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는 과학, 닛산 알티마의 저중력 시트

  • 입력 2016.07.14 17:23
  • 수정 2016.07.15 15:1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티마는 1992년 데뷔한 닛산의 대표 모델로 국내에는 2009년 4세대로 처음 소개됐다. 한때 수입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고 지금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는 모델이다. 현재 판매 중인 알티마는 지난 4월, 아시아 지역 최초로 선보인 올 뉴 알티마다.

출시 후, 국내에서 판매되는 2000cc 이상 수입 가솔린 세단 중 최초로 2000만 원대(2.5 SL SMART 2990만 원)라는 파격적인 가격과 가장 높은 연료 효율성(복합 13.3km/ℓ)으로 주목을 받았다. 닛산은 올 뉴 알티마가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디자인,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보강하고 주행 감각을 개선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모델로 소개하고 있다.

인상적인 저중력 시트와 공간

시승은 알티마 최고급 트림인 3.5 SL Tech(3880만 원)로 했다. 겉모습부터 살펴보는 것이 시승의 순서지만 가장 먼저 시트를 살펴봤다. 가죽 시트는 촉감부터 다르다. 부드럽고 손에 닿는 느낌이 좋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다지고 다진 탓에 적당한 두께로도 고급 소파의 질감을 준다.

알티마 시트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다. 달리고 서고를 반복하는 혼잡한 통근 시간대와 장거리 주행에서 느낄 수 있는 운전자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의 중립 자세(Neutral Posture)연구를 참조해 만들었다.

닛산은 NASA의 연구를 기반으로 게이오 대학 야마자키 연구소와 함께 운전자의 골반에서 가슴까지 몸 전체를 감싸는 정교한 형태의 좌석과 몸의 압력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하는 시트 쿠션을 디자인했다. 이렇게 완성된 저중력 시트가 가장 처음 적용된 모델이 알티마다.

 

저중력 시트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도심과 고속도로 210km를 3시간 이상 쉬지 않고 달려봤다. 체형에 따라 다르지만, 운전 중 가장 먼저 피로감이 전달되는 신체 부위는 척추다. 딱딱하거나 함몰된 시트는 바른 자세를 무너뜨리게 되고 혈액순환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시트의 형상과 재질이 중요한 이유다.

알티마는 크게 자세를 바꾸지 않아도 장시간 운전에서 올 수 있는 척추나 근육의 긴장감이 없었다. 골반에서 가슴 부분까지 견고하게 상체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자세를 바꾸거나 상체를 뒤틀며 긴장을 풀어주지 않아도 피로감이 없다. 또 환기성이 뛰어나 시트와 맞닿는 신체 부위의 상태를 계속 쾌적하게 유지해 준다.

닛산은 인체 골격 모델과 시트 시뮬레이터로 4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저중력 시트를 개발했다. 여기에는 등받이 기능이 포함됐고 운전석 8방향, 조수석 4방향 조절할 수 있도록 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했다. 팔걸이가 갖춰진 뒷좌석 시트는 60/40 스플릿 폴딩이 가능하다.

정직한 디자인의 핵심 에너제틱 플로우

올 뉴 알티마는 닛산의 최신 디자인 언어, ‘에너제틱 플로우’가 반영됐다. 전면에는 닛산의 V-모션 그릴과 LED 부메랑 시그니처 헤드램프로 멋을 부렸고 안개등 일체형 프런트 범퍼와 입체감을 강조한 후드 디자인으로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볼륨이 강조된 펜더에서 시작해 측면을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차체 전반의 안정감을 살리는데 큰 몫을 한다. 후면은 후미등을 낮게 하고 새로 디자인된 트렁크 리드와 범퍼로 멋을 부렸다. 실내는 스포츠 세단 맥시마와 흡사하다. 글라이딩 윙을 바탕으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부문별 기능을 통합했다.

계기판에는 3D 어드밴스드 드라이브-어시스트 디스플레이로 4.0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 주요 정보와 주행 정보를 제공하고 센터페시아 7인치 디스플레이는 세련되고 시인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터치 반응이 늦고 기능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화끈한 퍼포먼스에 유럽형 주행 질감

3.5 리터 V6 VQ35DE 엔진은 미국 워즈오토 세계 10대 엔진 상을 무려 15번이나 받았다. 기술과 내구성, 효율성을 입증 받은 엔진이다. 알티마의 엔진 라인업에는 2.5ℓ 4기통 QR25 DE도 있다. 3.5ℓ V6 VQ35DE 엔진은 최고출력 273/6400(PS/rpm), 최대토크 34.6/4400(kg.m/rp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또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에 D-스텝 튜닝을 적용해 운동 및 반응성을 높였다. CVT의 특징은 고정된 기어비가 없어 가속 때 최적의 변속 타이밍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 이런 장점들은 고속 주행에서 알티마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데 기여한다. 알티마는 정숙한 주행 감성을 표현하는 데 주력하는 다른 일본 차와 다르게 적당하게 거친 움직임을 갖고 있어 속도를 높여 나가는 쾌감, 굽은 길의 노면을 진득하게 쥐어짜며 빠져나갈 때 남다른 재미를 준다.

코너링 성능도 만족스럽다. 선회할 때 안쪽 앞바퀴에 적당한 제동을 걸어 회전축의 움직임을 높여준다. 중심축과 회전축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부드럽게 돌아나가는 능력이 탁월하고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아도 바깥쪽으로 밀려 나가는 회전각을 최소화시키면서 언더 스티어를 줄여준다.

전자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EHPS)의 피드백도 훌륭하다. 차체의 움직임, 엔진의 진동, 서스펜션의 바운스까지 정밀하게 전달해줘 운전자의 반응을 빠르게 유도한다. 핸들링으로 보면 동급의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정직하고 민첩하다.

승차감 역시 유럽형에 가깝다. 일반 모드에서는 전형적인 가솔린 세단보다 약간 거친 성격을 보였고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가속페달의 응답, 차체의 놀림이 스포츠 세단 맥시마에 가깝게 돌변한다. 서스펜션의 구성도 좋다. 리어 서스펜션은 ZF SACHS 쇽 업소버를 사용해 차체 컨트롤을 쉽게 했다.

 

대표적인 안전 사양으로는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과 전방 비상 브레이크,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이 있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은 차량이 정지하면 자동 해제된다. 일단 멈추고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나 가속페달로 다시 작동하는 요즘의 시스템보다 한 단계 아래다.

(총평) 일본 메이커들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정숙한 승차감과는 거리가 있다. 가속하면 엔진음이 적당히 들리고 노면의 충격도 적당히 받아들인다.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나치게 부드러운 세단의 단점은 운전 피로도가 빨리 온다는 것이다. 알티마는 저중력 시트까지 더해져 3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도 무리가 없었다. 운전공간의 고급스러움도 기억에 남는다. 올 뉴 알티마 3.5 SL Tech의 가격은 3880만 원이다. 그랜저 3.0 최고급형보다 저렴하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