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니로, 딱 꼬집어 말 할 약점이 없다

  • 입력 2016.04.08 07:44
  • 수정 2016.04.08 10:0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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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하이브리드카의 역사는 2009년 현대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로 시작했다. 이후 기아차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나왔고 K5, K7 그리고 현대차 쏘나타와 그랜저로 영역을 넓혔다.

기아차 니로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함께 친환경 전용 모델로 개발됐다. 기존 모델을 베이스로 한 이전의 것과 다르게 디자인, 구동계까지 전혀 다르게 설계됐고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친환경 라인업을 구축해 나갈 모델이다.

니로는 제로에 가까운, 무결점을 지향하는 니어 제로(Near Zero)에서 차명을 가져왔다. 동급의 모델 수준에서 완벽함에 가까운 성능을 갖고 있다는 기아차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7일 시승한 니로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가솔린차 이상의 정숙한 승차감, SUV의 장점인 공간, 그리고 연료 효율성까지 약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고요하지만 민첩하게 달린다.

니로는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최고 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 GDI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최고 출력 43.5ps, 최대 토크 17.3kgf·m의 32kW급 모터 시스템이 동력을 지원한다.

시스템 최고 출력은 141ps, 최대 토크는 27.0kgf·m으로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으로 구동되는 동급의 소형 SUV 가운데 가장 강력한 동력성능을 갖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동력계는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과시한다.

모터의 구동력으로 고요하게 출발하지만 가솔린 엔진의 힘이 보태지면 경쾌한 가속 능력을 보여준다.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박진감 있게 달려준다. 조금 과장되게 얘기하면 힘있게 가속할 때 상체가 뒤로 젖혀진다. 이전의 하이브리드카와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끈질기게 이어지는 모터의 개입이다.

 

시속 50km 이상의 속도에 도달하면 맥없이 밀어냈던 전기모드 주행이 탄력을 받아 관성 주행을 하는 구간은 100km/h 이상에서도 이어진다. 약 60km의 시승코스를 달리고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경제 운전 정보창에 나타난 ‘나의 운전 모드’에 보통운전과 비경제 운전이 각각 44%, 26%에 달했다.

일상적인 것보다 험하게 니로를 몰아 붙였어도 공인 수치를 웃도는 18.2km/리터의 연비를 기록했다. 서울을 빠져 나가며 달린 코스에서는 27km/리터를 기록했고 30km/리터를 넘긴 운전자도 여럿 나왔다. 비결은 배터리의 효율성이 좋고 이를 통한 모터의 개입이 활발하게 이뤄진 덕분이다.

이날 시승한 니로는 1465kg의 공차 중량과 18인치 타이어를 장착, 복합연비 17.1km/리터의 제원을 갖고 있다. 과도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니로는 누가 몰아도 공인연비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속이 빠르고 응답이 정확한 6단 DCT의 직결감도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차체의 움직임도 안정감이 있다. 고속도로 진입, 진출로의 선회로를 빠르게 공략해도 조향이 쉽고 빈틈없이 차선을 유지한다. 가벼운 정도는 있지만 좌우 밸런스가 과격한 선회에도 거스릴 정도의 차체 롤링은 발생하지 않는다.

기아차는 니로의 하체를 견고하게 다져 놓기 위해 초고장력 강판을 53%나 적용하고 차체 부위별 결합을 단단하게 해 주는 핫 스탬핑 등을 아낌없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도 차체 놀림을 유연하게 해준다.

 

뛰어난 공간과 꼼꼼한 마무리

스포티지와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니로는 공력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품고 있다. 전면 범퍼 좌우의 휠 에어커튼, 하단 그릴 내부의 액티브 에어플랩으로 공기 흐름과 유입을 제어하도록 했고 루프라인도 공력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놨다.

실내는 공간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전장 4355mm, 전폭 1805mm, 전고 1545mm의 외관 사이즈는 물론 축거 2700mm의 제원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동급 최대의 공간을 확보했다.

앞줄 어깨 공간, 뒷줄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이 충분하고 기본 427ℓ의 트렁크 용량은 뒷줄 시트를 젖혀 최대 1425ℓ까지 늘릴 수 있다. 니로보다 전장이 긴 쌍용차 티볼리 에어의 최대 적재용량 1440ℓ보다 미세한 우세다.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시승차인 노블레스의 라이트 그레이 투톤 내장 컬러, 블루로 포인트를 준 에어벤트와 시트의 스티치, 화이트를 주력으로 한 클러스터가 어우러진 인테리어는 보기도 좋고 마감도 꼼꼼했다.

니로는 블랙 원톤과 라이트 그레이 투톤 두 가지 컬러 패키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놨다. 단조로운 블랙 원톤 보다는 라이트 그레이 투톤이 더 상쾌해 보인다.

운전대의 촉감과 그립감도 보통 이상이고 시프트 레버도 고급스럽다. 사양도 과분하다. 크렐 사운드 시스템에 휴대전화 무선충전 시스템, 뒷좌석 열선 시트와 220V 인버터 등 편의사양이 제공된다. 이런 사양의 편의성을 누리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버튼 시동 스마트키는 29만 원, 내비게이션은 74만 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후측방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세이프티 패키지는 196만 원이다. 최고급 트림인 노블레스도 버튼 시동 스마트키를 뺀 나머지 사양들이 선택 품목으로 운영된다.

 

<총평> 니로에 시승차와 같이 모든 선택 품목을 적용하면 기본 차량 가격 2655만 원(세제 혜택 후)에 470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기아차가 경쟁 모델로 자주 거론하는 쌍용차 티볼리보다 낮은 가격으로 니로를 사려면 가장 낮은 트림인 2235만 원의 럭셔리를 선택해야 한다. 티볼리의 최고급형 모델인 LX는 2273만 원이다.

가격과 무관하게 니로는 잠재력이 커 보인다. 시승하면서 함께 탄 운전자와 약점을 찾으려고 신경을 썼지만 “이 급에서 이만한 차는 없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시장 반응도 마찬가지다. 니로는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된 사전 예약으로 벌써 2500대나 되는 실적을 거뒀다. 계보가 같은 현대차 아이오닉보다 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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