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화재, 10대 중 8대 주차 후 10분 이내 발생

  • 입력 2017.03.15 09:12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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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최근 르노삼성차를 비롯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FCA코리아, FMK 등이 판매중인 17개 차종, 9만 7여대에 대해 리콜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 XF는 연료호스와 차체의 간섭으로 연료호스가 손상되어 연료누유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발견되었으며, 재규어 XE 디젤사양 또한 연료냉각장치의 조립불량으로 연료누유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있어 각각 837대와 85대의 차량이 리콜 사유가 되었습니다.

FMK가 판매중인 마세라티 기블리 S Q4 등 4개 차종(536대)도 저압연료호스 제작결함으로 연료누유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지난 2월 한불모터스에서 수입·판매한 푸조 308 2.0 블루HDi 등 4개 차종 883대의 승용차가 연료파이프의 결함으로 연료가 새어 나와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발견되어 리콜 명령을 받는 등 최근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화재발생 원인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사실 자동차 화재사고는 지난해 BMW코리아가 판매중인 승용차가 주행중 잇달아 발생한 화재사고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해당 차에 대한 제작결함 조사에 착수해 연료호스의 제작공정상 결함으로 균열이 발생, 연료가 누유될 수 있는 것을 확인 및 화재발생가능성이 존재함을 밝혀내고, 연료호스 결함으로 인한 차량 화재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BMW코리아 측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BMW코리아 측도 연료호스 균열의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누유로 인한 화재발생의 가능성은 없으나, 주행 중 시동꺼짐의 가능성이 있어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자동차 화재사고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연간 4천5백여 건이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자동차 화재사고는 지난 2006년 6117건에서 2011년 5202건, 2015년 4605건으로 나타났습니다.(참고로 교통사고로 인한 화재발생 건수도 연간 500여회 이상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자동차 화재사고는 연료계통 결함뿐만 아니라 기계적인 원인과 전기적인 문제, 담배꽁초 등에 의한 실화, 방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전체 발생건수의 80% 이상이 주행중일 때보다는 정차 또는 주차 후 10분 이내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행 중인 경우에는 엔진룸 내부로 바람이 들어오므로 엔진 내부에서 화염이 발생하더라도 바로 꺼지거나 쉽게 화재로 전이되지 않을뿐더러 바람의 영향으로 연기가 흩날려 화재발생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화재분석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또한 정차 또는 주차 중인 경우에는 주행중일 때 보다 엔진룸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량이 적어 엔진룸 내부의 온도가 상승하게 되기 때문에 화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전기배선 등 엔진룸 내부의 가연성 물질이 대부분 난연성 제품이므로 화염이 서서히 확대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자동차화재 분석전문가들은 연소의 강약(화재로 인해 피해 정도를 판별)과 불이 번져간 방향(연소확대 방향),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발화가 처음 시작된 곳을 예측하고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추측한 다음 화재와 관련이 없는 부분을 제외시켜 나가면서 발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원인을 규명하는 방식으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주행이나 주정차 등 엔진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는 연료파이프의 연료누설이나 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변속기오일, 파워스티어링오일 등의 오일누유, 엔진오일 및 변속기오일의 부족, 라디에이터 팬 고장 등 엔진냉각장치의 이상으로 인한 엔진과열, 배기관 및 촉매의 과열, 배터리 단자의 체결불량, 전기배선의 단락(합선) 여부 등이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엔진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차량 실내의 담뱃불 등으로 인한 실화나 배터리와 시동모터, 알터네이터, 비상등, 경음기, 미등(안개등), 실내등과 같은 상시전원(시동이 걸리지 않더라도 전기가 공급되는 것)이 연결된 시스템 관련 배선의 단락, 차량 주변의 화재로 인한 전이 등 외부적인 요인, 방화 등을 주요 화재원인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민안전처의 화재발생 현황 통계에 의하면 전기적인 결함과 기계적인 결함이 자동차 화재사고 원인의 절반 이상(2013년 54%, 2014년 56%, 2015년 57%)을 차지하고 있으며 방화 또는 방화의심 건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여회 이상 자동차화재사고 분석업무를 해 온 한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차량이 전소된 경우 화재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경험적으로 봤을 때 80% 이상이 주정차 때 발생하고 있으며, 원격시동장치를 잘못 장착해 스타트모터에 지속적으로 전원이 공급되어 과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등 전기적인 문제나 연료나 각종 오일이 배기관 등에 떨어져 화재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실내 또는 엔진룸 내부에 라이터 등을 일부러 놓거나 타이어 밑에 불이 붙은 신문지를 놓는 등 인화성 물질을 이용한 방화사례도 다수 발생한 바 있다”고 귀띔합니다. [김아롱 기자=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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