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경차답지 않은 車 '레이', 묘한 매력 발산

시야, 연비 등 디테일한 부분의 개선도 필요

  • 입력 2012.02.27 11:3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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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에서 기아자동차 레이(RAY)가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쏘울에 이어 정통 박스카를 표방한 레이의 등장은 언제부터인지 도심에 색다른 풍경을 가져다주기 시작했고 그만큼 눈에 보이는 회수도 많아졌다.

레이는 지난 해 12월 출시된 이후 2월까지 1만3800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경차 모닝이 2만1000여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레이는 경차 시장을 확대하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지난 해 모닝의 월 평균 판매대수는 9000대, 그리고 레이가 가세한 이후 모닝을 합친 기아차 전체 경차 판매는 월 평균 1만1600대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돌한 디자인...시선집중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3개월이 다 돼가지만 레이는 여전히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다. 네모 타입의 당돌한 박스형 디자인에 높은 전고, 시원스럽게 배분된 측면에서 당돌하고 엉뚱하지만 레이 특유의 차별화된 개성이 잘 베여있기 때문이다.

전면부에 안개등을 바로 세우고 과장스럽게 디자인된 휠 하우스는 레이의 핸디캡인 작은 차체의 부담을 제법 효과적으로 덜어주고 있다. 좁은 전폭이 그대로 드러나는 전면과 달리 측면은 미니밴처럼 크고 시원스럽다. 조수석 쪽은 B 프레임이 없는 독특한 구조인데다 슬라이딩 도어와 앞 문이 90도까지 열리는 개방성으로 유모차는 물론이고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승객의 승하차가 쉽고 안전하도록 했다.

B프레임이 없는 구조가 측면충돌과 같은 사고상황에서 안전상 취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도어의 테두리를 초강성 철 구조물로 보강해 프레임 이상의 강도를 확보했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얕보면 큰일...수준 높은 사양

버튼 시동 스마트키, 스티어링 열선, 2열까지 적용되는 열선 시트 등 경차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편의사양도 가득하다. 실내 천장 앞 부분에 설치된 큼직한 수납공간은 뒷 열 플로어에도 숨겨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뒷 열에서 느껴지는 공간은 어색할 만큼 여유가 있다.

개방성도 탁월해 전후 좌우로 많은 시야가 확보되지만 룸 미러는 너무 높게 달려 있어 후방 시야가 제 각도에서 바라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간결하게 설계된 센터페시아도 경차에 어울리지않는 아우라를 과시하지만 비상점멸등의 위치가 너무 멀어 제대로 조작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머리 윗 공간이 충분한 만큼 거주성은 매우 뛰어나다.

 

-무난한 파워...안정적인 주행

레이는 1000cc 카파엔진에 최고 출력 78마력,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17.0km의 연비 성능을 갖췄다.

경차를 놓고 달리는 성능을 얘기하기는 좀 뭣하지만 한적한 도로에서 레이는 아주 빠르게 고속 구간에 도달 할 수 있을 만큼 꽤 만족스러운 성능을 과시했다.

응답성도 신속하고 변속감 역시 부드럽다. 넓은 개방성으로 운전을 하는 심리적 안정감도 뛰어나다. 전고, 차체의 높이가 일반적인 차량보다 높고 타이어 사이즈가 작아 걱정했던 코너링 안정감도 기우에 불과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레이는 무게 중심을 최대한 차체 하부쪽으로 설계해 주행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스펜션의 무르기도 적당한 편, 그러나 차체의 구조상 좌우 롤링보다는 상하 충격이 비교적 크게 전달된다. 다양한 시트의 구성으로 무한한 활용성을 확보했고 대형 세단보다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한 레이는 다양한 쓰임새로 경차는 물론 소형차 시장까지 위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아쉬운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몇 개의 아쉬움...또 다른 진화를 기대하며

경차에서 기대하는 연비 성능이 발휘되지 않는 다는 것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공인연비가 17.0km/l라고 하지만 도심이나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레이의 연비는 15km/l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산차의 연비가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자주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다.

연료 주유구를 열기 위해서는 운전석 도어를 열거나 작은 틈새로 닿기도 힘들게 팔을 뻗어 레버를 당겨야한다. 그리고 풋 브레이크의 페달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작동시 발이 자주 걸리는 불편도 있다.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아웃사이드 미러의 사각지대를 좁히는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전고가 높은 차체에 일반 승용차와 같은 형태의 아웃사이드 미러를 적용해 측후미 차량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또한 신호대기시 교차로나 횡단보도 전방에 있는 신호등은 상관이 없지만 정지선에 정확하게 정차해도 앞 신호등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있다. 운전석의 시트 높이를 조절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체구가 큰 운전자는 고개를 아래로 내려 신호등을 바라봐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몇 개의 불편사항을 감수하더라도 레이는 매력적인 차다. 그동안 경차가 받았던 설움이 특징적이고 개성있는 스타일에 녹아버렸고 따라서 운전자도 도로에서 전혀 꿀릴 것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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