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은 재규어 랜드로버, 中 짝퉁 이보크 소송

  • 입력 2016.06.05 11:20
  • 수정 2016.06.05 16:46
  • 기자명 이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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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짝퉁차로 유명한 랜드윈드 X7이 소송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디자인 표절로 랜드윈드 X7 제조, 판매 중인 중국 자동차 제조사 지앙링 모터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밝혔다. 외신들은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외국 자동차 업체가 카피캣(남을 모방하는 사람이나 기업또는 제품) 소송을 제기한 것은 드문 일이라는 설명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대변인은 베이징 동부 차오양에 위치한 법정에서 “저작권 침해 및 불공정 경쟁으로 지앙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다. 랜드윈드는 지난 2014년 11월 신형 X7을 공개하고,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똑 닮은 디자인으로 비난을 받았다.

공개 당시 X7의 루프와 윈도, 테일라이트, 캐릭터 라인 등 거의 모든 디자인 요소들이 이보크와 흡사해 랜드로버는 공식적으로 이 차량에 대해 항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랜드윈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 판매를 시작, 꾸준히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오히려 중국 현지에서는 랜드윈드 X7가 이보크의 3분의 1 가격에 불과하지만, 외관은 이보크와 흡사해 잘 팔린다.

 

최근 재규어 랜드로버와 지앙링 모터스는 랜드윈드 X7을 브라질에서 판매하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 또한 양사는 X7 디자인 변경 시 어떤 부분을 바꿀 수 있고, 바꿀 수 없는지에 대해서 합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세계의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노골적인 디자인 모방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쉽사리 소송을 제기하지 못했다. 중국에서 현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승소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 자국 기업을 괴롭히는 외국 기업 이미지 등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 될 것을 염려해 꺼렸다.

 

중룬 로펌 소속 변호사는 “재규어 랜드로버가 이 소송에서 이긴다면 중국에서 모방한 다른 자동차 업체들 또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지적 재산권이 강화되는 쪽으로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신들은 이번 소송은 길고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혼다 자동차가 자사의 SUV CR-V 디자인을 침해했다며 중국의 소규모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12년에 걸쳐 소송을 진행해 이긴 사례가 있다.혼다 자동차는 보상금 약 540억 원을 요구했지만, 지급 받은 보상금은 약 29억 원 뿐이었다.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 관대한 중국에서 재규어 랜드로버가 중국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길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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