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굴기’ 中 베끼기, 진짜보다 더 튀게 '숨은그림 찾기'

  • 입력 2016.10.13 11:47
  • 수정 2016.10.13 15:1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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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gomo 330

중국 로컬 메이커가 외국 브랜드의 모델을 그대로 베끼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다. 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와 맞물려 독자 브랜드간 경쟁의 강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때다.

중국의 자동차 표절은 2003년 지엠대우 마티즈를 그대로 베낀 QQ(체리자동차)가 등장하면서 노골화했다. QQ는 마티즈의 외관은 물론 크기와 실내 디자인, 구성까지 그대로 표절했다.

당시 지엠대우가 중국 정부에 디자인 특허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이때부터 중국업체들의 대담한 표절은 합법처럼 인식되며 만연되기 시작했다. 베이징모터쇼, 상하이모터쇼, 광저우모터쇼 등에 버젓이 출품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Lifan 320

만만한 브랜드로 시작한 표절은 이후 벤츠와 BMW, 포르쉐, 랜드로버, 아우디, 기아차 등의 양산차는 물론 심지어 콘셉트카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는 ‘짝퉁굴기’로 발전한다.

최근 포르쉐 마칸을 베낀 중국 쭝타이의 SR9이 새삼 시선을 끌고 있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랜드윈드의 X7은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전체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글로벌 메이커가 가장 두려워 하는 곳은 베끼지 달인 지리 자동차다. 지리 자동차는 현대차 투스카니와 토요타 수프라의 짬뽕 모델인 뷰티 레오파드(BL)를 모터쇼까지 출품했고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를 쏙 빼닮은 메리 330도 내놓은 적이 있다. 메리 330이라는 모델명도 기발했다.

요고모라는 브랜드는 기아차 모닝과 외관이 99% 이상 흡사한 330을 내놨다. 피터 슈라이어의 역작 호랑이 코 그릴까지 그대로 베꼈고 측면의 캐릭터 라인도 같다.

▲ Shuanghuan Auto Noble

중국의 자동차 표절이 예전처럼 노골적이지는 않다. 최근의 베이징, 상하이 모터쇼에는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뽐낸 곳도 상당수 눈에 보였다.

요즘 표절 자동차를 만들어 낸 브래드는 대부분 중국 내 소규모 독자 브랜드다. 북경, 상하이, 동풍, 창안, 이치 등 외국 합작사들은 감히 그런 용기를 내지 못했다.

중국 내에서 규모나 질적으로 크게 성장한 지리나 체리 등 규모가 있는 독자 브랜드가 노골적으로 외국 모델을 베끼는 일도 크게 줄었다. 오히려 수년 내 중국 업체의 모델을 표절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자동차 기술과 산업, 시장의 성장 속도가 그만큼 빨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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