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하이브리드에 대한 4가지 오해

  • 입력 2016.07.19 11:00
  • 수정 2019.02.12 22:08
  • 기자명 이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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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료효율이 좋은 차. 조용하고 안전한 차. 대체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이다. 푹신한 승차감과 정숙성이 고급차의 기준이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 점을 고려해 연비는 좋아야 한다.

이런 성향에 가장 맞는 차는 무엇일까.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등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여러 가지 차가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바로 하이브리드가 아닐까.

일본의 토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지 벌써 19년이 지났다.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쓴다는 개념은 1977년 도쿄모터쇼에서 이미 나왔었지만 기술의 발전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경제적으로 상품성이 없던 것도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었다.

▲ 1세대 토요타 프리우스

우리나라에는 이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토요타는 프리우스, 캠리를 포함해 SUV인 RAV4까지 전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를 출시했고 국산차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하이브리드 세단과 SUV를 내놓았다.

같은 시간 조금 시끄럽고 떨림이 있어도 연료효율이 좋아 각광받았던 디젤 엔진은 배출가스 문제와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인해 눈총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를 둘러싼 황당한 이야기들

지난해 자동차 파워트레인 기술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특허였다. 기본적인 하이브리드에 관한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유사한 기술을 활용해 여러 브랜드에서 비슷한 파워트레인을 내놓을 것이란 우려, 혹은 기대도 들렸다.

하지만 불과 5~6년 전만 해도 하이브리드는 의심스러운 기술이었다. 특히 배터리 문제가 그랬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고정덕 차장을 만나 하이브리드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이브리드에 대해 가장 궁금한 것 역시 배터리였다. 기자 역시 눈으로 지켜보지 않은 이상 스마트폰의 배터리도 보증기간이 6개월이라는데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배터리는 어떻게 10년을 쓴다고 할까. 궁금했다.

고정덕 차장은 “토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를 처음 내놨을 때에도 배터리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며 “지금은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출시한지 19년이나 됐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10년 이상 달리는 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유럽,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하이브리드자동차 프리우스를 택시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좋은 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토요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선보일 때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었다. 실제로 어떤 신문 기사에서는 고압 배터리가 있기 때문에 장마철에 침수되거나 습기를 머금으면 주변에서 감전될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고 차장은 이에 대해서는 “하이브리드자동차가 감전될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는 숱하게 나왔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배터리는 고전압을 사용하지만 보호 회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서 물에 빠져도 혹은 장마철에 침수가 되어도 사람은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전했다.

배터리에 대한 마지막 우려는 교체시기다. 보통 자동차 교체주기가 평균 6년~7년 정도 되고 폐차 까지는 이보다 더 긴 시간 도로를 달려야 한다. 배터리 수명이 버틸 수 있을까.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배터리는 10년 이상 문제없이 작동한다. 이미 10년 넘게 도로를 달리는 많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이를 증명한다. 토요타는 국내에서 10년간 배터리를 무상 보증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배터리의 수명은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며 “새 차를 구입해서 폐차할 때까지 탄다고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덕 차장을 만난 것은 서울 서초동의 토요타자동차 전시장이었다. 인터뷰는 토요타의 대표 세단 캠리 하이브리드 앞에서 이뤄졌다.

기자는 전시장에 나란히 서 있는 두 대의 캠리를 비교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나는 가솔린 엔진이고 다른 하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고 차장은 “같은 캠리라도 하이브리드모델이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약 300만 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연평균 1만5000km~2만km를 주행하는 경우 약 3년 정도면 취등록세를 포함해 하이브리드모델 구입해 추가한 금액만큼 연료비에서 절약할 수 있다”며 “그 이후에는 오래 타는 만큼 연료비에서 절약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토요타 캠리와 프리우스를 포함한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캠리와 렉서스 ES를 중심으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6월에 사상 최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디젤게이트로 다른 차를 찾던 소비자들 가운데 일부가 하이브리드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되살아나는 패밀리 세단의 인기도 하이브리드 판매에 한 몫을 했다. 토요타의 캠리나 렉서스의 ES 모두가 패밀리 세단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시장에서 함께 경쟁하는 혼다의 어코드, 닛산의 알티마 역시 같은 기간 판매량이 늘었다. 중형 세단 시장의 중흥기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앞에 선 고정덕 차장은 “캠리는 그야말로 패밀리 세단의 정석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패밀리 세단 가운데 하나다”라며 “온 가족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실내공간과 크고 넓은 버튼으로 누구든지 쉽고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대중성이 캠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특히 연료효율까지 동급 디젤 엔진의 패밀리 세단보다 뛰어나 미국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패밀리 세단 가운데 독보적인 존재”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토요타 전시장을 빠져나왔다. 도로에는 역시 많은 차가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선택은 편중이 심하다. 국산차가 초강세를 보이는 국가다. 전체의 70%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다. 여기에 수입차가 비중을 늘리면서 10~15%를 차지했다. 그만큼 엔진에 대한 다양성도 부족했다. 국산차가 하이브리드 판매를 늘리기 전에는 생소한 기술이었다. 지난해부터 부쩍 늘어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자동차. 토요타 고 차장의 말처럼 해마다 70만 원 이상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면 환경과 지갑을 위해서라도 한번쯤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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