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신형 프리우스의 ‘황당한 연비’

  • 입력 2016.03.31 08:3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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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신형 프리우스가 최근 80여 명이 참가한 기자 시승회에서 평균 연비 32.32km/ℓ를 기록했다. 늘 정체로 몸살을 앓는 서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오가며 기록한 연비다. 한국토요타는 저속 주행으로 수치를 높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려고 편도 50km의 거리를 80분 안에 주행을 마쳐야 연비를 인정하는 제한 시간 룰을 적용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제한 시간을 넘긴 차도 있었지만, 상위권 연비를 기록한 차 대부분은 평균 주행 시간보다 먼저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느림보 운전으로 실제 주행하고 거리가 먼 연비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 기자 시승회 최고 연비는 45.45km/ℓ나 됐다. 연비 하나로 보면 현존하는 어떤 차와 견줘봐도 무적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10ℓ도 안되는 연료로 달렸고 요즘 유가로 계산하면 약 1만 3000원이면 됐을 정도로 황당한 연비를 기록한 셈이다. 40km/ℓ대의 연비를 기록한 기자는 15명. 30km/l대 중반이 가장 많았고 대부분은 프리우스의 도심 인증 연비 22.6km/ℓ를 가뿐하게 넘겼다. 이 황당한 연비가 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0.24 Cd, 세계 최고 수준 공기저항계수

차체 디자인이 자동차 연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완성차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공을 들이고 아웃 사이드 미러는 물론 타이어 흙받기 하나까지 신경을 써가며 차체 전반에 공기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세심한 팁들을 적용하는 이유다.
4세대 신형 프리우스는 토요타가 야심 차게 개발한 새로운 플랫폼 TNGA가 처음 적용됐다.

이를 통해 루프탑의 피크를 170mm 이상 전방에 배치해 최적화된 에어로 포름을 실현했다. 또 공력 성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실제 주행 상태를 재현한 풍동 실험을 통해 1mm 단위로 보디 형상을 세밀하게 조정,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 계수(0.24 Cd)를 달성했다.

 

여기에 프런트 마스크의 공력 저항을 낮추기 위해 돌출부를 최대한 억제했다. 또 측면 캐릭터 라인을 공기가 유연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해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고 동시에 달리는 맛도 살려냈다.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저 중심 패키지도 연비와 주행성능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엔진을 낮게 배치하고 차량 중심고를 내려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 한편, 차체 흔들림을 최소화해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공기저항계수를 10% 낮추면 연비는 2%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량화와 고효율로 달성한 세계 최고 연비

신형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기본 구조부터 다시 검토했다. 신형 프리우스가 트랜스 액슬과 모터, PCU 등 주요 구성품의 열 손실을 최소화시켜 각 시스템이 최대치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통해 신형 프리우스는 연비 성능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엔진 열효율 40%를 달성했다. 일반적인 차량 엔진의 열 효율은 25% 수준이고 이는 디젤 엔진보다도 높은 수치다. 연료를 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높으면 연료 사용량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엔진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토요타는 신형 프리우스의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흡배기계나 피스톤을 새로 설계해 연소율과 노크성을 개선하고 2개의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히트 매니지먼트에 많은 공을 들였다. 또한, 하이브리드 변속 기구인 트랜스 액슬에 복축 구조를 채용하면서 전체 길이를 47mm 줄였고 평행 축 기어식 모터도 크기를 줄여 20%에 달하는 기계 손실 저감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장비인 모터의 소형화, 새로운 PCU, 파워 반도체 소자 냉각 구조와 고전압계 배선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 이전보다 33% 이상 작게 만들었다. 보조배터리가 엔진룸에 탑재된 것도 관련 부품들의 소형화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이며 경량화, 차체 무게 중심을 최적화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엔진이 멈추고 전기로 달릴 수 있는 속도를 기존 70km/ℓ에서 110km/ℓ로 높여 고속 주행에서도 배터리의 잔량이 충분하면 전기모드로 달릴 수 있도록 한 것도 실 주행의 연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신형 프리우스는 먼저 출시된 일본에서 일반 구매자들이 평균 30km/ℓ대의 높은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연비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가장 기분이 좋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의 가속과 주행, 완벽한 승차감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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