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감성 속으로 질주, 재규어 XF 2.2D

  • 입력 2012.02.21 09:43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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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를 타고 싶지만 높은 가격 탓에 망설였던 운전자에게 스포츠 세단 XF 2.2D의 출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소비층 확대를 위해 재규어는 지난해 말 이 모델을 출시하면서 엔진을 다운사이징하고 가격을 6000만 원대로 낮췄다.

XF 2.2D는 재규어 역사상 연료효율이 가장 뛰어난 모델이기도 하다. 정부 공인연비 14.4km/ℓ에 연료탱크 크기는 69.5ℓ다. 경유 1ℓ를 1750원으로 계산할 경우 12만 원이면 가득 주유하고 약 100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료효율 뛰어나고 가격 저렴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언 칼럼은 2008년 재규어의 명성 회복을 부르짖으며 ‘XF’를 탄생시켰다. 이전 모델과 완전히 다른 개념의 디자인 및 성능을 갖춘 XF는 재규어가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기준점이 되는 모델이다. 독일차와 일본차에 밀려 겨우 명맥만 유지해오던 노쇠한 재규어는 XF 탄생을 기점으로 현대적인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재규어는 V8 5.0ℓ XFR(1억4900만 원)부터 3.0D(7590만 원)까지 5개의 XF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재규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가 더 쉽게 접근하길 바랐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내놓은 것이 2.2D 모델이다. 재규어 모델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주말을 이용해 2012년형 XF 2.2D 럭셔리 모델을 운전하고 서울을 출발해 강원 속초와 강릉 일대 약 800km를 달렸다.

항력계수 0.29 공기저항 없는 디자인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낮고 긴 차체는 ‘아름다운 고성능(Beautiful Fast Car)’을 추구하는 재규어의 상징으로, 멀리서도 재규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2012년형 XF는 이전 모델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부적으로는 재규어의 최상급 모델인 XJ를 따랐다. 헤드램프는 끝을 살짝 올리고 LED를 적용해 더욱 날카롭게 보인다. 길게 늘어뜨린 물방울 모양의 옆선은 2인승 스포츠 쿠페를 떠올릴 만큼 날렵하다. 항력계수(CD)가 0.29로 공기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 디자인이다.

 

보닛 등 일부에서 알루미늄을 사용했지만 차체 대부분은 강철이다. XJ나 XK처럼 알루미늄을 100%사용하지 않은 것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화려하다. 원목과 알루미늄트림, 천연가죽이 어우러져 고급스럽다. 천연가죽 버킷시트는 중앙에 부드러운 가죽을 덧대 몸을 포근히 감싼다. 시트의 경우 높낮이와 각도 조절은 전동식이지만, 앞뒤 조작은 수동식이다. 럭셔리 세단에서 수동으로 시트를 조절하는 것은 보기 드문 경우다.

앞좌석은 실내를 넓게 사용하려고 등받이 두께를 얇게 처리했으며, 뒷좌석은 6대 4로 분할돼 접힌다. 뒷좌석은 어른 3명이 타기에는 조금 좁은 듯하다. 트렁크 용량은 500ℓ고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920ℓ까지 늘어난다.

8단 자동변속기에 스톱&스타트 기능
스마트키를 눌러 시동을 걸자 기어박스에 감춰진 동그란 버튼식 변속레버가 올라왔다. 금고 다이얼처럼 가볍게 돌리면서 주차(P), 중립(N), 주행(D), 스포츠주행(S)을 선택하면 된다. 실내등과 글로브박스는 터치식이고, 대시보드의 송풍구는 공조장치를 작동하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신형 2.2 AJ-i4D 직렬 4기통 터보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에 최대토크 45.9kg·m을 발휘한다. 세계 최고의 변속기 제조 전문업체인 독일 ZF가 만든 8단 자동변속기에 재규어 최초로 인텔리젠트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을 적용했다. ZF는 세계 최초로 9단 변속기를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금요일 밤 늦게 서울을 출발해 11시 30분경 서울 춘천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낮 시간대와 달리 시야는 어둡지만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 시험주행을 하기에 적당했다.

 

XF 시리즈 중 유일한 8초대 제로백
배기량이 큰 다른 XF 모델과 비교할 때 2.2ℓ 엔진은 작아 보였다. 제로백(정지→100km/h)은 8.5초로 XF시리즈 중 유일하게 8초대를 넘긴다. 실제로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가속감에서 다른 모델과 분명한 차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동급의 경쟁 세단과 비교한다면 부족함이 없다고 봐야 한다. 안전최고속도는 225km/h다.

고속도로에서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지만 넓은 영역을 가진 높은 토크 덕에 속도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고속으로 갈수록 부드러운 가속이 이뤄졌으며 기어 변속도 빠르고 자연스러웠다.

높은 정숙성과 커브길 안전성
국도에 접어들어 급한 커브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봤다. 후륜구동임에도 도로를 움켜쥐듯 오차 없이 쉽게 커브를 돌아나갔고, 앞뒤 균형도 무난했다.

2.2D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높은 정숙성이다. 시동을 걸면 외부에서는 디젤엔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일단 운전석에 앉으면 금방 잊어버린다. 차에서 내려서야 비로소 ‘아, 디젤차였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실내 정숙성이 뛰어났다. 어지간한 수준의 중형 가솔린차보다 오히려 조용했다.

디젤 세단의 고정 관념을 깨는 주행성능과 정숙성을 갖춘 XF 2.2D의 판매가격은 659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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