 나올 수 있도록 쉽게 뜯겨지도록 바느질이 되어 있습니다. 씨실(가로방향)과 날실(세로방향)로 서로 엮어 바느질 하게 되어 있는데 재봉틀로 바느질 하는 과정에서 실이 떨어진 경우 새 실로 교환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이중 바느질을 하거나 바느질 간격이 어긋난 경우 인플레이터가 폭발해 에어백을 팽창시켜도 에어백이 바느질을 뚫고 나오지 못하거나 늦게 팽창되어(지연 팽창) 제 구실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러한 바느질 실수를 줄이기 위해 육안 또는 레이저 스캔 등으로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거나 재봉틀에 센서를 달아 작업량을 조절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100%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밖에 수리과정에서 충돌센서 커넥터를 제대로 체결하지 않거나 관련 배선 등이 간섭을 일으키는 경우에도 만에 하나 사고 시 에어백 작동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편 운전자들은 일반적으로 에어백이 가장 안전한 시스템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에어백은 백퍼센트 운전자를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입을 수 있는 상해를 최소화해 주는 장치입니다. 안전밸트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탑승자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미칠 수 있죠, 따라서 안전운전이 최상의 안전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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