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쿠가, 기본기 못지않게 중요한 감성 상실

  • 입력 2017.02.21 13:41
  • 수정 2017.02.24 10:0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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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티구안과 세그먼트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드 쿠가의 페이스 리프트를 시승했다. 유럽 포드가 유럽을 위해, 유럽에서 만든 SUV, 그러나 현대차 패밀리룩과 흡사한 전면부 때문에 생김새의 유럽 냄새는 진하지 않다.

다행스럽게 공기의 흐름에 맞춘 키네틱 디자인의 측면 보디와 보닛의 캐릭터 라인, 루프의 라인을 앞쪽으로 기울여 실루엣이 역동적이다. 그릴과 램프류 면적은 최소화됐다. 공기저항에 대응하는 효율성, 그리고 보기에도 좋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은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LED와 HID로 업그레이드됐다.

실내의 변화는 크지 않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가 버전 3로 업그레이드된 정도다. 쿠가의 몸집은 티구안보다 크다. 따라서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2690mm)도 커 바라만 봐도 숄더뷰에 여유가 있다.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도 낯이 익다.

 
 
 

레이아웃이 토요타 SUV와 흡사하고 에어벤트를 조절하는 다이얼이 기괴할 정도로 크다. 센터 모니터 하단의 보이지 않는 곳에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것 같은 에어벤트가 있다. 인테리어에 사용된 소재와 허술한 마감은 불만스럽다.

값싼 플라스틱 패널과 크롬 대신 무광 메탈 가니쉬로 마감이 됐고 어딜 봐도 중급 이상의 고급스러운 소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실내 여기저기 깊고 넓은 단차까지 보인다. 변속기를 P에 위치시키면 공조 버튼을 작동하기 어려운 불편까지 따라온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축을 값싼 비닐 소재로 대충 씌어 놓은 듯한 마무리도 소홀해 보인다. 시승차 쿠가 트렌드의 가격은 3990만 원, 기아차 모하비에 근접하는 이 차를 사려는 사람이 기대하는 감성 가치는 모자라도 한 참 모자란다.

 
 
 

대신 기본기는 뛰어나다. 2.0 4기통 TDCi 디젤엔진은 3500rpm에서 최고출력 180마력, 2000rpm에서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6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조합된다.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습식 듀얼클러치를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당연히 연비에서 손해를 봤고 이 때문에 복합연비는 12.4km/ℓ(도심 11.3, 고속 14.1)로 티구안(12.7km/ℓ)에 살짝 밀린다. 이에 대한 보상이 매끄러운 변속감이다. 오일을 사용하는 듀얼 클러치의 특성상 변화무쌍하게 가속페달을 다루고 패들 시프트를 갖고 놀아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속력을 끌어 올리는 느낌도 좋다. 가속페달을 빠르게 밟아도 태코미터와 스피드미터의 게이지가 일정하게 그리고 호흡을 맞춰가며 상승한다. 변속 스트레스도 없다. 2000rpm에서 발휘되는 최대 토크가 차체를 밀어내고 또 끈기있게 이어진다. 출발하고 속도를 높이는 모든 과정이 만족스럽다.

 

섀시는 단단한 편이다. 포드 코리아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강조했지만, 높이가 낮은 과속방지턱의 충격도 꽤 강하게 전달된다. 나쁜 것은 아니다. 단단한 섀시는 주행 안정성, 그리고 일반적인 도로에서의 운전 피로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요철 구간에서 적당하게 속도를 줄이면 될 일이다. 또 하나 코너링과 핸들링의 수준이 매우 높다. 디퍼렌셜의 세팅이 예민하고 스티어링 휠의 피드백이 분명해 굽은 길의 노면을 단단하게 움켜지고 빠져나간다. 

 

쿠가에 탑재된 인텔리전트 AWD는 일상적인 주행은 네 바퀴의 동력으로 움직이고 가속의 정도에 따라 전륜에 더 많은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달리는 맛, 정숙성을 포함한 승차감 등 기본기는 매우 뛰어났다.

반면, 어댑티트 크루즈 콘트롤과 앰비언트 라이트, 핸즈프리 테일 게이트 등의 고급사양을 갖추려면 550만 원의 추가 비용을 주고 티타늄 트림을 사야 한다. 트림 간격과 가격, 사양의 차이가 너무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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