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가 부진한 내수 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반면 경차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들어 지난 1월과 2월 경차 판매는 3만3762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3만1011대보다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내수 판매는 소폭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와 상용차인 다마스, 라보를 합쳐도 경차 모델의 수가 다른 차급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중 증가세가 다른 차급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경차는 16만579대가 팔려 전체 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이 13.8%였으나 지난해에는 15.4%로 증가했고 올해 1월과 2월 누적 판매 대수에서의 비중은 14.77%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월 평균 판매대수는 지난 해 1만5505대에서 1만6381대로 증가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경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고유가 탓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경제성을 먼저 따져보는 선진국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최근 출시된 경차의 경우 고급형 사양이 대거 적용되면서 상품성이 크게 높아졌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올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국산 신차가 기아차 K9, 현대차 싼타페 후속 등 대형차 위주여서 경차 시장을 위협할 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일 사상 최대치로 상승하고 있는 가솔린 가격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져 경차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차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완성차 업체는 수익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 2월 승용모델 전체 판매량 가운데 모닝과 레이의 판매 비중이 52%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모닝과 레이가 기아차 협력업체인 동희오토에서 전량생산돼 공급되고 있는데다 워낙 마진이 적어 판매 비중이 높아진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 없게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볼륨 확대의 측면에서 어떤 모델이든지 많이 판매되는 것을 꺼려할 필요는 없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모델의 판매를 늘려나가기 위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경차의 수익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기아차의 경우 경차 판매 증가로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형, 중형 또는 그 이상의 차급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소비자를 확보하는데 경차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