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740Li, 140mm의 여유와 가솔린의 정숙성

  • 입력 2016.07.28 05: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0mm 늘어난 축간거리는 뒷좌석에 수치 이상의 여유를 준다. 조수석 앞줄을 앞으로 당겨 놓으면 두 다리를 쭉 펴도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 적당한 높이에 발 받침이 있고 대형 모니터도 있다.

BMW 플래그십 7시리즈의 롱휠베이스 가솔린 모델 740Li xDrive를 시승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경쟁하기 위해 레이저 라이트와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시스템 등 첨단 사양을 대거 적용한 초대형 고급 세단이다.

740Li는 차종과 차급의 특성상 뒤 열에 많은 공을 들였다. 늘어난 축간거리는 공간에 여유를 줬고 시트의 구성과 기능이 다양하고 호화로운 사양이 가득 채워져 있다.

뒷좌석 시트는 최대 9cm까지 젖혀진다. 넉넉한 레그룸과 함께 상체를 눕힐 수 있어 항공기 일등석에 버금가는 공간과 편안한 자세가 나온다. 마사지 기능과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팅, 전동식 선 블라인드도 마련됐다.

 

좌우, 뒤쪽 창문을 모두 가리는 선 블라인드를 작동하고 무드등을 켜면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선루프도 앞줄과 따로 분리돼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불빛이 퍼져 밤하늘에 별이 빛나는 것과 같이 로맨틱해진다.

이런 모든 기능은 2열 암레스트의 탈착식 7인치 태블릿 터치 커맨드로 조작할 수 있다. 터치 커맨드는 시트와 동승석 시트의 각도와 위치, 에어컨, 벤틸레이션, 히팅, 엠비언트 라이트의 조명, 선루프와 롤러 선 블라인드까지 제어한다.

7시리즈가 자랑하는 제스처 컨트롤은 정확성이 떨어졌다. 몇 번씩 정해진 손동작을 하는데도 반응이 없거나 엉뚱하게 작동을 한다. BMW는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3.0ℓ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이 더해지면 동급 최고 수준의 안락감을 선사한다. 소음과 진동을 억제하고 노면과 차량 설정에 맞춰 자동 조절되는 에어 서스펜션으로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5m가 넘는 전장(5238mm)과 2톤이 넘는 중량을 갖고 있지만, 노면에 반응하는 차체의 움직임, 엔진, 바퀴의 구름 등 스티어링 피드백이 간결하고 정확하다.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성능 제원을 갖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체력이 달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 5.2초,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가속능력을 갖추고 있다.

BMW가 자랑하는 스텝트로닉 자동 8단 변속기와 결합해 달리는 맛은 최고급 레스토랑의 스페셜 메뉴처럼 달곰하다. 시작은 부드럽지만 원하면 용수철처럼 튀어나가고 필요하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제쳐버린다. 스포츠 모드로 댐퍼 컨트롤과 스티어링, 변속기의 반응을 예민하게 만들어 달려도 좋다.

카본 코어로 130kg 감량에 성공하면서 움직임이 유연해진 것도 특징이다. BMW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까지 보태져 거구의 차체가 중미산 와인딩에서 보여준 균형과 핸들링이 인상적이다. 이 구간을 달릴 때 뒷좌석에서 휠 스핀이 간혹 느껴진다. 차체의 움직임이 주는 신뢰감이 S클래스와 비교가 된다.

 

승차감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잘 다듬어진 가솔린 엔진, 대형 세단에 최적화된 에어 서스펜션,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으로 고요하고 도도하게 달린다. 편의사양과 첨단장치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가솔린 세단에서는 드문 오토 스타트 스톱 기능이 있고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과 가속과 변속에 따른 부하, 난방과 냉방 등 실내 온도를 알아서 조절해 연료 소모량을 20%까지 절감해주는 에코 프로 모드가 인상적이다. 이런 차급이면 통상 뭉개버리기 쉬운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여서다.

BMW가 자랑하는 7시리즈의 첨단 기능은 리모트 컨트롤 파킹 시스템이다. 국내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 기능이지만 문을 열고 내리기 어려운 좁은 주차 공간에서 효율적이다. BMW코리아가 준비한 시연에서 7시리즈는 차량 좌우에 여유가 없는 공간에 정확하게 자리를 잡고 또 빠져나왔다. 평행주차와 수직주차 기능도 적용돼 있다.

 

<총평> 740Li xDrive는 공간의 여유와 부드러운 승차감, 고성능 세단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 첨단 사양도 부족한 것이 없다. 상위 트림인 750Li보다 3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반면 740d와의 가격 차이는 최소화했다. 갖출 것은 다 갖춘 셈이다.

불티나게 팔리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에 7시리즈는 아직 이렇다 할 받아치는 주먹을 날리지 못하고 있다. 740Li xDrive가 전환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가격은 1억4920만 원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