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출퇴근에 최적, 현대 아이오닉 EV

  • 입력 2016.07.17 12:38
  • 수정 2016.07.17 12:57
  • 기자명 이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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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자동차 브랜드. 현대자동차가 나서면 무엇인가 다를까. 현대자동차가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을 출시했다. 지난 2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아이오닉을 선보였을 때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3가지 모델을 내놨었다. 이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등장했으니 남은 것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다. 과연 아이오닉의 두 번째 심장. 전기차는 어떤 성능을 보일까.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편도 30km의 거리를 시승했다.

특별한 혜택을 받는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무척 비싼 자동차다. 88kW의 모터와 28kWh의 리튬폴리머 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이 차는 기본 가격이 4260만 원에 이른다. 고급 옵션 모델인 ‘Q’는 4579만 원이다. 여기에 썬루프와 220v 휴대용 충전케이블 등 5가지의 사양은 추가로 선택해야한다. 어지간한 수입 중형 세단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의 구매가는 2000만 원대다. 친환경차에 붙는 이른바 ‘보조금’ 덕택이다. 현대자동차의 자료에 따르면 차량가격 4000만원이니 기본 ‘N’ 트림의 경우 정부 보조금 1200만 원과 지자체별로 300만 원에서 800만원에 이르는 추가 보조금을 고려하면 실제 구매가는 최저 2000만 원에서 최고 2500만 원이 된다. 전기차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혜택을 부여하는 셈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포함한 전기차에 붙는 혜택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국내마케팅실 류창승 이사에 따르면 전기차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정부와 제조사가 몇 가지 추가 혜택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도에는 2km 간격으로 충전소를 설치한다. 현재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0.2%에 불과한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다.

 

또, 200만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과 버스전용차로에 한시적으로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자체적으로 충전소를 마련하고 한시적으로 무료 충전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전기차 충전소의 28%에 이르는 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제주도에는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가, 서울을 포함한 기타 지역에서는 ‘포스코 ICT’가 가정용 충전기 설치를 통한 인프라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렇게 충전 인프라를 늘려도 방전의 우려를 떨치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올해 하반기 제주도에서부터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의 60%를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채울 것이며 2020년에는 글로벌 친환경차 2위에 오르기 위해 약 28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업계의 다양한 노력 덕택인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재 1000명의 사전계약 고객이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주로 30대~40대(40%)이며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나 쏘나타를 타던 고객이 재구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류 이사는 밝혔다.

이질감 없는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의 시승은 특징적인 것을 찾아내기 어렵다. 모터와 배터리의 조합은 가솔린, 디젤 엔진의 다양한 특성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의 성향이나 튜닝의 지향점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같은 대중성을 지향하는 전기차는 더욱 그렇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여러 가지가 지금까지의 전기차와 동일하다. 이미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던 기아자동차의 쏘울 EV와는 특히 비슷하다. 주행거리가 늘었고 디자인이 바뀌었고 회생제동을 포함한 일부 기능들이 다른 모양을 띄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비슷하다.

 

그렇다고 같은 차는 아니다. 가장 다른 것은 디자인이다. 외부에는 자동차의 얼굴인 라디에이터그릴이 다르다. 보통 차에서 그릴 형태를 갖춰 공기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데 이 차는 다르다. 완전히 막았다. 실내는 변속레버가 사라졌다. P, D, N, R 버튼이 사방으로 마치 게임패드처럼 배치됐다.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주행 방향을 결정한다.

시동 버튼 역시 다르다. ‘엔진 스타트/스톱’이라고 썼던 하이브리드와 달리 ‘파워’라는 단어가 붙었다. 자동차라기보다는 가전제품의 전원 버튼을 연상케한다. 7인치 LCD클러스터나 8인치 내비게이션은 기존의 아이오닉과 유사하다. 클러스터는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했고 8인치 내비게이션은 ‘Eco’ 경로를 설정하고 충전소를 찾아갈 수 있으며 주행 가능한 거리를 방사형 원으로 표시한다.

전원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스르르 밀려나간다. 전기모터의 특징인 강한 토크가 느껴진다. 전기차를 처음 타면 느껴지는 이질감도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모터의 토크 때문이다. 가속의 느낌은 기존 가솔린 엔진 자동차와 비교하면 4000cc 이상 고성능 세단과 비슷하다. 느낌상 그렇다.

전기차는 전진, 후진 그리고 주차의 세 가지 단계만 있으면 충분하다. 하지만 현대차는 패들시프트를 장착하며 ‘회생제동’을 운전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감속이 필요한 경우나 내리막길을 갈 때 패들시프트 왼쪽을 누르면 차가 구르는 힘을 이용해 전기를 충전한다. 8인치 클러스터의 ‘에너지 정보’를 통해 살펴보면 구동계가 보통 시속 80km/h로 주행하다 추월을 위한 가속에는 20kW 정도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페들시프트를 눌러 회생제동을 선택하면 약 10kW~15kW 정도의 전기를 충전한다. 물론 충전 시간이 짧아 그리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에어컨이나 전조등을 포함한 차의 전자 장비들이 합해서 1kW도 사용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회생제동으로 얻는 에너지 역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주행의 질감은 매우 만족스럽다. 미쉐린의 에너지세이버 타이어를 장착했고 하부 소음에 신경을 쓴 덕택인지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는 크지 않다. 그나마 이 차에서 들리는 소리는 이게 전부다. 저속 주행에는 임의로 설정한 ‘전기차 사운드’가 나온다. 골목길에서의 주행에 보행자가 차를 인식하도록 만든 것이다.

처음 완전 충전 상태에서 주행가능거리는 약 180km였다. 서울 여의도를 출발해 중간 기착지인 영동대교를 지나니 주행거리는 11km,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163km였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는 3가지 주행모드가 있다. 에코, 노멀, 스포츠 각각의 주행모드는 차의 움직임, 에어컨을 포함한 공조기의 작동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예를들어, 에코모드에서는 에어컨이나 히터의 작동을 약하게 설정할 수 있다. 회생제동은 더 강하게 개입하고 가속페달을 밟아도 가속은 더디게 설정할 수 있다. 반대로 스포츠모드는 성능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고급 옵션인 ‘Q’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포함한 첨단 기능이 추가됐다. 실내에는 통풍시트와 열선 스티어링휠,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과 JBL 사운드가 기본 적용됐다.

 현대자동차 전기차성능개발실 최권형 책임은 “전기차는 일반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더 느린 속도에서 최고 효율이 나온다”며 “보통 30km/h~60km/h로 주행할 때 최적의 연비를 기록하게 되며 시속 100km/h가 넘어가면 일반적인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공기저항 등의 영향으로 효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이날 시승행사에서는 기자들의 주행 연비를 모두 기록했다. 보통 성적이 좋은 경우는 리터당 10km를 넘겼으며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7km/l~10km/l의 기록을 보였다. 하지만 전기에너지를 리터로 환산한 것이니 그다지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실내, 변속기 부분이 일반차와 다르다
▲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실내

가장 좋은 효율을 기록한 차는 주행 가능거리가 300km까지 늘어났다. 막히는 서울 시내 도로를 달린 것을 감안하면 전기차로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보는 정도는 이제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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