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반토막,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생산량 반토막,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6.05.0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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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7만 대를 만들어 내던 자동차 회사가 어느 날 공장 생산량을 절반 수준인 13만대로 줄일 수 밖에 없는 위기의 순간에 닥치면 어떤 선택을 할까.

생산 설비를 대폭 줄이고 여기에서 일하는 직원의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이 그랬다. 2010년 27만5000대까지 도달했던 생산량이 2013년 12만9000대로 절반 이상 곤두박질쳤다.

현재 추세를 보면 올해는 다시 이전 최대 생산 대수의 90% 수준인 25만대 이상을 생산해야 한다. 공장 가동률이 47%까지 곤두박질치고 다시 예전 수준으로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널뛰기 상황, 르노삼성차는 직원 해고나 설비 감축없이 이 위기와 기회를 어떻게 극복하고 살려 냈을까.

최근 SM6 판매 호조로 르노삼성차가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급증한 생산량을 받쳐 준 생산 탄력성의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최대 생산 능력의 절반 수준까지 오르내리며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1개의 조립설비에서 최대 7개 차종까지 생산하는 혼류 생산 공정이다.

르노삼성차는 SM3, SM3 Z.E., SM5, SM7, QM5, SM6, 닛산 로그까지 하나의 라인에서 모두 만들어 낸다.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가 한 개의 라인에서 2~3개의 차종을 혼류 생산하는 것은 일반적인 시스템이지만 차종 수와 생산성에 있어서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압도적이다.

 

부산공장은 르노와 닛산의 장점만 모은 최첨단 공장으로 얼라이언스내에서도 혼류 방식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혼류 방식은 차종별로 다른 부품들의 다양한 조립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순 작업 비중이 작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이 르노삼성차의 설명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다양한 차종을 한 라인에서 조립하면 모델 단종이나 생산량이 줄더라도 조립 설비 전체의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산량이 절반이나 줄어드는 위기 상황에도 직원 수를 줄일 필요가 없고 따라서 일자리가 걸린 중대한 사안을 두고 회사 내 다른 공장 노조 간 갈등이 일어날 일도 없다.

르노삼성차는 생산량이 절반으로 떨어졌을 당시에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최대한 공장 인력을 유지했다. 20만대 생산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업계 최고의 혼류 생산 시스템을 통해 숙련된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효율적인 혼류 생산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르노삼성차는 폭증한 생산량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만큼 회사의 정상화 기간도 빨라졌다.

특히 SM6와 같이 프리미엄 세단을 생산할 수 있는 고품질 공정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인력규모를 지키는 동시에 부산공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전력했다. 현재 공장의 생산성은 2년 전 대비 30% 정도 향상됐다.

 

르노그룹은 차 한 대를 만들 때 걸리는 시간과 실제 생산 시간을 비교한 DSTR(Design Standard Time Ratio) 지수로 세계 각 공장의 생산성을 평가한다.

이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생산성이 높다는 뜻, 부산공장은 2년 전 3이던 DSTR 지수를 1.88로 낮춰 그룹 중위권에서 최상위 수준으로 도약했다. 공장 내 부품 자동공급 시스템 적용 비율도 같은 기간 30%에서 70%로 높였다.

이같이 높아진 생산 효율성과 탄력성 덕분에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 46개 공장과 경쟁에서 북미수출 시장의 전략 차종인 닛산 로그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작년 부산 공장 생산물량 20만대의 약 50%나 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로그는 공장 가동률 향상과 고용 안정에 크게 이바지했다.

부산공장은 출시 첫 달에 2만 대 계약을 돌파한 SM6를 비롯해 또 다른 판매 볼륨 모델인 QM5 후속 모델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는 부산 공장이 혼류 생산으로 지켜낸 인력 덕분에 협력사를 합쳐 1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해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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