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체코프 역을 맡았던 헐리우드 배우 안톤 옐친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그의 차량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변속 레버 결함과 연관이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FCA(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가 조사에 들어간다.
20일(현지시간) FCA는 안톤 옐친 사고 원인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안톤 옐친의 사고와 연루된 지프 그랜드 체로키가 전자식 변속 레버 결함으로 인한 리콜 대상 차종인 것으로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일반적인 변속 레버는 밀거나 당겨서 변속 위치를 설정하고 나면 레버가 그 변속 위치에 그대로 고정돼 있다. 반면 모노스테이블 디자인이라고도 불리는 지프 체로키의 전자식 변속 레버는 변속을 설정한 후, 운전자가 레버에서 손을 떼면 레버 위치가 스스로 N(중립)지점으로 되돌아오도록 설계돼 있다.
예를 들어, 후진을 할 때 레버를 R에 맞춘 후 레버에서 손을 떼면, 변속기는 R에 물려있지만 레버는 중간 위치로 바로 다시 되돌아온다. 이런 방식의 변속 레버는 운전자가 현재 어느 위치에 변속이 설정돼 있는지 감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잘못된 변속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FCA는 올해 4월 2014~2015년 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 2012~2014년 형 크라이슬러 300s, 2012~2014년 형 닷지 차저 등 81만1586대의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FCA는 자발적 리콜에 나선 후, 늦어도 오는 7월과 8월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해당 결함으로 지금까지 300건의 불만 접수와 충돌 사고 121건, 인명 피해 41건이 발생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안톤 옐친은 로스앤젤레스 샌 페르난도 밸리에 위치한 자택 자동차 진입로에서 후진하는 자신의 차에 치여 벽돌로 만들어진 우편함에 눌려 숨졌다. 발견 당시 옐친의 차량은 시동이 걸린 채로 중립에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