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에어, 245mm가 주는 일상의 여유

  • 입력 2016.05.09 10:55
  • 수정 2016.05.09 14:4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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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 실적이 매월 상승하고 지난 분기에는 흑자를 실현했다. 올해 차곡차곡 쌓인 누적 판매 대수는 벌써 4만7000여 대나 된다. 전체로 보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국내 판매는 8.6%로 업계 평균 증가치를 크게 웃돈다.

외환위기로 중국 상하이기차에 회사가 매각되고 다시 인도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에 재매각되는 우여곡절과 노조의 공장점거, 공권력 행사, 해고자 복직 투쟁 등으로 암울하기만 했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하다.

쌍용차의 날갯짓은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첫 작품으로 나왔던 코란도 시리즈부터 시작됐다. 2011년 액티언의 후속으로 등장한 코란도C는 이후 코란도 스포츠와 코란도 투리스모로 라인업을 늘렸고 때 맞춰 SUV 수요가 급증하면서 티볼리라는 걸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을 축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5년 새해 벽두 출시된 티볼리는 거침없이 달렸다. 출시 첫해에만 6만3000여 대가 팔렸다.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5000대가 넘는다. 주목할 점은 이 열기가 식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산 자동차 가운데 신차 효과를 티볼리만큼 집요하게 끌어가고 있는 모델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쌍용차는 티볼리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갈 모델로 티볼리 에어를 선택했다. 티볼리를 베이스로 전장을 늘려 공간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모델이다. 축간거리는 2600mm로 같지만 후축을 조금 더 길게 빼 트렁크 공간을 확장했다. 늘어난 길이는 245mm, 이렇게 해서 총 전장이 4440mm가 됐다.

티볼리의 전장은 4195mm다. 245mm가 늘어나면서 트렁크 적재 용량이 많이 늘어났고 2열 탑승 편의성이 놀랍도록 개선됐다. 트렁크 공간이 423ℓ에서 720ℓ, 2열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폭도 늘어났다. 트렁크 용량은 동급 모델 가운데 최대다.

시트의 위치는 그대로다. 따라서 무릎 공간에 변화는 없다. 그러나 최대 32.5도까지 젖힐 수 있는 2열 등받이는 거주 편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2열 시트의 위치를 뒤로 조금 빼는 것은 고려했으면 한다. 트렁크 공간은 그렇게 해도 경쟁력과 여유가 있어 보이고 1열 공간에도 영향을 줘 실내 공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듯해서다.

 

전장이 늘어났지만 외관상 티볼리와 뚜렷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리어램프의 그래픽과 트렁크 테일 게이트의 캐릭터 라인에만 변화를 줬을 뿐 숄더 라인의 볼륨을 포함한 외관의 모든 구성이 티볼리와 같다. 티볼리 에어를 상징하는 엠블럼이 테일게이트에 달린 것도 다른 점이다.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의 구성도 같다. 1.6ℓ 디젤 엔진은 1500rpm부터 30.6kg.m의 최대토크를 내고 출력은 4000rpm에서 최대 115마력을 낸다. 최대토크의 시작점이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시작하지만 2500rpm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토크 밴드가 좁은 것이 흠이다. 힘차게 출발하지만 끈질긴 맛이 떨어지는 이유다.

티볼리에서도 중속에서 고속으로 이어지는 속도 상승의 연결감이 아쉬웠다. 바뀐 것이 없으니 그런 특성도 그대로다. 가속에 대한 아쉬움을 덜어 주는 것이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다. 동력을 연결하고 배분하는 능력이 빠르고 매끄럽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후륜 서스펜션에 멀티링크가 적용됐지만 하체를 견고하게 다져 놓은 탓이다. 모노코크 보디에서 기대되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런 특성을 쌍용차의 매력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거칠게 반응하는 남성적인 맛에 끌려 쌍용차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다는 얘기다.

 

이런 차체의 특성이 가져다주는 장점도 있다. 라이드와 핸들링이 분명하다. 속도의 완급조절과 제동 포인트만 잘 잡아주면 굽은 길이 연속되는 와인딩에서 차체 균형을 잘 유지하며 달려준다. 차대를 고급스럽게 구성하고 있는 프리미엄 SUV와 비교하면 흔들림이 크지만 티볼리 에어는 소형 SUV다.

경제적으로 만든 차고 따라서 가격도 저렴하다. 가성비로 보면 만족도가 크다. 이런 장점은 시장 반응에도 나타났다. 티볼리 에어는 지난달 2342대가 팔렸다. 전달 1439대보다 1000여 대 가까이 늘었다. 덕분에 티볼리 브랜드 전체 판매는 3월 4797대에서 4월 5375대로 증가했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차 QM3는 물론이고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의 같은 배기량 모델보다 많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출시 시점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해 왔다. 티볼리와의 시장 간섭을 최소화하고 소형 SUV 수요 변화 등을 고려해 적당한 때를 물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간섭도 없고 경쟁 모델들의 피로도가 잔뜩 쌓여 있을 때를 잘 골랐다. 따라서 B세그먼트 SUV 시장에서 티볼리 브랜드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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