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뺀 차 사든지 말든지" 벤츠코리아 배짱영업

헤드업디스플레이 옵션 일방 삭제, 계약 해지해도 대기자 많아

  • 입력 2016.06.21 11:40
  • 기자명 이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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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고객 인도를 시작하는 벤츠의 신형 E클래스가 일부 옵션이 삭제된 채 판매될 예정이다. 하지만 벤츠코리아는 이를 고객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신형 E클래스 가운에 일부 물량에서 헤드업디스플레이 옵션이 삭제될 전망이다. 애초 벤츠코리아의 딜러들은 사전계약 과정에서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차를 선보이고 계약을 체결했지만 부품 수급을 이유로 옵션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딜러들에 따르면 헤드업디스플레이 옵션은 4월~5월 생산분 일부에서 삭제될 예정이며 이는 일본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해 부품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의 신형 E클래스는 올 2월부터 사전계약을 받아 지난주까지 약 7700대를 계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현재까지 계약된 물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본다”며 “신형 E클래스의 출고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빠르면 6월 말부터 출고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 일선에서는 소비자에게 헤드업디스플레이 옵션이 삭제될 수 있다는 통보를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한 딜러는 “회사차원에서 사과문이나 공문을 보낸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계약한 고객에게 헤드업디스플레이 옵션이 삭제될 수 있으니 계약을 유지할 것인지를 물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벤츠코리아의 처사가 배짱영업이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3월 E클래스를 계약했다는 한 소비자는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없는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고 만약 옵션이 없으면 그만큼 돈을 빼준다고 밝혔지만 계약과 다른 차를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소비자는 계약을 파기하고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모델을 기다리기로 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E클래스 사전계약을 하려고 했는데 일부 모델에서 옵션이 삭제될 수 있다고 들어 망설이고 있다”며 “옵션 여부에 대한 명확한 설명조차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형 E클래스 헤드업디스플레이 옵션 삭제가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품 수급에 문제가 있어 차의 사양이 바뀐다면 사전 계약한 고객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계약 유지 여부를 물어보는 것이 순서”라며 “벤츠코리아가 밀려드는 사전 계약을 보고 배짱장사를 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입차 업체의 딜러는 “벤츠코리아가 S클래스 때부터 주문이 밀리는 상황이다 보니 계약을 해지해도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신형 E클래스의 사전계약 대수 7700대는 작년 E클래스 판매량의 절반에 가까운 실적이지만 수입 물량은 월간 2000대 수준이라 당분간 출고 적체가 벌어지니 부실한 고객 관리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E클래스에서 헤드업디스플레이 옵션이 삭제된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수입사인 벤츠코리아에서도 모르는 일을 일선 딜러들이 공지하는 것은 당황스러운 상황이며 아직 출고도 되지 않은 차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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