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큐구백’이라 읽으면 촌스러운가요?

  • 입력 2016.04.08 10:26
  • 수정 2019.02.12 22:14
  • 기자명 이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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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판매중인 자동차 브랜드는 한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5개 제조사와 공식수입과 병행수입을 포함한 수입차까지 합하면 대략 30여개가 넘는다. 차종으로는 약 500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해 출시하는 신차만 약 200여종. 새차가 계속 쏟아져나오니 얼굴 익히는 일도 쉬운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차는 뉴스나 인터넷 글을 통해 접한다. 그런데 차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무엇인가 어색한 타이밍이 생긴다. 차명을 읽는 방법 때문이다.

국산차는 딱히 읽기 어려운(?) 차명은 없다. 워낙에 일상에서 많이 접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신차가 나오면 대대적인 광고를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나온 현대차의 EQ900은 공식적으로 ‘이큐 나인헌드레드’라고 발음한다. ‘이큐구백’이라고 읽는 경우도 많지만 정몽구 회장을 포함한 현대차 임직원들은 공식 석상에서 꼭 ‘이큐나인헌드레드’라고 부른다.

외국의 지명을 딴 차명은 오해를 불러오기 십상이다. 현대차의 SUV TUCSON은 미국의 지명이지만 읽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미국인들은 흔히 ‘턱슨’에 가까운 발음으로 읽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투싼’이라고 읽고 표기한다. 그나마 기아차의 MOHAVE는 발음도 정직한편. ‘모하비’라고 읽는다.

수입차는 좀 더 읽기 애매한 것들이 많다. 소위 있어보이려면 영어 혹은 독일어 그대로 읽어야할 것 같은데 실제 브랜드에서 발음하는 것과 현장에서 발음하는 것이 다른 경우도 많다.

BMW의 대표차종 5시리즈는 공식적으로는 ‘파이브시리즈’라고 발음한다. BMW코리아의 김효준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오시리즈’라고 말한다. 딜러나 소비자 대부분이 그렇다. 좀 더 세분화된 모델명인 520d 같은 경우는 ‘오이공디’라고 발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백이십디’라고 발음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같은 발음법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고 니 마루’라며 우리나라의 ‘오이공’과 같은 발음을 한다. 영어권에서도 ‘파이브헌드레드트웬티’라고 발음하는 경우는 드물다. ‘파이브투제로’같이 보다 간단하게 발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영어 ‘Z’를 ‘제트’라고 발음하기는 애매하다. BMW의 Z4를 ‘제트포’라고 읽는 것은 어색하다. 브랜드의 담당자들이나 딜러들 역시 ‘지포’로 읽는다. 고성능차 M4 역시 ‘엠포’라고 읽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읽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S500은 ‘에스오백’이라고 읽는다. E클래스 가운데 E220은 ‘이둘둘공’이라고 읽는 경우가 많다.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딱히 읽는 방법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관행적으로 발음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라며 “회사 내부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경우와 한국어로 말하는 경우 모델명의 발음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렉서스의 차는 한국말 발음과 비슷하다. 베스트셀러인 ES300h는 ‘이에스삼백에이취’라고 읽는다. 일본어로도 같은 방식으로 부른다. 토요타의 RAV4는 ‘알에이브이포’라고 읽기보다는 ‘라브포’라고 부른다.

수입차의 한 딜러는 “차명을 부르는 방식은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편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들도 쉽게 발음할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많이 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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