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급속충전기 일본 6000개, 우리는 330개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6.05.02 08:33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사)한국전기차협회 주관의 일본 전기차 시장 방문이 있었다. 재작년 유럽과 작년 중국에 이은 세 번째 탐방이다. 특히 최근 미국 테슬라 모델3의 출시 예약 등 다양한 전기차 관련 이슈가 확산되면서 시기적절한 탐방이어서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본 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가 단장으로 방문단을 이끌고 일본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과 충전기 현장은 물론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미팅을 통하여 선진 일본의 전기차 시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장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에 설치된 충전기의 경우 현 4월 현재 완속충전기는 1만6천기가 설치되어 있고 급속충전기는 약 6천기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대표적인 급속충전기가 약 330기이다.

일본의 약 20분의 1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공급한 순수 전기차는 올해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약 5천 여대이지만 일본은 6만5천 여대에 이른다. 우리가 법적으로 정리도 하지 못해 운행하지도 못하는 일명 “마이크로 모빌리티”라는 초소형 친환경 이동수단은 이미 수년 간 5천 여대가 공급되어 상대적으로 우리의 더욱 초라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과 우리나라는 산업적 규모나 자동차 활성화 등 여러 면을 고려하면 약 25~30% 수준으로 판단하면 전기차 관련 인프라나 보급대수 등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만큼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국민적 공감대는 물론 정부 차원의 시너지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충전기 보조금 자체도 미약하여 민간 차원의 설치는 꿈도 꾸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는 반면 일본은 기기비는 물론 설치비의 과반을 보조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심지어 충전기 관리비용을 대부분 지원하여 5년을 기본으로 관리적인 부분이 강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충전기 자체도 거의 없어서 불만이 팽배되어 있는 것은 물론 그마나 설치되어 있는 것조차 정부 차원의 관리비 지원은 생각지도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언론에서 나왔던 그나마 활성화된 제주도에서의 충전기 관리 부실에 대한 뉴스와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 느낀 방문단의 느낌은 모든 것이 부럽고 상대적 우리 사정이 안타깝다는 감정이었다.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정부의 역할도 실적 위주와 보고 위주에 초점을 맞추어 국민적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고 심지어 시너지 효과는 커녕 부처별 이기주의가 팽배되어 있는 반면에 일본식 정부 체계는 우리와 유사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는 철저히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정책의 경우도 우리의 환경부, 국토부, 산업부를 대신하여 환경성, 국토교통성, 기획재정성 등으로 나누어져 있고 필요에 따라 역할을 조율하고 확인하면서 최종 목표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간담회에 참가하였던 국토교통성 총괄책임자는 전기차를 되도록 많이 보급하고 충전기를 확대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점은 우리가 많이 배워야 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우선 많이 보급하고 국민들에게 편하게 다가가서 많이 활용하고 피부로 느끼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환경적인 부분을 집중 홍보하면서 되도록 활성화를 꾀하여야 한다는 논리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5년 현재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연료전지 등 4가지 차종으로 되어 있는 친환경차 보급률은 24.3% 이다. 도쿄 같은 복잡한 도로에서 거의 상당수가 하이브리드차 같은 친환경차가 상당수인 것을 보면서 우리 시장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이번 방문에서는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도쿄의 테슬라 매장 등은 물론이고 급속충전기와 완속충전기 현장, 충전기 사업을 통괄하는 일본 NEV 센터, 충전기 자체의 기준과 활성화를 추구하는 차데모 협회 등 다양한 견학과 미팅이 있었다. 당연히 국토교통성 책임자와의 미팅은 자세한 자료와 함께 성실한 발표와 질의응답은 매우 바람직한 자리였다고 판단된다. 특히 일본 NEV센터에서는 60여명의 카운슬러가 앉아서 전국적으로 충전기 설치에 대한 자문을 실시간으로 해주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작년 중국을 방문하면서도 느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정책은 우리보다 3~4년 앞서간다는 느낌과 함께 작년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34만대 중 상당수가 판매되었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우리 시장에 대한 우려가 앞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우리는 자체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충격적인 뉴스만을 접하고 있다. 우리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컨트롤 타워의 부재를 느끼면서 점차 우리 것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권 후기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과연 제대로 된 시스템이 동작될 까 하는 걱정이 더욱 앞선다.

이제라도 전기차와 충전기의 제대로 된 보조금 제도와 지원제도는 물론이고 대국민 긍정적인 인식을 위한 한국형 전기차 운행자의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보다 훨씬 덜 거주한다는 일본의 맨션(아파트) 거주자의 완속충전기 설치의 당위성을 위하여 각종 재난 등의 대비의 장점을 이유로 설득하고 명분을 만든다는 일본 담당자의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과연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입주자가 동의를 받아오라는 얘기가 중첩되면서 더욱 착잡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형 선진 전기차 구축 시스템을 하루속히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한번 충전에 340Km를 운행한다는 테슬라 모델3의 충격적 뉴스도 접하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다시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기회는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컨트롤 타워의 체계적인 정리와 함께 산학연관의 중지가 모여 할 때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