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파리] 유럽은 지금 ‘디젤차 물러나고 전기차 돌격’

  • 입력 2016.09.30 14:2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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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모터쇼의 위상이 한풀 꺾인 듯하다. 29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16 파리모터쇼는 완성차 메이커가 총 63개의 월드 프리어를 포함, 유럽과 프랑스에 최초 공개되는 모델을 합쳐 110개나 되는 신차가 공개됐다.

월드 프리미어 가운데 20여 개는 생소한 프랑스 로컬 브랜드의 차량이다. 그러나 볼보, 람보르기니, 벤틀리, 애스턴 마틴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거 불참했고 유럽 비중이 큰 포드를 비롯한 미국 업체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규모가 줄었다.

프레스데이가 열린 날,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의 모습도 예년보다 한가해졌다. 모두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전시장은 남는 공간도 많았다. 그런데도 향후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각 브랜드의 전략을 알아보기에는 충분했다.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태와 강화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가솔린 모델을 전면에 내 세웠고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모델이 대거 전시됐다. 그리고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고성능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쳤다.

시트로엥 C3

유럽 브랜드의 ‘가솔린’ 띄우기

디젤로 볼륨을 키워온 유럽 브랜드는 2016 파리모터쇼를 전환점으로 잡았다. 푸조와 르노 그리고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업체는 가솔린 라인업을 경쟁적으로 확장했다.

파리모터쇼를 통해 처음 소개된 모델은 물론 기존 라인업에도 가솔린 트림이 추가됐다. 르노의 경우 닛산 나바라를 기반으로 개발한 픽업 콘셉트카 알래스칸에 2.5ℓ급 가솔린 엔진을 올려놨다. 2.3ℓ급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모델인 만큼, 실제 판매는 가솔린 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펠의 새로운 SUV KARL ROCKS은 1.0ℓ 직렬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주력으로 내 세웠고 푸조 역시 신형 3008과 5008에 가솔린 그리고 가솔린 터보 트림을 핵심으로 소개했다. 시트로엥 C3도 1.2ℓ 가솔린 엔진 라인업을 갖고 있다.

 푸조 5008

독일 업체들도 가솔린 라인업을 소개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BMW3 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2 콘셉트, 재규어 랜드로버의 신형 디스커버리도 3.0ℓ V6 가솔린 엔진을 소개했다.

기존에도 이들 브랜드의 모델에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디젤차에 밀려 구색을 갖추는데 불과했던 가솔린 모델을 띄우려는 업체의 분위기는 이번 모터쇼에서 확실히 강도가 높아졌다.

 폭스바겐 I.D

한 번 충전에 600km, ‘전기차’ 시대 온다

전기차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짧은 항속거리가 획기적으로 늘었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상당수 양산 직전의 전기차 대부분이 한 번 충전에 500km 이상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며 놀라워했다.

정 교수는 “주행거리가 늘어나면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고민과 부담이 그만큼 줄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부담이 낮춰지면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스바겐이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ID의 최대 주행거리는 370마일(595km)에 달했다. 2020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ID는 골프와 같은 C세그먼트로 폭스바겐이 계획하고 있는 2025년 전기차 판매 100만대 목표의 견인차 구실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 ZOE

메르세데스 벤츠는 500km를 주행하는 제네레이션 EQ를 내놨다. 향후 벤츠 전기차의 새로운 서브 브랜드가 될 제네레이션 EQ는 알루미늄과 탄소섬유로 무게를 줄이고 최대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69.6kg.m의 강력한 성능까지 갖췄다.

르노가 공개한 전기차 조에(ZOE)는 248마일(400km)을 주행한다. 유효 에너지 기준 22kWh인 기존 배터리의 저장용량을 두 배(41kWh)로 늘려 80km 주행에 필요한 충전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E.Q

르노 관계자는 “유럽 운전자들의 하루 평균 주행 거리가 50km 미만이기 때문에 일상적 용도로 아무 불편이 없는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기존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BMW i3는 주행거리 연장 시스템을 통해 기존 118마일에서 186마일까지 늘어났고 스마트 EV는 99마일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전기 모드 주행거리가 많게는 40마일(시트로엥 CX 페리언스)까지 발전했다.

 현대자동차 RN30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시작된 이후 유럽은 디젤차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일부 국가에서 퇴출운동까지 하고 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솔린, 전기차에 주력할 수 밖에 없고 파리모터쇼는 각 브랜드의 향후 제품 운영 전략의 변화를 볼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솔린 엔진 기술이 유럽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현대차는 시장 수요와 변화에 맞춰 언제든지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현대차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그리고 고성능 디비전인 N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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