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HEV, 준대형 세단 최우선 목록 초강추

  • 입력 2017.04.06 10:47
  • 수정 2017.04.07 11:1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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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바꾼 그랜저가 예전의 위용을 되찾았다. 6세대 그랜저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1만 대에 근접하는 실적을 거뒀고 지난해 11월 이후 누적 계약자는 7만 명을 넘어섰다. 현대차 기함 역할을 하는 모델답다.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반응도 좋다. 5일 기준 1630대가 계약됐다. 올해 1만 대 판매 목표의 16% 이상을 며칠 만에 달성한 셈이다.

지난해 팔린 그랜저(HG) 하이브리드의 총 판매 대수는 6914대다. 초기 반응을 성공적으로 끌어낸 비결은 크게 4개로 압축된다. 가솔린 모델과의 디자인 차이를 없애 달라는 요구를 수용했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늘렸으며 연비와 주행 성능을 개선했고 무엇보다 가솔린 모델과의 차이를 좁히고 주력 트림의 가격을 내린 것이 주효했다. 하나를 덧붙이면 배터리 평생보증 서비스를 포함한 보장프로그램이 있다.

 

따라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외관과 실내에서 변종이라는 점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는 요소들이 많지 않다. 공력을 강조한 전용 휠(17인치), 측면과 후면에 하이브리드 엠블럼을 추가 한 것이 전부다. 실내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코르크 리얼 우드 가니쉬, 하이브리드 전용 슈퍼전용 클러스터, AVN에 전용 콘텐츠가 추가된 정도의 차이만 있다.

가솔린 모델에서 느꼈던 실내 공간의 쾌적성은 여전하다. 이전 세대보다 전폭과 축간거리를 각각 45mm, 25mm 늘여 1열과 2열의 모든 공간이 넉넉했다. 배터리가 상당 부분을 잠식했던 트렁크 용량도 일반 모델과 다르지 않은 426ℓ를 확보했다. 배터리의 위치를 2열 시트 뒤쪽에서 트렁크 플로어 아래로 위치를 바꾼 덕분이다. 시승행사가 열린 곳에 전시된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트렁크에는 4개의 골프백과 보스턴 백이 가득 실려 있었다.

 

배터리와 모터의 성능도 향상됐다. 엔진은 159마력의 출력을 내는 2359cc 직렬 4기통 DOHC MPI로 같지만, 배터리의 용량이 1.43kWh에서 1.76kWh, 영구자석형 전기모터는 35kW에서 38kW로 증가됐다. 그런 만큼 주행 중 전기모드의 개입이 이전 모델보다 활발해졌다. 가벼운 출발, 약간의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에서 타력을 이용하면 여지없이 EV 모드가 활성화되고 오래 유지된다.

봄비가 내리고 지·정체가 유독 심했던 탓인지 40여km 남짓한 편도 거리의 시승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가는 길 13.7km/ℓ, 오늘 길에서는 16.5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가는 길과 오는 길의 운전자가 달랐지만 일상의 방식으로 운전을 해도 14km/ℓ대는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 2.4(17인치) 가솔린의 연비는 11.2km/ℓ다. 배터리와 모터의 수준을 높인 것 말고도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 앞서 얘기한 하이브리드 전용 공력 휠, 액티브 에어 플랩, 범퍼 양 끝단의 에어 블레이드, 그리고 0.27cd의 공기저항계수가 기여한다. 

부드럽고 정숙하게 달리는 맛도 일품이다. 출발할 때의 느낌은 이전 모델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다. 전기모드에서는 다소 거칠게 반응하고 엔진 모드에서는 부드러운 감각으로 세팅되면서 이질감을 없앤 것도 눈에 띈다.

 

엔진과 전기로 모드가 전환될 때의 느낌이 자연스러워졌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모든 구동계가 날카롭게 반응하고 차체의 거동까지 묵직해진다. 빠르게 출발하고 가속 할 때의 느낌이 가솔린 모델과 같지는 않다. 이런 것까지 요구한다면 하이브리드카는 어떤 차급, 차종을 가리지 않고 선택할 차가 아니다.

고속에서 보여주는 핸들링은 맛깔스럽다. 매서운 코너는 아니지만, 자유로의 진출입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회전각을 수용하는데도 비에 잔뜩 젖어 있는 노면을 놓치지 않고 균형도 잃지 않는다.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로 전후 서스펜션을 구성하고 댐핑 스트로크를 짧게 잘라주면서 차체의 바운스는 지나치게 부드럽거나 단단하지도 않게 나타난다. 

 

정지해 있을 때, 고속으로 달릴 때 보여주는 정숙성은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가진 여러 장점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다. 도어 3중 실링, 엔진 커버 흡음재, 이중접합 차음유리, 부밍제어로직으로 낮은 엔진회전수, 그리고 고속으로 달릴 때 진동과 소음을 말 그대로 획기적으로 차단시켰다. 차체를 때리는 비의 매질만 작은 소리로 들렸을 정도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계약자의 70%가 선택했다는 스마트 센스는 빗길에서도 정확하게 자기 역할을 해낸다. 주행 조향 보조, ACC, 부주의 운전경보, 스마트 후측방 경보, 스마트 하이빔, 어라운드 뷰 모니터로 구성된 스마트 센스는 육안으로도 식별이 어려운 차선을 정확하게 인식해 경고하고 앞차와의 간격 유지, 측방 장애물 인지 등의 기능을 문제없이 수행해 냈다.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엔트리 트림 프리미엄의 가격을 26만 원 내렸다. 완전변경이 이뤄졌고 이런저런 첨단 사양이 추가된 것을 살피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여기에 배터리를 평생 보증하고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은 10년 20만km까지 무상 보증한다. 중고차 가격을 보장하고 마음에 안 들면 바꿔주거나 다른 차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준대형 세단이 당신의 구매 목록에 있다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초강추한다. 프리미엄 트림 기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3540만 원(세제 혜택 후), 가솔린은 3175만 원으로 가격차이는 365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도 참고하기 바란다. 스포티한 맛을 아주 조금 포기한다면 연비에서 나오는 경제성, 10년(20만km)이라는 시간 동안 제공되는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 무상보증은 분명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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