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NX300h, 1175km를 달렸다

  • 입력 2016.01.18 07:46
  • 수정 2016.01.18 08:5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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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NX300h를 몰고, 6일간(1월 12일~1월 17일) 1175km를 달렸다. 서울 도심, 수원과 인천, 충남 태안과 전남 담양을 오가며 달렸다. 시승 기간 날씨가 혹독했다. 올겨울 가장 낮은 기온이 이어졌고 어느 날, 태안 한서대학교 항공교육원에서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되돌아오는 길은 갑작스럽게 내린 눈 때문에 5시간 넘게 운전을 했다. 이미지들이 깨끗하지 못한 이유다.

또 다른 날, 수원에서 인천으로 가는 50km 남짓한 구간은 영동고속도로와 경인로의 극심한 정체로 2시간 넘게 소요됐다. 주말, 전남 담양으로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시작으로 가는 길 내내 곳곳에서 정체가 발생했고 6시간 남짓을 달려 겨우 도착했다. 6일 동안 NX300h가 달린 거리는 1175km, 주행 시간은 22시간을 넘겼다. 이렇게 달린 이유는 NX300h의 일상적인 연비와 성능 등을 알아보고 싶어서다.

 

1175km 달린 연비 14.2km/ℓ

NX300h는 2.5ℓ 휘발유 엔진에 전기모터가 결합된 동력으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카다. 엔진에서 152마력(5700rpm), 전륜과 후륜에 장착된 2개의 모터에서 각각 143마력, 68마력의 출력을 낸다. 시스템 총 출력은 199마력, 동급의 휘발유 세단보다 동력성능이 뛰어나다. 험악한 날씨가 이어져 연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NX300h의 최종 연비 14.2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12.6km/ℓ(복합)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때면 꼭 나오는 얘기가 있다. 거북이 운전을 했다거나 저속 주행으로 다른 차량에 민폐를 줬다거나 하는 얘기다. 그러나 NX300h의 평균 속도는 47km/h를 기록했다. 충남 태안에서 서울로 되돌아올 때 5시간이 걸렸고 수원에서 인천까지 50km의 거리를 2시간 넘게 달렸고 전남 담양까지 가는 데 6시간이 걸린 것을 빼면 나머지는 허용된 범위 안에서 최고 속도를 내며 달렸다.

 

대부분은 에코모드로 달렸지만 14.2km/ℓ의 연비는 큰 의미가 있다. NX300h는 동급의 세단보다 무거운 중량에 풀 타임 사륜구동까지 탑재가 됐고 공력성능도 불리한 SUV 차종이다.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을 갖고도 동급 모델보다 좋은 연비를 냈다.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이다.

연료탱크 용량은 56ℓ다. 전남 담양 방면으로 길을 떠날 때 30ℓ를 보충했고 사용한 연료량으로 연료비를 계산하면 10만7295원이 들어간 셈이다(휘발유 ℓ당 1300원). 서울~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를 2.0ℓ 엔진을 탑재한 휘발유 중형 세단보다 낮은 비용으로 달린 셈이다.

 

눈길, NX300h는 강했다.

충남 태안에 있는 한서대학교 항공교육원에서 있었던 행사를 마치고 인근 식당으로 방향을 잡고 이동을 하는 순간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밧개 해변으로 가는 해안관광로는 순식간에 눈이 쌓이기 시작했고 작은 고갯길마다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급기야 경사가 심한 고갯길 앞에 차들이 멈춰 섰다.

반대편 차선의 상황도 마찬가지, 용기를 내 멈춰 서있는 차들을 앞질러 나갔다. 옴싹달싹 하지 못하는 차량 운전자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가볍게 언덕길을 타고 올랐고 내리막길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달렸다. 이곳에서 서울로 되돌아오는 길도 내린 눈이 곳곳에 빙판을 만들어 놨지만 NX300h는 믿음직스럽게 달려줬다.

 

NX300h의 풀 타임 사륜구동(AWD)이 위력을 발휘한 순간들이다. 비포장도로에 가볍게 쌓여있는 눈 정도는 무시하고 속도를 내도 됐다. 노면의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내며 구동력을 4개의 휠에 효과적으로 배분해 차체 자세가 무너지는 일이 없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전)와 솔리드 디스크 브레이크(후)로 정확하게 반응하는 제동력도 만족스러워 악천후와 험로에서 왜 사륜구동이 필요한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여유 있는 공간, 실용적 인테리어

NX300h의 겉모습은 다른 렉서스 라인업과 달리 복잡하다. 날카롭고 분명한 선과 단면들, 과장되게 부풀려진 숄더라인, 입체적이고 공격적인 램프류, 벨트라인 위쪽 그린하우스를 최소화해 놓은 것 등이 차분하고 간결한 RX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센터페시아의 배열은 급격하고 굵은 메탈 소재의 베젤로 돋보이게 했고 대시보드는 패널들을 겹쳐놓은 것처럼 마무리해 단순해 보이지가 않는다.

이 때문에 NX300h의 내·외관에 분명한 호불호가 있다. 간결한 구성을 선호한다면 NX300h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이와 다르게 센터페시아는 잘 정돈돼 있고 움직이며 조작을 하기도 편리하다. 상단부의 버튼류는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한 동작을 요구하고 오디오 버튼류는 암레스트와 수평으로 배치돼 큰 동작 없이 조작을 할 수 있게 했다. 콘솔에 있는 터치패드도 익숙해지면 화면을 터치하는 것보다 쉬워진다. 반응도 빠르고 직관적이다.

 

기어노브 주변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홈 버튼과 내비게이션, 운전모드(에코, 노멀, 스포츠), 전기모드, 그리고 대형 수납공간과 그 안에 휴대전화 무선충전기가 자리를 잡았다. 공간 활용성도 양호하다. 운전석이나 트렁크를 열고 버튼 하나로 2열 폴딩이 쉽게 이뤄지고 2열은 등받이의 각도까지 조절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75ℓ, 2열을 젖히면 1520ℓ까지 확보된다.

[총평]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연비의 경제성과 휘발유차의 정숙함이다. NX300h는 여기에 SUV의 활용성까지 갖고 있다. 최악의 시승 여건에서 연비가 14.2km/ㅣ를 기록했지만, 공을 들여 경제 운전을 하면 더 좋은 수준도 기대할 수 있다.

무단변속기,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그리고 미쉐린 18인치 타이어가 선사하는 승차감도 높은 수준을 선사한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제법 박진감 있는 운동능력을 보여 주기도 한다. 렉서스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패들 시프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장비가 없는 것은 아쉽다. 가격은 수프림 5550만원, 익스큐티브 62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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