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비? 하이브리드 모델 실체는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2.02.26 06:38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에 맞는 운전요령부터 익혀야

친환경차의 특징은 고연비와 저배출가스로 대변된다. 물론 최근의 모든 자동차는 고연비 특성이 없으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정도로 중요한 핵심 요소이므로 신차 개발 시 기본 요소로 중시되고 있다. 대배기량과 큰 차로 대변되는 고급 승용차도 이제는 연비가 떨어지면 소비자가 외면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를 대변하는 모델로 승용디젤차가 된 이유도 바로 고연비 특성이다. 작년 판매된 10만 6000 여대의 수입차 중 승용 디젤차가 3만7000대에 이를 정도로 이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친환경차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차도 마찬가지다.

차량 자체가 완전 무공해 자동차인 전기차의 경우 아직 여러 단점으로 완전한 양산 모델이 되기에는 멀다고 할 수 있으나 역시 관심을 갖고 있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고연비이다. 기존 유가 대비 워낙 뛰어난 상대적 유지비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친환경성을 대표하면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 바로 하이브리드차다. 완전한 무공해 자동차는 아니지만 현재의 기술로 적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자동차로 간주되어 당분간 친환경차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이를 업그레이드 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도 향후 수년 이내에 등장하면서 하이브리드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일본을 필두로 각종 하이브리드차가 각 메이커의 대표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기술적 차이와 가격 차이를 보이면서 다양한 하이브리드차가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1997년 이후 15년째 다양하게 진보된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이면서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종으로 선정될 정도로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4년 전에 기술적 적용이 약한 LPi하이브리드차 2종이 선을 보였지만 연비특성이 떨어지는 특성을 보여줬다. 작년에는 중형급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2개 기종이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독자적인 기술을 선보이면서 연비도 리터당 21Km 상회하는 우수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정도였다.

최근 이러한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물론이고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경우도 하이브리드차의 연비가 생각 이상으로 떨어진다는 불만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일반 자동차의 경우도 공인연비가 실제연비와 약 30% 이상 차이가 나고 있어서 하이브리드차라고 하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연비를 높일 목적으로 기존 휘발유차보다 훨씬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구입한 하이브리드차가 연비로 인한 장점이 전혀 없다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와 이를 변명하는 메이커의 시소 개임이 줄을 잇고 있다. 과연 생각만큼 하이브리드차는 연비가 더 나쁜 것일까? 몇 가지 요소를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우선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차량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온도나 습도 등 같은 조건에서 실험했다. 다른 차량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술적으로 속이거나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공인 기관에서 합법적으로 실험한 기록이다. 공인연비에 대한 의심은 거두어도 될 것이다. 둘째로 그렇다면 실제로 실제 연비가 많이 떨어질까?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하이브리드차의 원리를 생각하면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엔진과 모터를 겸용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운전하는 특성이 있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풀하이브리드를 적용하였을 경우 저속일 경우 처음부터 모터로만 구동하기도 하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경우 모터가 에너지를 보태주면서 더욱 많은 힘을 내면서도 동시에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면서 에너지를 절감시키는 특성이 있다.

이렇게 힘이 필요할 때 수시로 자체적으로 판단하면서 모터의 힘이 가해졌다 감해졌다 한다. 그리고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잡으면 제동 에너지를 회생시키면서 배터리에 전기에너지를 재생시켜 주기도 한다. 일정 시간 이상을 신호등 앞에서 대기할 경우 엔진이 꺼지면서 공회전으로 인한 에너지도 절감시켜 준다.

가능한 한 모터가 개입해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주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운전자는 차량만을 믿고 급하게 운전하면서도 차량이 알아서 에너지를 절감시킨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3급 운전인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를 반복적으로 하면 운전 중 모터가 개입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지게 된다.

즉 에너지를 절감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는 의미이다. 특히 우리나라 운전자는 다른 나라 운전자에 비해 급하고 거친 운전이 몸에 배어 있어 에너지 절감을 추구하기 어려운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를 운전하면 더욱 에너지 절감 특성이 사라지면서 더욱 연비가 나빠지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차의 공인연비에는 이러한 에너지 회생이나 절감에 대한 특성도 가미되면서 나온 특성인데 운전자가 급하고 거친 운전으로 에너지 절감의 기회를 모두 빼앗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일반 차량에 비하여 연비가 더욱 나쁘다고 판단하고 있다. 셋째로 결국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차의 특성을 인지하고 여유 있는 운전이 필요하다.

특히 도심지 내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서행 운전이 많은 경우 한 템포 느린 운전을 하면서 여유를 찾으면 하이브리드차는 고연비 특성을 나타낸다고 확신한다. 급하고 거친 운전은 어떠한 고연비 차량도 버티지 못하고 저연비로 전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하이브리드차는 하이브리드 특성에 맞게 운전할 경우 고연비로 응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운전해야 한다. 넷째로 운전자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심적인 기대도 한 몫하고 있다. 다른 차량에 비해 고연비 특성을 보고 고가로 구입한 차량인 만큼 기대하는 바도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연비가 생각대로 나타나지 않으니 실망감도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다섯째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고 운전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항상 강조하는 친환경 경제운전인 에코드라이브의 적용도 하이브리드차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주일 간 급하지 않게 여유를 가지고 운전을 해보면 생각 이상의 고연비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 충분히 하이브리드차의 공인연비를 넘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연비 우려는 운전자의 운전감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오늘부터라도 자신이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고연비 특성을 믿고 시험해 보자. 동시에 아직 자리매김이 부족한 에코드라이브 방법도 익히면서 에너지 절감에 대한 효과를 누려보기 바란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