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타느니 프라이드 디젤차 몰겠다”…왜?

LPG값 L당 평균가 1143.78원 사상최고… 업계 시름

  • 입력 2012.03.09 11:23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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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연료’ 액화석유가스(LPG)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LPG의 최대 장점이 저렴한 값인데, 가격이 훌쩍 올라 더는 싸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LPG 전국 평균가는 L당 1143.78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10년 전인 2002년 L당 457.69원과 비교하면 2.5배로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1.6배로 오르는 데 그쳤다.

이렇다 보니 한때 높았던 LPG 차량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LPG차는 그동안 택시, 렌터카 및 장애인용으로 허용됐고 일반인은 LPG를 쓰는 레저용자동차(RV), 배기량 1000cc 이하 경차, 하이브리드차만 살 수 있었다.

그러다 정부가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고민하는 서민들을 위해 지난해 11월 중고 LPG차의 일반 판매를 허용했지만 구매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업계는 “준대형 세단이 최고 인기 차종이지만 LPG 준대형 세단을 사느니 차라리 경유 소형차를 사겠다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업체 카즈가 운전자 344명을 대상으로 “LPG ‘그랜저TG’와 경유 ‘프라이드’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느냐”고 묻자 54%가 “경유 프라이드를 사겠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50km를 달릴 때 한 달 기름값이 LPG 그랜저TG는 22만 원, 경유 프라이드는 16만 원으로, 경유 프라이드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카즈는 “경유가 LPG보다 L당 700원 이상 비싸지만 최근 LPG 가격이 오른 데다 연료소비효율은 LPG차가 경유차보다 크게 떨어져 경유차가 더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LPG차 신규 등록대수도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1월 신규 등록대수는 1만4963대로, 지난해 1월보다 300대가량 적었다. 협회는 2010년을 전후해 LPG차의 폐차 시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LPG차의 감소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친환경성이 크게 강화된 ‘클린디젤’(청정 경유)의 출현 역시 LPG 업계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클린디젤을 앞세워 LPG를 쓰는 택시시장에 경유차를 도입하려고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대구지역에서는 디젤 택시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대한LPG협회는 “해외에서는 친환경 LPG차 보급지원책 덕분에 LPG차 시장이 해마다 9%씩 성장하는데 우리만 역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연료별 보조금 정책을 도입해 친환경 LPG차 보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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